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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언론과 불공정했던 헌재
자유일보
홍승기
탄핵국면에서 몇몇 레거시 언론의 행태는 허망했다.
1월 5일자 중앙일보 사설은 ‘경호처는 대통령의 사병이 아니다 …영장 방해 멈춰야’를 제목으로 달았다. 중앙일보가 무법천지를 연출 중인 ‘공수처’의 기관지를 자처하는 격이었다. 칼럼에서도 기사에서도 이런 행태가 반복되었다.
그나마 ‘허영의 이슈진단’으로 약간 체면치레를 했다. 허영 교수는 "세계 헌정사를 살펴보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대통령의 과잉 긴급권 행사에 대해 아직 내란죄로 처벌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12월 13일자).
70년대 동아일보 광고 해약 사태는 짙은 향수였다. 대학생 형들이 조각광고를 내겠다고 부산하게 전화를 돌리던 모습이 선하다. 서운하지만 그 향수를 접은 지는 제법 오래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2월 19일자 동아일보 지면에서 ‘송평인 칼럼’과 사설의 논조는 서로 치받는다. 송평인 기자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다. 수사기관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자체에 반하는 것으로 위법이다"고 했다.
사설은 달랐다. "수사기관의 조서를 탄핵심판의 증거로 인정하겠다는 것은 헌재가 평의를 거쳐 이미 지난달에 결정한 사안이다. 윤 대통령 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헌재는 ‘과거 사례’와 ‘법리’를 들어가며 별도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 ‘헌재의 공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탄핵 사건에서 터무니없이 불공정했다. 도대체 탄핵 사유가 보이지 않는데도 ‘헌법수호 의지’에 빙자하여 대통령을 파면했다. 운동가들은 ‘박정희 딸이라 보냈다’고 수군댔다.
박근혜 탄핵 사건을 언론에 브리핑하던 헌법재판소 배보윤 공보관은 탄핵 인용 직후 헌법재판소를 떠났다. 대통령 탄핵 절차가 너무나도 졸속으로 진행되어 견디기가 힘들었고, 헌법재판관을 퇴임한 선배 법조인께 의견을 여쭙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헌법재판소에서만 20여 년 근무한 법조인의 처신이 그랬다.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지켜보자니 동아일보 사설이 지적하는 ’공정성’의 실체가 궁금하다. 헌법재판관들의 ‘평의’와 그들이 말하는 ‘법리’가 과연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박근혜 사건의 오류를 ‘과거 사례’로 재차 정당화하고자 하는 태도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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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기 변호사·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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