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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발달장애(자폐) 정보나눔터 원문보기 글쓴이: 이경아
목 차
I. 들어가는 말 II. 자폐 범주성 장애의 이해 1. 자폐 범주성 장애의 정의 2. 자폐 범주성 장애의 원인 3.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발달 특성 1) 인지적 특성 2) 사회-정서적 특성 3) 의사소통 특성 4) 행동 특성 III.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양육 1. 교육의 기본적인 원칙 2. 다양한 교육 방법의 선택 IV. 맺음말: 부모의 역할 |
I. 들어가는 말
자폐(autism)는 1943년 Kanner에 의하여 처음으로 소개된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연구되어 온 장애 영역이다. 장애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적인 영역에서도 여러 가지 이론을 거쳐 왔으며, 자폐 장애를 지닌 아동을 교육하기 위한 접근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면서 그 이론적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에 이루어진 특수교육 관련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자폐성 장애’라는 용어로 독립된 장애 범주로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자폐가 정확하게 있다/없다로 양분되는 장애라기보다는 “자폐적 성향(autistic propensity)"의 연속선으로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자폐와 함께 나타나는 다양하고 폭넓은 증상들로 인하여 일반적인 결함과 자폐만의 독특한 결함을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폐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결함을 보이는 동시에 전형적인 신체적 성장과 발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이한 기술이나 지식 및 능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지적인 면에서도 정신지체를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자폐는 평균적이거나 평균을 능가하는 지적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에서부터 중도 정신지체나 구어의 완전한 결손과도 같은 심각한 장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의 능력을 보이곤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관련 특성을 지닌 아동들을 지칭하기 위하여 자폐 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ASD)라는 용어가 소개되었으며, 이 용어는 자폐의 범주에 해당되는 폭넓은 범위의 하위 유형들과 심각한 정도를 모두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폐는 자폐 범주성 장애라는 용어가 시사 하듯이 개인별로 매우 다양한 특성을 지닌 장애이기 때문에 장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다. 부모의 양육에 있어서도 장애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들을 도와주기 위하여 어떤 교육 방법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자녀의 특성에 맞는 교육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때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양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자폐 범주성 장애의 개념을 살펴보고,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을 위한 교육의 원칙과 방법들을 알아보고, 부모로서 양육의 역할을 감당할 때 중점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II. 자폐 범주성 장애의 이해
1. 자폐 범주성 장애의 정의
자폐 범주성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있어서의 일탈적인 발달을 보이면서 활동과 관심 영역이 제한된 특성을 보이며, 이러한 특성이 생후 3세 이전에 나타나는 장애다. 자폐의 정의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진단 기준은 정신장애 진단통계편람(DSM-IV-TR)에서 제시한 기준이다. 이 편람에 의하면 자폐는 전반적 발달 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PDD)라고 불리는 커다란 집단에 포함되는 다섯 가지 장애 유형의 하나다. 전반적 발달 장애는 매너리즘,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 비전형적이면서도 지체된 말과 언어의 발달 등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사회적 관계로 특징 지워지는 심각한 발달장애로 정의되며, 하위 유형으로는 자폐성 장애(autistic disorder),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 레트 장애(Rett's disorder), 소아기 붕괴성 장애(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 비전형성 전반적 발달장애(PDD-NOS)의 다섯 가지가 있다.
DSM-IV-TR에서 제시하는 진단 기준에 의하면, 자폐는 다음의 특성을 포함한다: (1)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적 결함, (2) 의사소통의 질적 결함, (3)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상동적 특성을 보이는 행동, 관심, 활동, (4)사회적 상호작용, 사회적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 상징놀이나 상상놀이 중 한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의 발달지체나 비정상적인 기능이 3세 이전에 나타남.
