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는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음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차이콥스키 당대에는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여성 무용수의 각선미와 우아한 포즈를 살리는 것에 안무가 치중되어 있어 단순한 춤곡 반주, 그 위에 장대한 나열 형식 등의 발레 작품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춤추기 위한 음악보다는 절대음악의 성격을 지닌 난해한 작품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상연되었던 1877년, 평가가 얼마나 가혹했던지 차이콥스키는 두 번 다시 발레음악을 작곡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할 정도였다 한다. 그것은 시대를 앞서간 자의 고독과 시련이었다. 이 작품으로 차이콥스키는 발레음악의 지위를 격상시켰다. 100년간 안무가들에게 종속되어 있던 발레음악은 이 작품의 출현으로 인해 무용의 반주가 아닌 무용과 대등하게 가까운 지위로 올랐다.
순백 의상의 발레리나가 펼치는 아름답고 신비한 발레
‘백조=발레리나’의 공식을 세운 발레음악의 절대강자
1875년 차이콥스키가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볼쇼이 극장으로부터 새로운 발레 작곡을 의뢰받았는데 발레음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승낙했다고 나와 있다. 이 발레의 주제를 누가 제안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차이콥스키 자신이 발레의 제재를 내놓았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의 작곡 의뢰를 받기 4년 전에 우크라이나 카멘카에 살고 있는 조카들, 자세히 말해 동생 알렉산드라의 아이들을 위해 백조 목각 장난감을 만들어 미니 공연을 해주었다 한다. 거기에 쓴 음악은 독일 작가 무제우스의 메르헨(동화)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 소품의 내용은 3막과 비슷한데 자신의 교향곡 3번을 완성한 직후였던 차이콥스키는 이 구상을 토대로 살을 붙였다. 즉 이 소품에서 몇 곡을 차용해 2막을 2주 만에 완성하고 1876년 4월 20일 49곡 전곡을 탈고했다. 대본은 볼쇼이 극장의 총감독 바실리 겔체르(Vasily Geltser)와 블라디미르 베기체프(Vladimir Begichev)가 공동으로 집필해 전 4막의 대규모 낭만 발레로 발전시켰다.
형편없는 안무와 무대로 대실패한 초연
<백조의 호수> 초연은 1877년 3월 4일 줄리우스 라이징거의 안무로 볼쇼이 극장에서 펼쳐졌다. 안나 소베슈찬스카야가 주역을 맡은 이 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형편없는 안무, 형편없는 무대배경과 무대의상, 오케스트라의 보잘것없는 연주를 고려하면 당연했다. 게다가 1880년 벨기에 안무가 조제프 한센의 안무로 볼쇼이에서 공연한 버전은 초연보다 더욱 참담한 실패로 기록됐다. 앞서 언급했듯 절대음악적인 분위기, 빈약한 의상과 무대장치가 한몫했다. 오데트를 춤춘 발레리나 소베슈찬스카야 역시 전성기가 지난 발레리나였다.
요즘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 버전은 따로 있다. 1895년 1월 2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것으로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와 레프 이바노프(Lev Ivanov)가 안무를 담당했다. 프티파는 차이콥스키가 1893년 사망한 뒤 볼쇼이 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발견했다. 그는 총보를 검토한 뒤 음악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임을 발견하고 마린스키 극장 지배인에게 이 발레를 차이콥스키 추도공연의 레퍼토리로 공연할 계획을 세웠다. 일은 진행되어 차이콥스키의 막내 동생인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부를 수정하고 작곡가 드리고가 곡의 일부를 변경했으며 차이콥스키 만년의 피아노곡과 18개의 소품집에서 3곡을 선곡해 관현악으로 편곡해 넣었다.
