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깊어 열꽃으로 피는가
횟집서 바라보는 풍경에 황홀경
아산만 해안도로 드라이브 인기
채석강 벼랑에 물드는 노을 장관
홍옥처럼
붉은 햇덩이가 바다속으로 잠기는 장엄한 광경을 감상하며 일년의 아쉬움을 달래 보자. 지지난해 이맘때 새로 개통된 서해안고속도로 주변의 일몰 명소를 소개한다. 그리고
지난해 개통된 경부고속도로 안성에서 서해고속도로 서평택간 고속도로는 내륙과 바다의 거리를 훨씬 단축시켜놓았다
서해 푸른 파도를 한쪽 옆구리에 끼고 훔쳐보는 겨울바다는 그리움이다.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갈매기의 애잔한 울음소리, 쉬지 않고 들락거리며 널따란 개펄과 백사장을 애무하는 파도의 푸른 손길, 인적 드문 해변에 찍혀 있는 발자국의 행렬…. 그리고 햇살 비낀 살갗이 매끄러워 관능미마저 느껴지는 갯바닥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빈 배들은 진한 그리움을 가득 싣고 있다.
■일정짜기=서해에 낙조 명소는 많지만, 2박 3일 일정일 경우 일몰을 두 번밖에 볼
수 없으므로 꼭 가보고 싶은 장소와 온천·별미 등의 테마를 잘 곁들여 계획을 짜는
게 좋다. 낙조의 운치를 즐기며 일박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닷길로 들어가는 제부도, 솔향과 파도 소리 어우러진 안면도, 채석강 낙조가 아름다운 변산반도 등이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싶으면 아산온천지구가 가까운 아산만 일몰을 감상하면 된다. 변산반도와 안면도에서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첫날은 제부도나 서해대교가 있는 아산만,혹은 당진의 도비도 부근에서 일박을 한다. 이튿날 오전엔 개펄에서 조개 등을 잡거나 온천욕을 하고, 오후엔 태안반도로 가서 리아스식 해안을 둘러보고, 안면도 꽃지 해안의 낙조를 감상한다. 만약 안면도에서 숙박하지 않으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쯤 달려 변산반도로 간다. 그리고 이튿날 변산온천에서 온천욕을 한 뒤 바지락죽을 맛보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채석강 저녁 노을을 보고 싶으면 오후에 변산반도를 한 바퀴 돌면서 내소사·곰소염전·개암사 등을 둘러보며 시간을 맞추면 좋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여유가 있다면 삽교천에 들러 함상카페 구경도 할만하다 특히 밤에는, 입장료 5천원 요즘 자연산
대하와 꽃게가 많이 난다 대하 1Kg에 4만원 큰대하 20마리정도
|
▲ 하늘도 바다도 온통 붉게 물든 제부도 일몰.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제부도는 물
빠진 개펄로 이어진 4㎞의 바닷길을 따라 들어가는
독특한 재미가 있는 섬이다. |
화성 제부도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경기도 화성의 제부도는 수도권에서 수월하게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 물 빠진 개펄로 이어진 4㎞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동화의 섬’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제부도는 둘레가 8㎞인 자그마한 섬이지만 매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 허름한 옷과 장화를 준비해 가면 매바위 부근 개펄에서 굴, 바지락, 낙지, 게 등을 잡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섬 서쪽의 횟집촌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개펄과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 노을에 물든 넓은 개펄을 바라보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맛에 반한 이들이 즐겨 찾는다. 하지만 섬에서 묵을 게 아니라면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을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바닷길 문의 031-357-0119
■가는 길=비봉 나들목∼306번 지방도∼마도∼송산∼309번 지방도∼서신∼336번
지방도∼제부도
■숙식=콘도형 민박 등 50여 개의 민박집과 로보텔(031-357-5514) 등의 모텔이 있다. 선창가 횟집거리엔 회를 파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
▲ 서평택 나들목에서 아산만방조제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주변과 아산만방조제엔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명당이 많다. |
아산만 서해대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긴 다리라는 서해대교(7310m)와 아산만 안쪽의 아산호·삽교호 두 개의 호수를 연결하는 코스도 손꼽히는 일몰 감상의 명소. 서평택 나들목에서
아산만방조제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아산만방조제 부근이 명당이다. 해가 떨어지고
난 뒤 보석 같은 가로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는 서해대교 풍광은 덤.
일몰 감상 전후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온천장들이 20여 분 거리에 있다는 것도 아산만의 장점. 눈 덮인 겨울에도 야외 풀을 여는 아산스파비스(www.spavis.co.kr),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천탕이 있는 아산온천(041-541-5526)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가는 길=서평택 나들목∼38번(77번) 국도∼아산만방조제
■숙식=바닷가 조망 좋은 곳에 자리한 식당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싱싱한 굴, 돌조개, 민돌조개, 맛, 소라, 키조개 등을 구워 먹는 맛이 유별나다. 방조제 부근과 아산온천타운에 숙박시설이 있다.