2. 자폐 범주성 장애의 원인
지금까지 자폐 범주성 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기울여져 왔으며 현재까지도 그러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그 정확한 원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여 자폐 범주성 장애가 어머니의 양육 태도와 같은 후천적인 심리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주장은 더 이상 수용되지 않고 있으며, 두뇌 기능의 생물학적 이상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주장이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자폐 범주성 장애의 원인으로 추측되는 단일 요인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그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지는 다양한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두뇌 발달, 유전적 요인, 임신 중의 특정 요소들과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들이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이러한 요인들의 대다수의 경우 원인 인자로서 분명하게 입증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뇌손상의 경우 뇌간이 손상되거나 전두엽의 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자폐 범주성 장애가 발생한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유전의 경우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증할 만한 자료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유전되는지에 대한 가설은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 출생 중 산소 결핍이나 임신 중 수면제 복용과 같은 임신 관련 요소들과 함께 선천성 풍진, 뇌염, 홍역 등의 바이러스 감염도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약체 X 증후군이나 결절성 경화증(tuberous sclerosis)과 같은 특정 의학적인 상태에 놓인 경우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상의 생물학적인 원인 외에도 환경오염, 소화기 기능 이상, 백신 접종 등의 다양한 요인들이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원인론의 경우 그 치료를 위한 잘못된 접근을 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MMR(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백신 접종이 자폐 범주성 장애의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장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입증되지 않은 주장은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의 예방 접종을 피하게 함으로써 아동이 특정 질병에 노출되게 하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3.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발달 특성
1) 인지적 특성
(1) 지적 능력 및 학업 성취
자폐 범주성 장애로 진단된 아동들 중에는 평균이나 그 이상의 지적 기능을 보이는 아동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약 70~80% 정도는 정신지체를 지닌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 중 정신지체를 함께 보이는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서 학업이나 일반적인 생활에 있어서 더 낮은 수행 수준을 보인다. 이것은 자폐 범주성 장애로 인하여 나타나는 언어 및 사회성 결함, 행동 조절의 어려움, 일과에 대한 집착 등의 특성에 정신지체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신지체를 함께 보이는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경우 그 성취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자폐 장애와 관련된 근본적인 결함이 다양한 수준의 지적 기능과 결합되어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의 학업 성취는 이들의 다양한 지적 수준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되며, 동시에 자폐 장애가 지니는 특정 문제들로 인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ing)에 있어서의 문제는 숙제를 조직적으로 수행하거나 숙제 및 시험을 제 시간에 완수하거나 정해진 시간을 배정해서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등의 학업성취와 관련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주의집중의 어려움, 충동성, 과잉행동, 상동행동, 감각과 관련된 비전형적인 반응(예: 특정 감각에 대한 집착이나 회피) 등의 특성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학업 성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주의집중이나 과제 수행을 위한 가기-조절 능력을 교수함으로써 이들의 학업성취를 증진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 고기능 자폐 및 아스퍼거 증후군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의 약 20% 정도는 평균 및 그 이상의 지적 기능을 보이는 고기능 자폐(high functioning autism: HFA)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일반학급에 통합되어 교육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은 이들이 지적 기능에 있어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폐로 인한 장애의 특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학업 성취에 있어서 평균 이상의 성적을 보이는 아동들도 학교라는 조직사회에 적응하고 사회적인 기대 수준에 맞는 행동을 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예: 정해진 시간에 숙제 제출하기, 친구들과 협동 과제 수행하기, 교실 간 이동하기, 잠재적 교육과정 이해하기 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학급에 통합된 고기능 자폐 아동들의 경우에는 학업 성취뿐만 아니라 사회적 및 환경적인 적응이나 교우 관계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적으로 우수하고 고도의 성취를 보이는 경우의 자폐 범주성 장애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최우수로 졸업하기도 하고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는 『어느 자폐인 이야기』(박경희 역, 1996)와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홍한별 역, 2005)의 저자인 템플 그랜딘은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니고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며 동물 심리학 영역의 전문가로 생활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까지는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 중에서도 정신지체와 다양한 행동문제를 보이는 아동에 대한 교육에 많은 관심이 기울여져 왔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경도 자폐성 장애 아동의 교육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들이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살아갈 수 잇는 능력을 증진시키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특히 고기능 자폐로도 많이 판별되어 온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들에 대한 많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성 장애와 함께 전반적 발달장애(PDD)의 한 하위영역으로 포함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아동은 평균에서 평균 이상의 지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이 지니는 인지적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은 기계적인 암기력이 우수한 경우가 많아 학업 성취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특정 관심 영역에 대한 집착이나 융통성 없는 사고 스타일, 문제 해결력이나 조직력에서의 어려움 등의 특성으로 인하여 심각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들 중에는 학습장애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적절한 지원이 주어지면 학교에서의 학업 성취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로 학업 성취 면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임으로써 대학 진학 및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3) 우수성 증후군
자폐 범주성 장애로 진단받은 아동들 중 약 10% 정도가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이나 기술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뛰어난 능력이나 기술은 “자폐적 우수성(autistic savant)" 또는 “우수성 증후군(savant syncrome)"으로 불리며, 음악, 미술, 수학, 암기력, 기계 조작 등의 특정 영역에서 평균 이상의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달력의 날짜와 요일을 계산하거나 역사의 특정 내용을 모두 암기하거나 복잡하고 어려운 연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등의 능력을 보일 수 있다. 우수성 증후군을 설명하기 위하여 중앙응집력(central coherence)의 결함이나 지각 기능 강화 등의 가설이 제시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타당한 이론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특정 영역에서의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아동들의 경우 이러한 능력이 자신의 전반적인 지적 능력이나 일반적인 기능과는 무관하게 나타나며, 기타 다른 영역에서는 매우 낮은 수행을 보이곤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이 보이는 특정 능력이나 기술은 일반적인 암기력을 기반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보처리과정에 있어서의 특이한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우수성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의 경우 이러한 우수성을 활용하여 좀더 기능적이고 유용한 기술들을 교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직접교수 및 집중적인 연습을 제공해야 한다.
