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30] 춘천시 교동 하늘천온누리약국2007년 11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인근에 문을 연 하늘천온누리약국.
이 약국은 대학병원 문전약국이지만, 하루 평균 병원에서 나오는 처방은 200건에 불과하다.
결국 문전약국을 탈피해 지역주민 친화적인 약국으로 변모를 꿈꿀 수 밖에 없었다.
안병현 약사는 개국 6년 동안 세 번에 걸친 리모델링을 시도했다.
현재 완성된 조제실, 복약지도 투약대, 오픈진열대는 모두 안 약사의 노력에 의해 점차적으로 완성됐다.
◆변화와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개국 이후 첫 번째 리모델링은 조제실 변경이었다.
조제실을 확장하고 각종 조제도구를 새롭게 갖추는게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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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진열대로 1~6번코너까지(사진 위쪽) 만들고 고객들 의자 사이로 스페이스 월을 이용해 셀프코너를 정비했다. |
가장 크게 리모델링이 이뤄진 것은 2011년도다.
신속 정확한 처방전 조제와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맞춤형 복약지도를 하는 한편, 다양한 IT시스템으로 특별한 약국 인식을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리모델링을 결심하게 된다.
안 약사는 "변화를 좋아한다"며 "크게 세 번에 걸쳐 리모델링을 했지만 가끔씩 디스플레이를 바꾼다거나 의자배치를 변경하면서 환자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2년전 실시한 리모델링에도 굉장한 자부심을 보였다. 다양한 IT기계를 도입한 부분이다.
처방전 스캐너, 시럽병 및 복약지도용 라벨프린터기, 본인부담금 확인 화면, 일대일 복약지도 모니터, 고객 대기순번 화면, 복약지도용 CCTV, POS 시스템, 스틱형 산제분할기가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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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이용해 약국내 PC를 조정할 수 있도록 IT시스템 개선도 신경쓴 부분이다. |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약국 밖에서도 약국 상태를 실시간 관리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약국 내 상황을 실시간 영상조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급박한 상황이나, 대기 고객이 밀리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 약사가 달려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약국 내 모든 PC와 원격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 원격 접속 뿐 아니라 실시간 약국 운영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약사는 환자와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적절한 투약과 복약지도 전문가로서 지식으로 무장해야 하지만, 경영 마인드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영 마인드 차원에서 IT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방전에 의존하는 약국이 아니지만 철저한 복약지도를 위해 인테리어도 신경썼다.
처방전 접수, 처방전 조제, 투약 및 복약지도 등 총 3파트로 분리해 처방전 입력부터 조제, 투약 및 복약지도까지 효율적인 약국운영이 가능하도록 동선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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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대기화면 안내 시스템과 투약분리대를 갖춰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
투약분리대는 춘천 지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안 약사는 "조제약 투약시 투약분리대를 설치해 환자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이 가능하게 됐다"며 "개인 투약대를 만들어 약사와 환자와의 친밀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건식·일반약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복약지도 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일반약 매출 증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오픈 진열대 형태로 약국을 리모델링 했다.
안 약사는 "특별한 약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의약외품과 건식 셀프코너를 만들어 조제환자의 구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월을 이용한 셀프코너 뿐 아니라 조제 대기 시간 도중 환자들이 직접 보고 사갈 수 있는 셀프진열대가 만들어 진 것이다.
각 제품에는 간단한 제품설명과 가격을 부착해 제품 선택과 구매에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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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이 직접 건강체크를 하고 나면 전문 영양사가 건강식품을 안내해주고 있다. |
이 약국의 특이한 점은 건식 전문 상담원이 배치된 점이다.
3년 전부터 일 하고 있는 전문 상담원은 영양학을 전공한 영양사 출신이다.
약국 내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홈쇼핑이나 백화점으로 빠져나가는 건식을 약국에서 취급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비타민하우스, 온누리체인, 국내 외 제약사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구비한 약국은 항상 환자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 약사는 "영양사이기 때문에 환자 니즈를 잘 파악할 수 있다"며 "영양적인 측면에서 상담을 하고 필요한 제품을 권해주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영양사를 고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약사가 건식을 다루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약사가 모든 상담을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양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근무약사가 많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 영양사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양사는 일반약을 판매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식, 의약외품 판매만 주력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약국으로안 약사는 철저한 복약지도, 리모델링 뿐 아니라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약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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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골환자를 위해서 투약특이사항을 체크하거나 장거리 및 여성 환자를 위해 투약 봉지를 준비해두고 있는 모습이다. |
하늘천온누리약국은 먼거리 환자나 여성을 배려해 약을 담아갈 수 있는 종이가방을 준비하고, 용법이 인쇄된 라벨용지를 제공하고 있다.
또 커다란 비닐 지퍼 봉지에 용법별로 약을 담거나, 환자 본인이 언제 약을 타야하는지 순서를 알 수 있도록 고객대기화면을 설치한 점이 그가 꼽은 환자를 위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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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현 약사 |
그는 "약국을 운영하려면 세 가지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환자를 위한 서비스 마인드, 최신 약물을 공부하거나 복약순응도를 올릴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해야 하는 약사로서의 전문가 마인드, 마지막으로 경영마인드"를 꼽았다.
안 약사는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약국을 변화시키기 보다 중장기적으로 시스템을 바꾸는게 목표"라며 "주변 친구들은 왜 약국에 투자를 하느냐고 하지만, 중장기적 목표가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하늘천온누리약국의 미래는 춘천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특화된 건강상담을 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진행중인 세이프약국과 다른 개념으로 화장품, 금연, 알콜 등 상담을 통해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안 약사는 "약국 안에서 자체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몽골,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춘천 지역에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위한 건강 상담서비스도 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