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얼굴을 잊지않으려고.

[이음전]

외갓집 행사에서 온가족이 찍은 1971년도의 사진이다.엄마 얼굴이 점점 희미해져서 외삼촌께서 보내 온 사진의 엄마만 확대했다.더러는 웃는 표정으로,잔치에 들뜬 모습인데 30대의 엄마는 입을 다물고 사진에서도 새침하다.

유독 총명했지만 남의 실수를 용납못하고 본인도 바른 길만 가려한 융통성없던 엄마.

어린 내가 한 번씩 응석을 부리고 기대려해도 여간해서 엄마는 곁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나

타고난 엄마의 성정인걸.

가시 덤불 속 같았던 그 때의 집안 정황들이 엄마를 웃지못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차갑던 엄마로만 기억하기 싫어서 마음 안에 들앉은 따스한 추억

몇 가지를 이따금씩 나는 꺼내 쥐고 만지작거린다.

큰 딸인 나를 욕심껏 높은 학교에 보내지 못한 후회와 회한으로 한동안 우울하게 사셨다는 사실.

동짓달에 결혼하는 딸이 양장 치마를 입으면 추울것을 염려해서 하나뿐인

엄마의 털실 티셔츠를 과감하게 풀어서 그 실로 치마 길이에 맞추어서 밤을 새워

내복으로 짰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