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퇴근하시는 총장님
프라이부르크 음대 총장님께선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십니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지만 대단히 활달하고 씩씩한 분입니다.
노엘이가 음대 전체에서 가장 어리고 또 한국에서(독일인들도 한국을 아주 좋아합니다) 왔기에 많이 사랑해 주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하고도 짧은 기간이지만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저께는 노엘이가 로비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노엘이를 지도하시는 피아노과 시쉬카 Christoph Sischka 교수님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데 총장님보다 더 잘 달리십니다.
시쉬카 교수님은 부총장이시고 영재학교 교장이시기도 합니다.
저희가 나가는 한인교회의 목사님께서는 프랑스에 사시면서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프라이부르크로 오시는데 독일 교수님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십니다. 프랑스의 대학 총장들은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대단히 위엄과 격식을 차리기를 좋아하는데 독일이 확실히 검소하고 실용적이라고 부러워합니다.
오늘도 노엘이가 늦게까지 교수님으로부터 레슨도 두어 시간 받고 또 개인 연습도 두 시간 하느라 늦은 저녁 시간이 되었는데 퇴근하시는 총장님께서 자전거에 오르시면서 우릴 보고 손을 흔드시고는 학교 잔디밭 너머의 어둠 속으로 달려가십니다.
총장님 정도이시면 근사한 벤츠 한 대를 몰고 다니실 법한데 이곳은 모두 자전거를 타거나 아니면 트램(전차)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시네요.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싶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