처음에는 1894년 추도공연에서는 2막만을 공연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고, 거기에 힘입어 다음해 1895년 1월 27일 레냐니가 주역을 맡은 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공연에서 프티파는 1막과 3막, 이바노프는 2막과 4막을 안무했지만 건강이 나빠진 프티파가 과거와 같은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이바노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오데트와 왕자가 마법을 깨고 결혼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백조의 호수>는 이들이 안무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남자 백조들이 나오는 매튜 본은 예외로 해두자.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신비한 사랑
<백조의 호수>는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 주역인 발레리나와 그 상대역이 추는 2인무)나 파티 장면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 줄거리와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자랑하기 위해 추는 춤)에서 고전 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지만, 어슴푸레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비현실적 이야기는 낭만 발레의 특징을 갖는다. 특히 의상에서 라이징거 초연 시에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로맨틱 튀튀였으나 프티파-이바노프 판에서는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짧은 클래식 튀튀(tutu: 발레복)로 바뀌면서 정확한 다리 동작을 강조해 백조의 신비함이 유연하게 나타난다.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 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갯짓하는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을 딴 표현이 압권이다. 또한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강한 흑조 오딜 역을 한 발레리나가 스타급 발레리나의 연기와 테크닉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카리스마 가득한 춤을 선보이는 마력의 흑조 오딜의 모습
전 4막의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볼쇼이 발레단의 안무와 로열 발레단의 안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인정받고 있는데, 똑같은 곡에 맞춰 안무를 한 것이라도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을 꼽아보면, 로열 발레단의 것은 왕자와 오데트 공주가 함께 죽는 비극적 결말인 데 비해 볼쇼이 발레단의 것은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오데트가 마법에서 풀려나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결말을 취하고 있다. 로열 버전은 전체적으로 색채가 좀 화려한 편이고 주역 무용수 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반면, 볼쇼이 버전은 악마 로트바르트에게도 상당한 비중을 두어 볼 만한 솔로를 추도록 안무했고 전체적인 색채가 로열에 비해 무채색에 가까운 편이다(이 경향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로트바르트에 관한 부분이 확실히 구분되는데, 로열의 경우 거의 움직임이 없이 마임만으로 존재감만을 표현하는 데 반해, 볼쇼이의 경우 로트바르트가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왕자와 함께 춤추며 치열한 대결 구도를 보인다.
<백조의 호수> 중 군무 장면.
Odette/Odile: Yulia Makhalina
Prince Siegfried: Igor Zelensky
Rothbart: Eldar Aliyev
Marinsky Ballet
Marinsky Theatre Orchestra
Conductor: Viktor Fedotov
Directer: Oleg Vinogradov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입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옛 이름대로 키로프 발레단(Kirov Ballet)이라고도 합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2012.11.11~11.13에 내한하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합니다. 주역 무용수는 위 공연과 다릅니다.
Odette/Odile: Svetlana Zakharova
Prince Siegfreid: Roberto Bolle
Rothbart: Eldar Aliyev
La Scala Ballet/Arcimboldi Teatro Ballet
La Scala Teatro Orchestra
Conductor: James Tuggle
Director: Tina Protasoni
스베틀라나 자카로바는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입니다. 신이 내린 재능과 신체, 이지적이며 또한 관능적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카로바, 비단같이 부드러우면서도 강철 같은 그녀를 세계는 ‘Silk and Steel’(비단과 강철)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자카로바는 볼쇼이 발레단의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로베르토 볼레는 라 스칼라 발레단의 에투알(Étoile: 스타 무용수)이며 190cm의 장신에 다빈치의 인체비레도에 딱 맞는 조각 같은 몸매의 발레리노로 유명합니다. 자카로바와 여러 고전 발레 작품에서 호흠을 맞추었습니다.
Odette/Odile: Gillian Murphy
Prince Siegfreid: Angel Corella
Rothbart: Isaac Stappas/Marcelo Gomes
American Ballet Theatre
Kennedy Center Opera House Orchestra
Conducter: Ormsby Wilkins
Directer: Matthew Diamond
John F. Kennedy Center, 2005
ABT 버전입니다. 발레가 시작되기 전 케네디 대통령의 대 국민 방송 장면이 나옵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를 벗어난 뒤 소련과의 우호 증진을 도모한다는 내용 같습니다. 이어 케네디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이 공연장에 등장하여 <백조의 호수>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도 어렸을 때부터 무척 좋아했던 발레라고 말하네요. 질리안 머피는 지난 2008년에 내한하여 발레 <돈키호테>를 공연했고, 올해 7월 1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있은 ABT의 <지젤> 공연에서 미르타 역을 맡았습니다. 기라성 같은 무용수들이 모여든 ABT에서도 간판 스타인 질리안 머피는 특히 <백조의 호수> 오데트/오딜 역에서 뛰어났습니다.