2) 사회-정서적 특성
(1) 사회-정서적 결함의 전반적 특성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의 일탈적 결함은 자폐 범주성 장애의 핵심적인 결함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장애의 진단 기준상 다음과 같은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의 결함을 지닌다: (1) 비구어적 행동의 사용에 있어서의 손상; (2) 발달 수준에 적절한 또래 관계의 결여; (3) 즐거움, 관심, 또는 성취를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고 하지 않음; (4) 사회적 또는 정서적 상호성의 결여. 이와 같은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의 결함은 <표 1>에서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표 1> 자폐 범주성 장애의 사회적 결함 및 그에 따른 행동 특성
진단 기준상의 결함 |
구체적인 행동의 예 |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비구어적 행동의 사용에 있어서의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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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맞춤이나 응시행동에 있어서의 문제 • 대화 중 몸짓을 거의 사용하지 않음 • 얼굴 표정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이상하게 사용함 • 독특한(평범하지 않은) 억양이나 음성을 사용함 |
연령에 적절한 또래 관계 형성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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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없거나 매우 적음 • 자기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동들, 또는 가족 구성원들과만 관계를 형성함 • 특별한 관심을 근거로 관계를 형성함 • 집단 상황에서 상호작용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며, 게임의 협동적인 규칙을 지키기 어려워함 |
다른 사람들과 즐거움, 성취, 또는 관심을 나누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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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TV 프로그램, 장난감만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고 하지 않음 • 활동이나 관심이나 성취에 대한 다른 사람의 관심을 요구하지 않음 • 칭찬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반응하지 않음 |
사회적 또는 정서적 상호성의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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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에게 반응하지 않음(마치 청각장애인 것처럼 보임) •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음(다른 사람의 존재를 염두에 두지 않음) •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흥분할 때 관심을 보이지 않음(위로하지 않음) |
(2) 양육자 상호작용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사회-정서적 행동을 대표하는 가장 특징적인 행동 중의 하나는 양육자와 공동관심(joint attention)을 잘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은 양육자를 향한 애착 행동에 있어서 결함이나 일탈적 특성을 보임으로써 자신의 환경 내에서의 중요한 대상과 사회-정서적인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많은 아동들이 양육자와는 기대하는 만큼의 애착 관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특정 사물에 대해서는 이상한 집착 행동을 보이곤 한다. 그러나 최근에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에 의하면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도 어머니와 낯선 사람들을 구분하며 애착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애착 형성의 측면에서는 발달이 지체된 다른 아동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자폐아들이 어머니와의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애착행동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절인 면에 있어서 일반 아동들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와 분리되었다가 재결합할 때 나누기나 보여주기 등의 행동 빈도가 훨씬 낮으며, 상호적인 눈맞춤 행동의 비율도 낮고, 애착행동을 표현하는 긍정적인 감정을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에 대한 애착행동을 보인다고 말한다. 이것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이 비록 질적인 면에서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분명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 면담을 통해서 자폐를 진단할 때 애착관계의 형성 여부를 아는 것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부모들에게 아동의 애착행동을 설명하게 하고 애착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요소나 상황에 대한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어머니들은 다른 어머니들에 비해서 더 많은 일방적이고 직접적인 양육을 제공하며 아동의 장애로 인하여 양육에 대한 정신적인 부담을 더 많이 경험하곤 한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서 부모들은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정신적인 부담을 더 적게 느끼게 되며, 자녀의 사회적 결함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해행동이나 상동행동과 같은 위험하고 부적절한 행동들로 인해서 더 많은 정신적인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또래 상호작용
대부분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성장함에 따라서 성인과의 관계 형성 및 유지에 있어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향상을 보이곤 한다. 그러나 또래와의 관계는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되는데, 특히 만 5세가 지나면서 자폐 장애와 관련된 사회적 결함이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성인과는 다른 두드러진 결함을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성인들은 또래들에 비해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행동을 사회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더 많은 반응을 보이며, 또한 아동에게 사회적 행동을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역할하곤 한다.
