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회에 나가보자는 지인의 뜻하지 않은 제안으로 시작된 참가
그 중 1명은 훈련중 낙차로 인한 부상으로 출전 포기, 제안했던 사람은 훈련부족으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출전 포기, 덩그러니 혼자 남았다.
환불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참가 할까 말까 갈등이 생긴다. 올여름 폭염으로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몸도 많이 다운되었는데 가능할까?
에라이 모르겠다. 인생 뭐있나? 일단 저지르고 보자~
이번 대회는 2012년 신안에서 통한의 포기를 했었던 전남연맹 주관의 대회라 꼭 이곳에 다시 와서 완주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혼자 갈까 하다가 금정철인클럽에 속해 있는 회사 선배의 함께 가자는 배려로 금정철인클럽과 동행하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9시 집결지인 화명동에 모여 출발 오후 1시쯤 목포에 도착했다.
경기장 주변에 숙소와 편의시설이 완벽할 정도로 괜찮은 것 같다. 24시간 식당도 많고 숙소에서 대회장까지 200m 정도로 가깝다.
점심을 먹고 선수등록 하고 자전거 거치후 차를 타고 코스답사에 나섰다.
수영은 영산강 하구언 쪽에서 하고 자전거는 시내를 통과해 하구둑을 건너 농로에 진입해 직선 구간을 7바퀴를 돌고 다시 돌아와 런은 하구둑을 건너 반대편 쪽을 4랩 찍고 오는 비교적 심플한 코스다.
코스 답사 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만찬 및 경기설명회를 들었다.
경기설명회의 주요 포인트는 자전거에서 드래프팅 및 블록킹 반칙, 쓰레기 투기를 확실히 보고 패널티 적용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적 보급 금지
숙소에 돌아와서 11시쯤 잠을 청한다.
기상 시간은 4시 30분, 경기장이 가까워 아침이 여유롭다. 아침은 콩나물 해장국으로 해결하고 밥 추가로 배를 든든히 채운다.
숙소에서 펌프, 보급품 등을 챙기고 바꿈터로 가서 타이어 바람 넣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휴식
아침이 무척 쌀쌀하다. 요근래 보기드문 바람이 분다. 날씨 정보에 오늘 최고 9.4m/s의 바람이 분다는데 걱정이 앞선다.
숙소에서 슈트를 갈아입고 경기장으로 와서 뚝방길 1Km 정도 러닝으로 몸을 데운다. 수영 웜업으로 500m쯤 하고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오늘의 전략을 세워보았다.
수영은 길게길게 몸싸움 없이 편하게 나오고 자전거는 최대한 다리를 가볍게 만들어 런에서 잘 달려보자는 생각으로 출발 시간을 기다렸다.
입영이 가능한 사람은 물속 출발
입영이 불가능한 사람은 파란 출발대 위에서 출발
뿌~~~~앙!!! 드디어 출발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리고 일제히 팔을 돌린다.
몸싸움을 피해 가장 좌측에서 턴지점 큰 부표만을 보고 수영한다. 외곽에서 도니 몸싸움도 없고 연습때처럼 편하게 한다.
수영 연습이 부족해서 장시간 엎드린 자세로 있으면 종종 종아리 쥐가 나곤한다. 아니나 다를까 한바퀴를 돌고 뒷사람이 다리를 건드리니 바로 쥐가 난다. 수영하면서 쥐가 자주 나서 이제는 대처 방법도 나름 가지고 있다. 그 자리에 멈추지 않고 다리를 가만히 두고 조금 천천히 팔젓기 하면 10초 정도 지나면 신기하게도 쥐가 풀린다. 수영 도중 3번 정도 쥐가 났는데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수영을 끝낸다.
연습도 제일 부족하고 가장 취약 종목인 수영이 무사히 끝나니 일단 안심
두바퀴를 돌고 육지로 나와 시계 랩을 누르니 1시간 25분 헐~~~ 너무 여유를 부렸나? 이렇게나 늦다니....