태안 파도리
세계에서도 빠지지 않는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는 태안반도는 정겨운 포구마을과 모래사장이 즐비한 곳. 들쭉날쭉한 해안선을 따라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그리고 이름에서조차 파도 소리가 들려올 듯한 파도리 등 어느 포구와 해안을 들러 봐도 쉽게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 소원면의 파도리 해안은 자그마하고 귀여운 조약돌들이 차르륵 차르륵 연주하는 독특한 해조음을 들을 수 있는 곳. 황금빛 노을과 어울리면 금상첨화다. 파도리 마을에 있는 해옥공예사(041-672-9898)에선 해안의 조약돌로 다듬어 색색으로 물들인
목걸이·반지 등의 ‘해옥’을 감상할 수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가는 길=서산 나들목∼32번 국도∼서산∼태안∼2.3㎞∼소원면·근흥면 갈림길∼32번 국도∼14㎞∼파도리
■숙식=만리포나 안흥항 부근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게 무난하지만 숙박은 권하고 싶지 않다 너무 어수선해서... 차라리 안흥신진도항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연포 해수욕장이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안흥항에서 조개를 사다가 연포에서 구어먹는걸 권하고 싶다 연포비치엔 바베큐 그릴이 있 는 민박집이 많다 겨울 하루 5만원선... 만리포 등대가 있는 선창가엔 횟집과 여관이 많다. 신진도 우미회관(041-675-1205)은 꽃게탕 요리로 잘 알려져 있다.
|
▲ 안면도 꽃지 해안의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 중
하나로 꼽힌다. |
안면도 꽃지
안면도는 중부 지방에서 가장 혈통이 좋다는 안면송(安眠松)이 내뿜는 그윽한 솔향에
묻혀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섬. 지난 봄에 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꽃지 해안도
울창한 솔숲을 등지고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백사장 한쪽에 솟아 있는 ‘할미·할아비 바위’는 꽃지 해안의 명물. 신라 때 전쟁에 나간 지아비를 평생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가슴 아픈 전설이 전해 내려 온다. 두 암봉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 중 하나로 꼽힌다. 썰물 때는 걸어서 바위까지 다녀올 수
있다.
■가는 길=홍성 나들목∼40번 국도∼이호리 삼거리∼96번 지방도∼천수만방조제∼당암리 삼거리∼77번 국도∼안면도
■숙식=안면도 해안 어디를 가나 민박집과 횟집이 많다. 꽃지 해안의 오션캐슬리조트(041-671-7060, www.oceancastle.co.kr)는 낙조를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
서천 마량리 동백정
서천 마량리의 해안가 언덕 위에 지어 놓은 동백정은 서천 제일의 일몰 전망대. 500년생 동백나무들이 우거진 정자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은 매년 봄 이 언덕에 피어나는
붉은 동백만큼 환상적이다. 동백정 주변의 기암괴석은 신혼부부들의 단골 야외촬영장일 정도로 해안경관이 빼어나다. 서천군에서는 이 곳 동백나무씨를 발아시킨 묘목을
관광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언덕 너머의 마량 ‘해돋이마을’에선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감상할 수 있다. 나오는 길에 홍원항을 들러볼만 하고..
■가는 길=춘장대 나들목∼21번(77번) 국도∼4㎞∼성북리 삼거리∼서면∼마량리∼동백정
■숙식=마량 해돋이 마을에 횟집이 줄지어 있다. 근처에 잠자리가 마땅치 않으면 금강하구언으로 가면 된다. 금강 하구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숙박업소가 많다.
변산반도 채석강
변산 앞바다를 향해 불쑥 튀어나온 변산반도는 ‘서해의 진주’라는 애칭을 얻은 땅답게 절경 아닌 곳이 없다. 그 중 서쪽 끄트머리 격포의 채석강은 변산반도 미학의 핵심을 이루는 곳. 이태백이 취흥을 즐기며 놀았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해서 붙은 이름으로, 마치 수만 권의 고서적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벼랑에 물든 노을이 장관이다. 숙박은 그곳에서 조금 더 들어가서 모항이나 궁항을 찾는게 좋다
일몰을 감상하기 전에 천년고찰 내소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을 거닐어도 좋고, 내변산
깊숙이 숨어 있는 직소폭포까지 트래킹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부안 나들목∼30번 국도∼부안∼채석강
■숙식=해안도로를 따라 전망 좋은 숙박시설이 많다. 변산통나무집(063-584-2885)이 깨끗하다.
낙조의 운치에 노천탕·별미여행까지 즐겨
■맛집 / 변산반도 온천산장 바지락죽=변산반도 개펄에서 채취한 신선한 바지락을 통째로 한 움큼씩 집어 넣고, 녹두·수삼·당근 등을 갈아 넣어 만드는 바지락죽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 또 살짝 데친 바지락살을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바지락회무침도 별미로 꼽힌다.
바지락요리는 간의 원기를 돋운다고 알려져 변산온천을 다녀온 후 찾는 사람도 많다.
변산온천 부근 묵정마을의 변산온천산장(063-584-4874)은 변산반도 바지락 요리의
원조로 잘 알려져 있다. 바지락죽 6000원, 바지락회 무침 2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