1막:성 안의 마을
왕자의 성년식 날. 왕자는 친구(광대인 경우도 많음)와 선생님과 함께 마을 축제에 나간다. 마을 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왕자와 친구. 이때 여왕이 등장해 왕자의 성년식을 치르고 선물로 화살을 준다.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지그프리트 왕자는 생일선물로 받은 화살을 들고 숲으로 사냥을 간다.
2막:숲 속의 호숫가
백조를 쫓아 숲으로 간 왕자는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를 발견한다. 마법에 걸린 공주와 시녀들인 백조들은 해가 지자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오데트 공주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에게 청혼한다. 공주가 악마의 마법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3막:궁전 무도회장
왕자는 오데트가 오기 기다리면서 손님들을 맞는다. 왕자를 위해 초대된 각국의 공주들 가운데 신붓감을 고를 것을 종용받지만 왕자는 거절하고 여왕은 화를 낸다. 그때 악마 로트바르트가 오데트와 닮은 자기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악마가 데려온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혹은 오딜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고 로트바르트의 요구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이때 본색을 드러낸 악마와 오딜은 사라지고 왕자는 슬픔에 잠겨 숲으로 달려간다.
4막:숲 속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 된 오데트. 용서를 빌기 위해 달려온 왕자와 오데트는 서로의 운명을 슬퍼하는데, 그들을 갈라놓기 위해 악마 로트바르트가 나타난다. 이때 악마와 싸워 두 사람이 함께 죽든가,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가 되서 날아가는 것이 로열의 결말이고,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는 게 볼쇼이의 결말이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경우 두 사람이 호수에 몸을 던지지만 영원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으로 설정했다.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는 4막 29장 36곡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곡입니다. 원래 발레음악은 무용을 단순히 반주해주는 정도였으나 차이콥스키는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곡을 작곡하여 발레음악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습니다.
1막: 궁전 앞의 드넓은 공원
1. 서주와 정경(introduction et Scène). 환상의 베일에 감싸인 비극적인 이야기를 암시하듯 슬픈 오보에의 선율로 시작한다. 이 선율은 뒤에 나오는 ‘백조의 주제’와 공통된 성격을 지닌다. 음악은 서주에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화려한 개막 곡이 성년식을 앞둔 잔치 분위기를 돋운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모여 한바탕 법석을 떨고 있을 때 지그프리트 왕자가 등장한다.
2. 왈츠(Valse). 모음곡에도 포함된 유명한 춤곡이다. 우선 열네 소절의 전주가 있고 나서 우아한 왈츠에 들어간다. 주선율은 현으로 연주하며 그 밖에도 특징 있는 선율이 몇 가지 나타난다. ‘러시아 왈츠의 왕’이라고 불린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걸작 왈츠의 하나로 꼽힌다.
3. 정경(Scène). 성년식을 내일로 앞둔 왕자가 친구들과 함께 법석을 떨고 있을 때 왕비가 나타나 타이르는 장면. 알레그로 모데라토의 우아한 가락이다.
4. 파 드 트루아(Pas de trois: 셋이 추는 춤). 왕자의 성년을 축하하면서 셋이 추는 춤곡이다.
5. 파드되(pas de deux; 둘이 추는 춤). 두 개의 왈츠가 모두 경쾌하고 화려하다. 안단테에서는 독주 바이올린이 달콤하고도 우수 어린 러시아 선율을 연주한다. 전형적인 차이콥스키의 가락이다.
6. 파 닥시옹(Pas d'action: 줄거리를 전개하기 위해 춤과 춤 사이에 삽입하는 극적 장면). 왕자의 가정교사가 마을 처녀와 춤을 춘다.
7. 쉬제(Sujet: 파리 오페라 극장의 무용수의 계급. 제1무용수 아래 계급에 속하며 적은 인원으로 추는 무용수들). 왕자는 다음날 성년식 때 신붓감을 골라야 한다. 마음속이 무겁고 어둡다. 어느덧 저녁이 다가온다. 그 장면을 그린 음악이다.
8. 술잔의 춤(Danse des coupes). 침울한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벤노의 권유로 일동은 술잔을 높이 들고 기사 출진의 춤을 춘다. 현란한 폴로네즈 풍의 축전 춤곡이다.
9. 종곡(Finale). 1막 끝에 연주되는 음악이며 비애가 가득 어린 ‘백조의 주제’가 중심이 되어 있다. 이 주제는 그대로 <백조의 호수>의 상징이다.