내년에는 수영 강습을 좀 듣던지 평소에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 이대로 가다가는 점점 늦어져 이제 1시간 30분을 넘기는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Swim : 1:25:41
바꿈터에 들어와서 슈트를 벗고 깐포도 반통을 천천히 씹어삼킨다.
헬맷 쓰고 자전거 져지로 갈아입고 고글 쓰고 자전거 끌고 천천히 출발
바람이 부니 오들오들 추위가 온다. 올가을 들어 최저 기온이라 이가 덜덜 떨린다. 천천히 시내구간을 벗어나서 하구언을 지나 뒷바람을 맞으며 약간의 내리막을 달린다. 속도계를 보니 43Km/h 정도 해가 뜨고 몸에 열이 나니 이제 추위는 좀 덜한 것 같다.
약 15Km를 달려 농로에 접어든다. 여기부터 쭉 뻗은 직선 농로 1랩에 21.5Km 7바퀴를 돌고 다시 15Km를 돌아오는 코스다.
1랩은 일단 코스를 몸으로 느끼면서 주의력을 더 가지며 달린다. 주로 중간 중간에 과속방지턱이 많아 머리를 박고 타다가는 자칫 낙차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집중하면서 돌았다. 15Km 타고 랩을 찍으니 37Km/h, 1랩을 돌고 랩타임을 찍으니 평속이 35Km/h가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후반 속도가 줄어도 5시간 30분 안에는 충분히 탈 것 같은 예상이 든다.
주로에 앰블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달려간다. 앞에 가던 선수가 주로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에 충돌해서 쓰러져 있다. 아마 맞바람에 고개를 숙이고 타지 않았나 싶다.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탄다.
맞바람이 불어도 선수들의 드래프팅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번 대회에 스스로 룰을 지키고 안전하게 타려는 우리 동호인들의 의식이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4랩쯤 접어드니 슬슬 힘이든다. 스페셜 푸드로 빵 1개, 커피 1개를 맡겨 놓았는데 5랩을 돌고 보급소에 들어간다.
보급소에서 화장실에 들러 볼일도 보고 허리도 펴고 캔커피 하나 마시고 바로 출발
제주도 대회 후 장거리 자전거 연습이 부족해서 이제 슬슬 한계가 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일단 입에 빵하나 쑤셔넣고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우적우적 씹는다. 드디어 마지막 랩에 들어간다. 이제 많이 지쳤다. 추워서 그런지 유난히 생리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소변을 보기위해 길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억새 수풀 사이로 들어가서 해결하고 나온다. 이제 거의 다 왔는데 힘들어서 그런지 자전거를 논두렁에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이다.ㅎㅎ 마지막 22Km를 맞바람을 뚫고 계속되는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하니 급 속도가 떨어지고 지쳐간다.
마지막 3Km정도 구간은 인도 옆의 자전거 도로를 타고 육교도 오르고 지나가는 시민들과도 겹쳐 속도를 낼 수가 없는 구간이라 아예 회복을 하자 마음 먹고 마지막 달리기를 생각하면서 탔다.
드디어 기나긴 자전거가 끝이 났다. 이제 땅에 발이 닿으니 포기만 하지 않으면 굴러서라도 골인 하겠지!
생각보다 자전거가 후반에 많이 지체 되었다.
Bike : 5:54:24
바꿈터에 들어와 자전거를 거치시키고 남아있던 깐포도 반개 털어 넣고 양말, 신발 챙겨 신고 모자 쓰고 젤 6개 챙겨 넣고 출발!
자전거에서 부하가 걸려서인지 다리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수영도 늦게 나오고 자전거도 많이 늦어서 전투력도 많이 떨어졌다.
1등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전거 가이드를 받으며 벌써 돌아오고 있다. 와우~ 정말 대단하다. 날씨가 선선해서인지 런을 하는 사람들의 속도가 겁나 빠르다. 페이스를 올려 볼라해도 퍼질 것 같아 조심스러워 그냥 내 갈길만.....바람이 몹시 불고 보급소에 멈추니 춥기까지 하다.
