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산일지] 구름에 달 가듯이 : 국내여행 4
◎ 제4일(2015. 3. 6. 금) : 양양의 솔비치, 강릉 정동진
양양의 솔비치 콘도는 대명콘도 체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건물의 규모와 시설도 특급호텔 못지않지만, 해변의 백사장과 파도도 일품이다. 검푸른 동해 바닷물은 언제나 맑고 진하고 장엄하다. 해변 모래사장을 거닐다 보니 떠나기 아쉽다. 60이 넘은 나이지만, 마음은 청춘이요 그 들뜸은 마치 세 쌍의 신혼여행객 같다.
해변에 타일로 보이는 재질의 긴 의자는 어딘가에서 본 듯하다. 바르셀로나의 구웰 공원이 생각나지만 설마 했다(구웰 공원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관광명소이다). 해변에서 보는 콘도의 복도 모습은 영락없는 구웰 공원에서 보았던 코끼리 엉덩이 형상의 회랑(回廊)이다. 집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긴 의자 부근에 ‘가우디 의자’라는 소개 글이 보인다.
( 콘도의 회랑은 구웰공원을 연상시킨다)
( 바르셀로나 구웰 공원)
콘도를 출발한 우리는 강릉 정동진으로 향한다.
11시 30분. 정동진의 겉모습은 예전과 같다. 바다 바람이 만만치 않다. 휴일이 아니어서 관광객은 없다. 모래시계 공원 안에 열차 내부를 개조하여 박물관이 생겼다. 밖에는 ‘시간 박물관’이라고 쓰여 있는데, 입장권에는 그냥 ‘정동진박물관’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입장료가 비싸다. 매표를 담당하는 예쁜 아가씨가 할인을 해준다. 마음씨도 예쁜 아가씨다. 설마 우리가 65세 넘은 지공선사(지하철 공짜로 타는 선비와 사모님)로 보였을까? 아마도 비수기여서 할인했겠지. (황송한 마음에 우리는 할인요금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기념품을 샀다). 객차 7-8 량 쯤 되는 공간에 시간을 주제로 하여 시계의 역사와 동서양의 각종 시계가 전시되어 ‘시간박물관’으로는 훌륭한 곳이다. 여행객에게 관람을 강추 한다.
3월이지만 바다는 아직 겨울이다. 바람이 너무 차다. 며칠 감기로 헤매고 나니 체력이 떨어진다. 일행 모두가 바다에서 낭만을 즐기는데, 나만 힘들어 하는가 보다. 해변 모래사장에 공중전화 부스 형태의 ‘모래시계공원 무인인증센터’ 부스에서 좀 쉬워 본다.
점심은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아 10여분 달려간다. ‘바다마을’이란 송림이 울창한 해변 식당에서 섭(홍합)칼국수를 먹는다.
(정동진 모래시계)
저녁 숙소인 홍천 비발디 콘도 가는 길목에 소양강 댐에 들린다. 강릉에서 소양강 댐까지 2시간이 걸린다. 가뭄이 심해서 댐에 물이 없다. 수위가 낮으니 댐은 속살을 내놓고 있는 듯 볼 폼이 없다. 만수위에서 넘쳐나는 물폭탄과 물보라 칠 때에 댐은 카리스마 넘치는데, 오늘 소양강 댐은 초라한 모습이다.
‘소양강 처녀’는 노랫말만 예쁜 것이 아니라 동상도 예쁘다. 여기는 산골이라 일찍 어둑해진다. 17:20. 저녁식사를 위해 출발한다.
(소양강 처녀)
오늘 저녁 메뉴는 춘천의 닭갈비로 정하다. 교장 사모님이 아는 분의 소개를 받아,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20여 분 달려간 곳이 닭갈비 식당 촌이다. 식당에는 손님이 많다. 젊은이보다 우리처럼 나이 든 손님들이 더 많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가 있는 홍천으로 출발한다. 식당 촌에서 한참을 돌고 돌아 시내를 빠져나온다.
오늘의 숙소 홍천 비발디 인근에 오자 콘도보다도 스키장이 멀리서 먼저 보인다. 야간 스키장 개장으로 라이트가 대낮처럼 훤하다.
콘도 방에서 보는 보름달은 엄청 크다. 창밖의 스키장과 한 밤중 스키어를 감상하는 환상의 낭만이다.
오늘은 우리에게 침대 방이 배정되었다. 방안에서 커튼을 젖히면 코앞에서 스키 타는 광경이 보인다.
[ 사진 모음]
( 시간박물관 내부 )
(시간박물관 내부)
(시간박물관 외부)
( 정동진 바다 )
( 소양강 아줌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