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완도대교)를 사이에 두고 모교 건너편에서 주유소와 쉼터기사식당을 운영하는 차중재,김혜정 부부는 삼남매를 키우는 학부모가 되었지만 78년에는 갓 중학교에 입학한 꼬마들이었다.
처녀 총각 선생님들끼리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동창생끼리 결혼하게 되었다.
김혜정씨는 1학년 3반 담임이셨던 김양무 선생님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78년에 문익환목사님의 시집 <꿈을 비는 마음>이 출판되었고 1학년 3반 교실뒤에도 예쁘게 쓰여져 걸리게 되었다.
시인의 상상력은 꿈이라는 국가보안법의 불가침지대에서 서울역에 가 평양에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는 파격으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꿈이 현실로 나타났으니 격세지감이라 할까...
도덕선생님께서 문익환 목사님의 통일시들을 들려주던 교실 앞 복도엔 지금 윤동주의 시들이 걸려있다.
민족을 위해 살았던 동창생들의 우정 때문일까...
김혜정씨는 늘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조선간호대학에 입학해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89년엔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이철규열사 사인진상규명투쟁땐 삭발까지 했고 평양축전참가투쟁을 하며 그 유명한 한양대 환상의 진입작전까지 갔으니 원조 청년 김양무라고 부를만한 선생님의 수제자라 하겠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