둘째,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상호작용을 시작하고 반응함에 있어서 제한된 종류의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또래들의 행동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또래들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셋째, 성인과의 상호작용은 또래들과의 상호작용과는 달리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에게 여러 가지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넷째,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이 보이는 상상놀이의 결함은 또래와의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성인(부모나 교사)과의 집중적이고도 빈번한 접촉 기회와 경험 자체가 성인과의 관계를 또래와의 관계와 다르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4) 놀이 특성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은 또래와의 놀이 활동에 있어서 장애가 없는 아동과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들의 놀이 활동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린 시절 성인과 함께 하는 무릎놀이에도 잘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깍꿍놀이와 같은 게임에도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놀이 활동에서의 사회적인 참여가 부족하며, 사물을 반복적이고 상동적으로 조작하거나 비기능적으로 활용하곤 한다. 예를 들어, 장남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 때 자동차의 기능을 드러내는 놀이 행동을 보이기보다는 바퀴 등의 특정 부분에 집착하거나 자동차를 뒤집어 놓고 바퀴를 돌리는 등의 행동에 몰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아동들은 성장함에 따라 다른 아동과 함께 상징놀이나 사회적 놀이 활동에 참여하게 되는데,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자발적인 상징놀이 활동을 거의 보이지 않으며, 보이더라도 상당히 경직되고 상동행동적인 형태의 상징놀이를 보이곤 한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사회적 놀이에 있어서의 결함은 그 원인이 아직까지 규명되고 있지는 않지만, 놀이의 구성요소들을 직접 교수함으로써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의사소통 및 모방 기술을 증진시키기 위한 교수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놀이 행동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놀이-중심의 중재가 이들의 사회-의사소통 기술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교수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3) 의사소통 특성
(1) 말/언어 특성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언어 및 의사소통에 있어서의 문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말을 전혀 습득하지 못하는 아동들도 있으며, 말을 하는 아동들도 말의 출현 및 발달이 지체되곤 한다. 또한 말을 할 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출되는 반향어의 형태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을 할 줄 아는 자폐 아동의 약 80% 정도가 반향어(echolalia)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 중에는 반향어가 아닌 의미 있는 말을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기능적인 말의 사용 정도는 아동에 따라서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자발적인 말도 언어의 형태 면에서는 일탈적인 특성을 보인다. 특히 조음상의 실수를 빈번하게 보이고 알아들을 수 없거나 적절하지 않은 발성을 하기도 하며 말의 강세, 높낮이, 리듬 형태 등으로 구성된 운율학적인 면에서도 문제를 보인다. 언어의 운율학이란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언어적인 신호를 이해하도록 단서를 제공해주며, 동시에 상대방의 심리적인 상태나 기분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언어의 이와 같은 요소를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법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말의 사회적인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고 해석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결국,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이 언어의 운율학적 측면에 있어서 심각한 결함을 나타내는 것은 이들이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주요 장애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은 말의 사용에 있어서 다양한 정도의 지체와 일탈의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말/언어상의 문제는 단순한 말의 습득과 사용에 있어서의 장애가 아니라 말을 대체할 수 있는 비구어적 의사소통에서도 장애를 보임으로써 사회-인지적인 측면에서의 장애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장애 특성은 기타 말/언어장애와 자폐를 구분하는 주요 판별 요인으로 사용될 수 있다.
(2) 비구어 의사소통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비구어적 행동을 보이곤 하는데, 이때 얼굴 표정이나 비구어적 발성, 자세, 동작, 몸짓 등이 사용된다. 이와 같은 비구어적 행동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감정이입적인 반응을 도와주며, 실제로 정서나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비구어 의사소통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정서적 행동 특성 부분에서도 설명하였듯이,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은 눈 맞춤 행동에 있어서 질적 결함을 보이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효과적으로 얼굴 표정을 사용하지 못하고, 의미 있는 몸짓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양적, 질적으로 다를 뿐만 아니라, 특히 공동관심을 위한 가리키는 행동에 있어서 결정적인 결함을 보인다. 또한 이러한 특성들 외에도 상대방을 모방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모방 기술 자체도 많이 제한되어 있으며,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신체적으로 가까이 접촉하는 것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 기술의 발달에 영향을 받게 된다.
