독일버스
그냥 한국에서만 살고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한 번이라도 독일이나 벨기에, 혹 룩셈부르크나 스위스 같은 나라를 방문해본 사람은 그곳의 버스를 보고 조금은 부러워했을 것 같다. 버스가 워낙 좋아서기도 하겠고 기사분이 운전을 아주 편안하게 해서이다.
그들 버스에 비하면 한국 버스는 아직도 빈 깡통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많은 버스 기사들이 불친절하며 운전은 또 얼마나 난폭하게 하는지 말이다.
나는 이들 나라 말고도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의 여러 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해 보았는데 차체도 좋고 기사의 운전하는 자세도 대단히 신사적이다. 오늘도 우리 세 가족이 버스를 탔는데 모두 좌석에 앉을 때까지 버스는 움직이지 않고 기다려주었고 우리가 자리를 찾아 앉으니 묵직하고 강한 엔진음을 내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이 아주 많이 잘 살게는 되었지만, 사회의 기반시설이나 교통상황은, 또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은 아직 멀었다 싶다. 한국의 버스는 차의 성능도 많이 떨어지고 모양도 세련되지 못하고 운전기사들까지도 거칠고 불친절한 것은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버스값이 여기에 비해 값싼지도 모르겠지만.
프라이부르크만 해도 버스를 타면 한국과 달리 구역에 따라 다른데 한국처럼 시내 안에서의 기본 편도요금이 2.7유로(약 4,000원)이다. 차도 좋고 기사도 친절해서 요금이 비싼 것이 아니라 이곳의 물가가 그렇게 비싼 것이다.
여긴 걸음이 불편한 노인이 버스에 오르려고 하면 기사가 버스를 멈추고 내려서 부축하여 좌석에 편히 앉도록 친절하게 도와주는데 한국에서는 여럿 못된 기사들이 성가신 듯 한마디를 못되게 내어 뱉는다.
‘늙었으면 집에 들어앉아 있지 왜 돌아다니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