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들어 도심으로도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멀리 보이는 남한산성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학선 선생님!
출근길!
출동~~~
집을 나서며~
강릉 속초 등지에서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한 며칠이라도
새하얀 눈 속에 둘러싸여 보았으면 하는
이 편리한 생각, 이라니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렸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 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 김남조 '성냥' 전문
권태와 생활을 지나며 잃어버린 모든 꿈은 애석하다.
이제 다시 어찌해야 하는가란 질문조차 잊는 건 우리가 흔히 겪는 평범한 부조리다.
성냥갑 같은 한계 안에 자기를 가둔 우리에게 시인은
몸 사루고(사르고) 싶던 날들의 기억을 일깨운다.
덜 탄 성냥개비 같은 우리 머리의 정수리를 가만히 쓰다듬는 시다.
긴 세월 극복해야 했던 건 세상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른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2024년 2월 19일 월요일 매일경제, 오피니언 <시가 있는 월요일>
요즘 들어 자주
떠올려지는 구절 두 가지가 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과
“인생은 단 한 사람을 위해서도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데”라는
정호승 시인의 책에 있는 글이다.
왠지,
우리에게는 다독임과 인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제주의 노란 봄이 이미 물결을 이루었고
통도사 자장매도 만개하여 불자들보다 더 많은 카메라 셔터가
기품을 담아내고 있다는 소식이었는데
많은 눈이 쌓이다 보니
잠시, 잊었었다
꽃샘추위가 더 있을까 모르겠지만
정월 대보름 달빛에 눈이 녹고
언 땅도 경칩으로 풀어져
우리의 마음으로도
진달래 꽃물 같은 애틋함이 번져
확 – 봄이 피어 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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