(3) 의사소통의 의도
자폐아동은 말/언어 및 비구어적 수단의 습득과 사용에 있어서 일반적인 지체뿐만 아니라 질적인 결함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의사소통상의 결함은 이와 같은 말/언어 및 비구어적 수단의 습득과 사용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 표현 및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었다는 사실에서 가장 큰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의사소통적 행동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이다. 왜냐하면 사람의 행동이 의사소통적인 행동으로 이해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히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과거에는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의사소통적인 시도가 단순히 결여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현재는 많은 연구들에 의해서 적절한 의사소통적 신호들을 특정 목적에 사용하는 능력에 있어서 결함을 보이는 것으로 설명된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자신의 언어 수준과는 상관없이 자발화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방법으로나마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지니고 있지만 그 의도를 사회적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데 문제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하고도 비전형적인 방법의 의사소통 수단(예: 자해행동, 공격행동, 반향어)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지니고 있으나 전통적인 방법의 의사소통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능력과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4) 행동 특성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형태의 제한된 행동을 보인다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이들은 제한된 범위의 관심 영역에 지나치게 강도 높은 독특한 관심을 보이며, 동일한 일과를 따르는 등의 동일성에 대한 비합리적인 집착을 보이고,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기능상의 습관을 보이며, 사물의 특정 부분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등의 행동 특성을 보인다(<표 2> 참조).
<표 2> 자폐 범주성 장애의 행동 특성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의 예
진단 기준상의 결함 |
구체적인 행동의 예 |
제한된 범위의 관심 영역에 지나치게 강도 높은 독특한 관심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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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주제에만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다른 주제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음 • 특정 주제나 활동을 종료하는데 어려움을 보임 • 다른 활동에 방해가 됨(예: 활동에 집착하느라 식사나 화장실 가는 일을 지체함) • 독특한 주제에 관심을 보임(예: 물뿌리개, 영화 등급, 우주 물리학, 라디오 방송에서 읽어주는 편지) • 특정 관심 영역에 대한 비상한 암기력 |
특정 비기능적인 일과나 의례적 행동에 융통성 없이 집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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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순서에 따라 특정 활동을 수행하기를 원함(예: 자동차에서 내려 문을 닫을 때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행동함) • 일과의 사소한 변경에 대하여 쉽게 흥분함(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다른 갈로 변경할 때) • 모든 변화에 대하여 사전 통보를 필요로 함 • 일과나 의례적인 행동이 지켜지지 않을 때 매유 불안해 함 |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성 습관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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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분했을 때 양 손을 펴서 흔듦 • 손가락을 눈앞에 대고 흔들거나 꿈틀거림 • 손의 자세가 특이하거나 기타 손의 움직임을 보임 • 장시간 빙빙 돌거나 몸을 앞뒤고 흔듦 • 발뒤꿈치를 들고 걷거나 뜀 |
사물의 특정 부분에 대하여 지속적인 집착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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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을 비기능적으로 사용함(예: 인형의 눈을 손가락으로 두들김, 장난감 자동차 문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함) • 사물의 감각적인 부분에 관심을 보임(예: 사물의 냄새를 맡거나 눈 가까이에서 봄) • 움직이는 사물을 좋아함(예: 선풍기, 흐르는 물, 돌아가는 바퀴) • 독특한 사물에 집착함(예: 오렌지 껍질, 줄) |
특정 사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관심의 영역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행동적인 특성은 특정 사물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게 함으로써 한 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매우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사물만을 가지고 놀이를 하게 만들곤 한다. 또한 환경의 변화(예: 학급의 실내 환경 변화)나 일과의 변경(예: 예고 없이 이루어지는 시간표 변경)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다. 이와 같은 동일성에 대하여 집착하는 특성은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나 전이(또는 이동)에 대한 극도의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특히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이 보이는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행동은 아무런 기능적인 목적이 없이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이러한 행동이 때로는 지루함이나 감정의 동요(예: 불안함)를 나타내기 위한 의사소통적인 시도의 목적을 지닐 수도 있으며, 자신의 의식 수준을 조절하기 위한 기능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동은 학습을 방해하거나 학교 및 지역사회에서의 통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은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행동 외에도 공격행동, 자해행동, 성질부리기(tantrum), 기물 파손 등의 문제행동을 보이곤 한다. 특히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자해행동이나 공격행동은 신속하고도 적절한 교수를 필요로 한다. 장애 아동이 보이는 문제행동의 약 75~80% 정도가 의사소통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문제행동이 지니는 의사소통적인 기능을 대신 해줄 수 있는 적절한 대체행동을 교수함으로써 이들의 문제행동에 접근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은 감각(또는 감각-지각)이나 운동기능에 있어서도 문제를 보이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보이기도 한다.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아동의 상당수가 감각 및 운동기능 장애를 보이며, 그 나타나는 시기, 증상, 형태는 다양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의 경우는 감각 자극에 대한 과잉반응을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과소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운동기능 장애의 경우 특이한 자세나 얼굴, 머리, 몸통, 팔다리 등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독특한 걸음걸이 등의 특성으로 나타난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역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행동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과 함께 기타 관련 행동 특성들(예: 낮은 좌절 인내력, 빈약한 집중력,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과도한 집착, 불안정한 감정)을 보이곤 하는데, 과잉행동은 학령기가 되어서 감소되기도 하지만 주의력 결핍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남아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III.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양육