2막: 달밤. 교회의 폐허가 있는 숲 속의 호숫가
10. 정경(Scène). 현의 트레몰로에 실려 ‘백조의 주제’가 오보에 독주로 나타나고 이어 관악이 우렁차게 합세한다.
11. 정경(Scène). 왕자 일행이 백조 사냥을 나왔으나 어디에도 백조가 보이지 않으므로 왕자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일행은 사방으로 찾아 떠난다. 곧 백조의 여왕 오데트가 나타나 왕자에게 자기의 지나온 기구한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12. 정경(Scène). 백조가 된 아가씨들이 나타난다. 여기에 벤노가 다가들어 활을 겨누지만 왕자에게서 사정 이야기를 듣고 납득한다. 교묘한 선율의 용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3. 백조들의 춤(Danse des cygnes). 모두 7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막은 물론 <백조의 호수> 전체에서도 돋보이는 음악이다.
14. 정경(Scène). 2막 끝에 연주하는 음악이며 10번 ‘정경’의 되풀이이다.
3막: 궁전의 호화로운 연회장
15. 서주(Introduction). 개막의 음악이며 행진곡풍의 발랄한 기분을 발산한다. 이제부터 시작될 무도회의 화려한 광경을 암시하고 있다. 이 곡을 따라 왕자와 그의 어머니인 왕비 및 여러 하객이 속속 등장한다.
16. 코르 드 발레와 난쟁이의 춤(Danse du corps de ballet et des nains). 군무와 난쟁이들의 춤 장면이다.
17. 정경(Scène). 팡파르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하객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무도회에 초청된 각국의 공주가 등장하면 생기 넘치는 왈츠를 시작한다. 왕자는 왈츠를 따라 여러 나라의 공주와 춤을 추며 왕자비를 선택하기로 되어 있다.
18. 정경(Scène). 왕비는 왕자에게 어느 공주가 마음에 드느냐고 묻지만, 왕자는 난처한 얼굴을 지으며 선뜻 대답하지 않는다. 그때 갑자기 팡파르가 울리며 검은 옷차림의 로트바르트 부녀가 나타난다.
19. 파 드 시스(Pas de six). 여섯 명의 공주가 추는 춤이며 모두 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20. 헝가리 춤(Danse hongrois). 헝가리 집시들이 추는 민속무용 차르다시(Czardas)이다. 느릿한 움직임에서 시작하여 점점 정열적으로 빨라지며, 춤도 우아한 동작에서 시작하여 야성미가 폭발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21. 스페인 춤(Danse espagnole). 야릇한 매력을 뿌리는 스페인 여자가 캐스터네츠를 울리며 정열적인 볼레로를 춘다. 캐스터네츠와 탬버린을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22. 나폴리 춤(Danse napolitaine). 트럼펫의 여유 있는 선율로 시작한다. 거침이 없는 이탈리아 가락이다. 후반은 민속 악인 타란텔라이다. 바이올린 곡으로도 편곡하여 곧잘 단독으로 연주된다.
23. 마주르카(Mazurka). 폴란드의 민속무용이다. 폴로네즈가 궁정을 중심으로 하여 발달한 것과는 달리 마주르카는 일반 서민 사이에 유행했다.
24. 정경(Scène). 왕자가 오딜과 츰을 추며 그녀를 약혼자로 선택하는 장면의 음악이다. 곧 로트바르트 부녀는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놀란 왕자가 칼을 뽑아 들고 뒤쫓는다.
4막: 호숫가
25. 간주곡(Entracte). 4막의 개막 음악이다.
26. 정경(Scène). 오데트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백조 아가씨들의 춤곡이다.
27. 작은 백조들의 춤(Danse des petits cygnes). 유명한 곡의 하나이다. 오보에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사랑스러운 선율은 은은히 마음속에 스며든다. 역시 백조 아가씨들이 오데트를 기다리며 추는 음악이다.
28. 정경(Scène). ‘백조의 주제’를 오보에로 빠르게 연주한다. 오데트와 지그프리트의 비극적인 결말을 그린 곡인만큼 극적인 내용을 지녔다.
29. 종막의 정경(Scène finale). 앞 곡에 이어 쉬지 않고 연주한다. 지그프리트와 오데트의 순수한 사랑의 힘으로 마법이 풀리고 백조들은 사람의 모습을 되찾는다. 템포는 안단테로 바뀌고 하프가 새겨 나가는 상승음이 숭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