1랩을 도니 52분, 4랩 돌면 서브4는 충분 할 것 같다. 하지만 2랩에서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꼭 해결을 하고 가야 할 것 같다.
속이 약해 에너지젤을 많이 못먹어 유동식 보다 고정식을 많이 먹으니 장 트러블이 나서 또 화장실에 들러 해결을 한다. 장에 들어 있는 것을 다 뽑아 내니 허기가 지고 힘이 없어 진다. 보급소에서 바나나 1개 이온음료 콜라 등등 먹고 다시 출발, 2랩째는 화장실도 갔다오고 보급소에서 시간도 많이 보내고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했다. 3랩은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페이스도 많이 떨어지고 겨우 마지막 4랩째 접어든다. 마지막으로 보급소에서 주던 젤을 짜 먹으니 갑자기 속에서 단물이 올라온다. 뚝방길에서 속에 있는거 확인 한번하고 출발, 한없이 약한 속과 아기 위장 때문에 대회때마다 몸이 고생이다. 대회측에서 제공했던 이름 없는 단맛젤이 갑자기 미워진다. 참가비도 비싼데 좀 좋은거 좀 주시지..ㅎㅎ 중간 보급소에서 맹물로 입한번 행구고 마지막 5킬로미터는 정말 열심히 뛰었다.
피니쉬가 점점 가까워지자 오늘의 긴 하루도 드디어 끝이 나고 주인을 잘 못 만나 하루 종일 시달렸던 육신이 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지 어느새 몸속 어딘가에 숨어있던 에너지가 나오기 시작해 힘차게 골인을 하였다. 보급소 화장실 등등 중간에 지체하는 바람에 서브4는 못해버렸다.
Run : 4:07:30
Record : 11:34:45
전체적으로 보면 코스는 여주랑 비슷한 평지코스 위주이고 숙소가 경기장이랑 가깝고 부산에서 거리는 좀 있지만 여주보다는 부산에서 접근하기 좋고 주변 편의 시설이 잘되어 있어 경기 전후 선수의 피로도가 적은 것 같습니다. 10월 중순에 하는 킹코스는 밤에 기온이 급강하 하기 때문에 런할때 특별히 보온을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주민들 말로는 목포에 이렇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별로 없다던데 그날은 좀 특별했나 봅니다. 경기후 다음날은 바람도 잔잔하고 맑고 쾌청한 가을 날씨였습니다.
이상 허접한 철인코스 11번째 도전에 10번째 완주 후기였습니다.
첫댓글 멋있다..^^ 참말로 대단타..^^ 레전드 조.준.현!!
더 멋있는 분의 칭찬을 들으니 어깨에 힘 좀 들어가네요.^^
자세가 딱 나온다...
조프로~~~
이제 요령만 늘어서 카메라 앞에서 똥폼 잡는 몬땐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
점점 업그레이드 된다
이젠
완전 현역선수 필이난다~~
완전멋짐..^^
수영이 자꾸 다운그레이드 될라합니다. 언제쯤 헤엄에서 벗어나 수영다운 수영을 해볼란지....올겨울 훈장님의 특훈이 절실합니다.
억새와 스카이 조프로. 너무 잘 어울려요~~~
사실 저도 억새 사진이 맘에 듭니다.^^
퍼펙트 합니다.
못하는게 뭐죠 ~
멋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에서의 헌신적인 자봉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닉네임 바꾸세요.
조프로...
인간이 아니므니다...
조프로 보다는 조쿠로가 좋을 것 같은데요.ㅋㅋ
수미깡 누님의 식지 않는 도전 정신과 불굴의 깡다구를 닮고 싶습니다.
조프로님 킹 10회 완주 진심으로 축하하고 같은 서철에 함께 운동한다는것이 영광이다.