1. 교육의 기본적인 원칙
1) 통합교육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은 사회성 및 의사소통에 있어서의 결함이라는 장애의 특성으로 인하여 통합교육을 통한 접근이 더욱 강조된다. 이것은 사회성이나 의사소통의 발달이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경험을 통하여 습득될 수 있으며, 습득된 특정 기술들도 또래와의 자연적인 상호작용 맥락에서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그 성과가 인정되고 있는 모델 프로그램들은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또래와의 통합 경험을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구성요소로 포함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통합교육의 형태로 이루어진 조기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서 초등학교 통합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입학 초기부터 통합교육을 제공하는 미국의 월덴유치원(Walden Preschool)의 경우 79%에 이르는 아동들이 졸업 후 초등학교 일반학급에 통합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것은 미국 전체 초등학교 일반학급에 통합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비율이 5%도 채 되지 않으며, 하루 일과의 20% 이상을 일반학급에서 보내는 아동도 약 20%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비교해볼 때 매우 고무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통합교육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시작하여 자연적인 상황에서의 사회성 및 의사소통 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게 함으로써 장애의 일탈적 발달 특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 사회성 발달 장애를 고려한 교육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연적인 교수 환경 내에서 교사나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발달과 학습을 성취하게 된다(예: 교사의 수업, 또래와의 놀이). 그러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의 일탈적인 결함을 보인다는 특성으로 인하여 이와 같은 자연적인 교수 환경만으로는 발달과 학습을 촉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단일 목표행동을 습득시키기 위한 행동주의적 접근은 한계가 있으며, 일탈적 발달 현상을 보이는 특성으로 인하여 단순한 발달주의적 접근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위해서는 분리된 개별 행동을 학습시키기보다는 장애의 주요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좀 더 폭넓은 행동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교수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인식에 따라 자연적인 환경에서의 전반적인 사회성 발달을 고려한 교수목표를 설정하여 자연적인 상황에서 구조화된 환경이나 성인의 관심, 프로그램 전반의 일관성 등의 행동주의 요소들을 결합시킨 종합적인 교수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1) 사회성 및 의사소통 중심의 교육과정
다른 장애와 마찬가지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교육에 있어서 가르쳐야 할 교육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교육은 장애의 주된 특성이 사회적 발달에 있어서의 일탈적인 결함에 따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거나 기능적인 상호관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기능적인 사회적 행동과 의사소통 기술의 학습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야 한다. 사회적 발달 촉진을 위한 교육과정은 사회성 및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모든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일탈적 발달 현상이 나타나는 사회성 및 사회적 관계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것 외에도 사회적 발달의 결함으로 인하여 사회성을 대체해서 나타나곤 하는 부적절한 행동, 또는 비전형적인 방법의 의사소통 행동 등을 위한 교육적 접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이른 자폐 범주성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사회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가활용 및 직업교육도 강조되어야 한다.
(2) 조기교육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교육에 있어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공통적으로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 5세 이전에 교육을 시작한 아동들에게서 나타난 뛰어난 교육적인 성과가 보고되었으며, 3세 이전에 교육이 제공되는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그 교육적 성과가 더 긍정적이었다. 또한 조기교육이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지적, 교육적, 사회적, 정서적 행동적인 면에서 확실하고도 지속적인 발달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3세 이전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교육시키기 위한 지원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 교육 체계 내에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조기 발견 및 적절한 교육 제공을 위한 지원의 틀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3) 통합교육
특수교육에 있어서 통합교육은 이미 그 당위성 주장의 단계를 지나서 방법론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시대적인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수교육 중에서도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교육에 있어서의 통합교육의 중요성은 자폐 장애가 근본적으로 사회성 발달 장애라는 사실을 통하여 더욱 강조되고 있다. 자폐의 주요 장애가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의 일탈적 발달 현상을 보이는 장애임을 인식한다면 전형적인 사회적 발달을 보이는 또래들과의 통합교육을 통하여 사회성 발달을 위한 자연스러운 환경과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4) 일반화를 강조한 교수방법
일반적으로 특정 기술이나 행동을 학습한 아동이 그 학습한 내용을 교수 이외의 상황에 일반화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지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효과적인 교수방법이라고 할지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수의 효과는 없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특히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은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의 일탈적 발달이라는 자폐 장애의 특성으로 인하여 일반화의 어려움을 보이며, 이로 인하여 기술 일반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교육의 주요 구성요소로 강조되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사회성 및 의사소통 기술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의 운영과 아동을 통합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교육이 그 내실적인 면에서의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도 일반화 중심의 교수방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3) 기능성 중심의 의사소통 교육
언어 및 의사소통 교육은 이 영역이 지니는 사회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특별히 기능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특히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의사소통장애가 사회-인지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장애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의사소통 교육은 특별히 기능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언어나 의사소통의 형태를 습득시키는 것보다는 습득한 기술을 자신의 환경에서 어떻게 기능적으로 사용하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유"라고 발음하게 하는 것보다는 우유가 마시고 싶을 때 우유를 가리키거나 “우유"라고 말하게 함으로써 우유를 마실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능성 중심의 언어 및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원칙들을 이해하고 적용해야 한다.
(1) 발달 수준 및 기능적인 기준을 근거로 한 교수목표
교사는 아동의 발달 수준과 기능적인 기준을 근거로 가르칠 목표행동을 선정해야 한다. 아동의 발달 수준을 근거로 한다는 것은 아동의 언어 및 의사소통 발달에 관한 현행 수준을 이해하고 적절한 교수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자연적인 상황에서의 기능성이 강조된 교수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에게 의사소통 기술을 교수함에 있어서 진보된 언어 형태(예: 어휘, 문법)를 강조하기보다는 모든 자연적인 상황에서의 언어 및 의사소통의 기능적인 사용을 강조해야 한다. 이들의 언어교육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우선순위는 아동에게 일련의 언어적 행동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이거나 비언어적인 수단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동에게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3) 상호적 의사소통의 촉진
의사소통 대상자와의 균형을 이룬 상호적인 의사소통을 촉진하기 위해서 자연적인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양방 간 상호작용적인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아동은 수동적인 대화자가 되거나 자신의 의도를 주장하기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예: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아동으로 하여금 언어나 의사소통 행위를 시작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수 영역의 하나이다.
(4) 의사소통의 주요 대상자 교육
교육의 주요 대상자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으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아동 주변의 주요 인물들이 촉진적인 상호작용 스타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대상자로 포함해야 한다. 의사소통이란 두 사람간의 협력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의사소통 촉진을 위한 교수목표는 두 사람 모두의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5) 행동지원 프로그램과의 병행
기능성 중심의 의사소통 교육을 위해서는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이 보이는 문제행동 지도를 위한 프로그램이 의사소통 프로그램과 전적으로 통합된 형태로 실시되어야 한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언어 및 의사소통 촉진을 위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언어 학습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에 있어서의 발전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 장소, 사건들에 접근하게 함으로써 아동 개인의 생활을 강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2. 다양한 교육방법의 선택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교육하는 많은 전문가와 부모들은 아동에게 적절하고 효율적인 교육방법을 선택하여 적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에게 적절하다고 주장되는 수없이 많은 중재와 치료의 방법들이 존재하며, 이들 중 많은 방법들은 과학적인 타당성이 입증되지 못하였거나 거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들이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중재와 치료의 방법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가장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와 전문가들이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고안된 중재나 치료의 과학적인 타당성을 인식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Autism Spectrum Disorder: Interventions and Treatments』(Simpson, 2005)라는 책이 출간되었으며, 한국어 번역판(이소현 역, 2005)도 출간되었다. 이 책은 부모와 전문가들이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것으로 진단된 아동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방법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집필되었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나 예외 없이 적용되는 효과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방법이 다른 방법들보다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며, 이러한 정보는 정확하고 간단한 형태로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모든 중재와 치료 방법들은 <표 3>에서와 같이 정리된다.
<표 3>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위한 다양한 중재와 치료들을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범주로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다: (1) 과학적 기반의 실제(scientifically based practices)는 임상적인 효율성과 지원이 확인된 방법들로 정의된다; (2) 성과가 기대되는 실제(promising practices)는 과학적 기반의 실제로 고려되기에는 추가적인 과학적 자료가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에 대한 효율성과 유용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되는 방법을 의미한다; (3) 지원 정보가 부족한 실제(practices with limited supporting information)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거나 아주 없는 중재 및 치료 방법들을 설명하는데 사용되었다. 이러한 방법들은 유용성이나 효율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방법들이지만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들에게 사용될 수는 있다. 그러므로 특정 중재나 치료가 지원 자료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해서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위한 증거 자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4) 권장되지 않는 실제(not recommended practices)는 효율성이 없고 해를 끼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는 중재나 치료의 방법들을 의미한다.