좋은 기록 한번더 축하한다 빠른 회복 하게나~~~^^
저도 유쾌한 형님들과 함께 운동하는게 즐겁습니다. 부부끼리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것도 부럽고 형님의 늘 한결 같은 운동 후 막걸리 사랑도 부럽습니다.ㅎ
역시 최고~~~경기도 잘하고 글도 잘쓰고 인물도 잘생기고 못하는게 없네,...
갑자기 폭풍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잔차 때문에 한동안 절 괴롭히셨으니 밥한번 사세요.ㅋㅋ
형님 축하드립니다^^
감사~ 감사~
어서 빨리 꼬대 사장님 관리에서 벗어나 앞에서 시원하게 끌어주삼!
참말로 멋지다. 내가 뛴것같이 생생한 현장 분위기까지..어느 하나 버릴게 없는 준현이~ 조프로 멋지다. ㅎ
가을이 깊어가네요. 시간 맞춰 가까운 곳에 야영 한번 가시죠.^^
그야말로 가을의 전설을 섰네!조쿠로 대단하다 불굴의 철인정신의 쾌거를 보여준 조푸로
수고하였응!
감사합니다. 회장님~
요즘 거기도 정신 없죠? 잘 풀려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형님~고생했어요~^^내년에는 같이 가도록하겠습니다~회복잘하시고 킹10회완주 축하드려요~ㅎ
태간~ 쏴라있었네.
철인계의 신성! 내년 제주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
10회 완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후기도 잘읽었어요...
약한 위 단련한번 해볼래요~~
저를 믿고 죽염을 먹어봐요^^
몰라보게 튼튼해질껍니다.....
죽염을 평소에 먹어야 됩니까? 아님 대회중에?
대회중 젤을 한 20개 정도 먹을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스카이(조준현) 평상시 꾸준히 먹는다면 30개도 거뜬~~
3년째 먹고있네요~
캬~~~~ 아 ~~~ 멋지다!
아이언맨 10회 완주로 살아있는 전설이 되버린 준현아.....너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20회 완주까지 기대 해도 되는거제 ㅎㅎ
부상 없이 롱런하는게 목표다.
내년에는 부상에서 돌아와서 꼭 함께 하자!
정말 대단하고 멋지십니다~^^
글도 잘 쓰고 키고 크고 얼굴도 잘 생기고 못하는게 뭡니까?? ^^
10회 완주 다시 축하드려요
짝!짝!짝! ~^^
올해 머리 올리는 첫대회부터 입상도 하시고 앞으로 서부산 여철들의 기세가 대단할 것 같은데 그 선봉에서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내년에는 철인이 꼭 되시길 바래봅니다.^^
마냥 부럽기만 하다 조프로 !!!! 정말 대단하고 축하한다 ~~^^ 남은 올해 건강 잘 챙기고 ♡
형님도 이제 슬슬 시동 걸때가 온 것 같은데요. 내년에는 꼭 함께 합시다.
국대출신이라 해도 믿겠다
따~~봉~~♡♡♡
그냥 평범한 동호인인줄 아시면서 비행기 태우시면 아니됩니다.
준현아
몇해전 목포에서 있었던
나의 원한을 10회 완주로 풀어 주어서 고맙다.밥사라는 댓글에 노통은 말이 없고 10회 완주 레전드를 위한 회식도 없고 형이 있었으면 벌씨로 죽을 만큼 마셨을긴데ㅋㅋ 항상 클럽에 프로의 향기를 뿌려 주어서 고맙다.
도대체 목포에 어떤 원한이 있으시길래 그러십니까?ㅎ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영원한 따거 1번 행님~ 오늘 따라 더 보고 싶네요.♡
@스카이(조준현) 창성이 한데 물어봐라
준현아 다치지 말고 제발
다시 만나자
많이 늦었지만, 킹코스10회 명예로운 완주를 축하한다 ^^ 대단하다는 말 밖에 ~ 최고다, 조프로 ~~!!!!!
형님의 여유를 닮아야 하는데 저는 맨날 바빠서 ㅎㅎ 여유로운 10회 완주를 미리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