<표 3>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위한 다양한 중재와 치료 방법들
중재
평가 |
인간관계 중심의 중재 및 치료 |
기술-중심의 중재 및 치료 |
인지 중재 및 치료 |
생리학적/생물학적/신경학적 중재 및 치료 |
기타 중재, 치료 및 관련 인자 |
과학적 기반의 실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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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행동분석 applied behavior analysis (ABA) ․비연속 시도 교수 discrete trial teaching (DTT) ․중심축 반응 훈련 pivotal response training (PRT) |
․유아와 부모들을 위한 대안적 프로그램 Learning Experiences: An Alternative Program for Preschoolers and Parents (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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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기대되는 실제 |
․놀이-중심의 전략 play-oriented strate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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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공학 assistive technology ․보완대체 의사소통 augmentative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우발 교수 incidental teaching ․공동 행동 일과 joint action routines (JARs) ․그림 교환 의사소통 체계 picture exchange communication system (PECS) ․구조화된 교수 structured teaching (TEACCH) |
․인지 행동 교정 cognitive behavior modification ․인지 학습 전략 cognitive learning strategies ․사회적 의사결정 전략 social dicision-making strategies ․상황 이야기 social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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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 pharmacology ․감각통합 sensory integration (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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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정보가 부족한 실제 |
․온화한 교수 Gentle Teaching ․선택 방법 (선라이즈 프로그램) option method (Son-Rise Program) ․마루놀이 Floor Time ․애완동물 치료 Pet/Animal Therapy ․관계 개발 중재 Relationship Development Intervention (RDI) |
․단어 훈련 게임 Fast ForWord ․밴다이크 교육과정 van Dijk Appr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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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리기 Cartooning ․인지 스크립트 cognitive scripts ․파워 카드 power c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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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통합 훈련 (auditory integration training: AIT) ․비타민 치료 (megavitamin therapy) ․광과민성 증후군: 얼렌 렌즈 scotopic sensitivity syndrome(SSS): Irlen l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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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art therapy ․캔디다: 자폐와의 관련성 Candida: Autism Connection ․글루텐-카세인 저항 Gluten-Casein Intolerance ․수은: 백신 Mercury: Vaccination ․음악치료 Music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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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되지 않는 실제 |
․안아주기 Holding Therapy |
․촉진적 의사소통 Facilitated Communic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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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맺음말: 부모의 역할
자폐 범주성 장애는 최근에 들어서면서 그 출현률이 증가하고 있는 장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의 성격을 규명하고 적절한 교수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의 정확한 속성이나 그 원인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아직까지도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장애를 이해하고 자녀의 특성에 맞는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특수교육 지원 체계 자체가 지금까지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일 자체가 부모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가중되어 왔다.
그러나 자녀의 양육이란 그 일이 어렵다거나 지원 체계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현재 처해진 상황에서 자녀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고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지원을 제공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둔 부모의 역할로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 세 가지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부모들은 무엇보다 먼저 자폐 범주성 장애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다른 장애도 마찬가지이겠으나 특히 자폐성 장애는 그 특성이 독특하여 장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올바른 지원이 가능해진다.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은 많은 경우 정신지체를 함께 보이기도 하며, 지적 능력의 결함과 자폐 범주성 장애의 특성으로 인하여 학업 성취에서도 어려움을 보이곤 한다. 특히 사회성 및 의사소통 영역에서의 일탈적인 발달과 행동 문제들로 인하여 일반적인 사회에서의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보이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들이 일반 사회 및 교육 현장에서 잘 적응하고 교육적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진단하고 교육을 시작하되 사회성 및 의사소통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통합교육을 통하여 자연적인 학습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학습한 기술들을 일반화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양육을 위해서는 아동이 속한 환경 내의 모든 사람들, 다시 말해서 가족, 교사, 또래들을 포함하는 모든 사람들이 장애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적 접근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자폐 아동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부모들이 자녀의 장애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접근하게 될 때 그 자녀를 교육하는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하여 지원 체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자폐 범주성 장애 내에서도 장애의 정도나 특성이 다양하므로 부모들은 장애를 이해하는 것 외에도 자녀 개인의 특성이나 선호도 등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자폐 범주성 장애는 복합적인 생물학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행동적 증후군(behavioral syndrome)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아직까지 그 정확한 원인을 단정적으로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인에 따른 일관성 있는 치료적 접근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아동을 교육할 때에는 원인이나 장애명에 따른 치료적 접근보다는 개별 아동이 보이는 행동적 증후를 기초로 하는 다양한 교육적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접근 방법임을 인식해야 한다. 개별 자녀의 특성을 이해할 때에는 자폐라는 장애 특성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녀가 지니는 강점이나 성격 등을 함께 이해해 주어야 한다.
셋째,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행복한 삶, 즉 자녀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것은 자녀를 양육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녀가 장애를 가졌거나 가지지 않았거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간혹 부모들 중에는 자녀의 장애로 인하여 장애를 치료하거나 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일에 최우선적인 관심을 두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최우선적인 관심이 자녀들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그 자체가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자녀들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여기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마도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녀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행복하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