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하루를 그저 시계추처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또 오늘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그 하루의 일과를 깊이 들여다보면 허투루 보내는 시간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다고 그렇게 허투루 보낸 시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야한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건 어쩌면 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는 허투루 보낸 시간도 나름대로 그저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라는 자기변명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성공한 사람들과 우리와 다른 점일 것이다. 바로 이점에 착안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크리스 베일리의 『그들이 어떻게 해내는지 나는 안다』라는 책은 바로 그런 자기 체험을 소개한 책이다. 그런 만큼 이 책은 독특하다.
하루하루를 빈틈없이 산다는 것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말과 통한다. 자칫 하다가는 생활이 참으로 무미건조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전작 본인은 그렇게 사는 삶에서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이러한 자신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체험적 삶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자료 : 인터넷(다음), 이하 같음>
저자는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생산성 문제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때는 두 곳의 기업에 취업이 확정되었지만 모두 거절하고 생산성 문제와 관련한 나름의 연구와 실험을 병행했다고 한다.
그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스스로를 실험했다. 그는 원래 저녁형 인간이었는데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기로 하는가 하면 오랜 시간 명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이 생산성을 높이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얼마나 높이는지를 스스로 찾아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들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의 실험과 그로부터 나타난 꽤 괜찮은 성과를 연관해서 오롯이 담아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수많은 생산성 향상과 관련되는 책을 찾아 읽었고, 그 속에 소개된 내용들 중 의미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일일이 체험해 보면서 그것이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그가 알아낸 사실은 생산성을 높이는 요소는 시간, 에너지, 집중력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집중력을 최대한 고양시키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관건이라는 말이다. 생산적인 사람의 의미하는 바는 계획했던 일을 모두 했는가의 여부와 관련된다.
하루 원고지 1장의 글을 쓰기로 작정했는데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면 그는 생산적인 것이다.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최근 1년 중 최고의 휴식 시간을 보냈다면 이 역시 생산적이다.
책은 모두 8개의 장에서 그가 실천한 내용들과 독자들도 해보기를 권하는 도전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그 과제를 충실히 따라하다 보면 나름대로 생산성 향상의 의미를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스스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프로그램에 매진할 것이라 여긴다.
생산성 향상은 삶의 질을 높이겠지만 무엇보다 그것이 돈과 지위로 연결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직장에서는 당연히 생산성을 높이는 직원이 우대를 받을 것이니 연봉을 고공행진을 할 것이고 지위 또한 상승할 것이다.
생산성을 향상한다는 말은 결국 일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한다는 말이다. 불필요한 시간이나 잡생각을 줄이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도를 높이면 일의 효율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는 시간 절약과는 다른 문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이 업무를 위한 에너지와 집중력이다.
1장에서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스마트한 삶을 살 것을 권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생활습관을 그에 맞게 고쳐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명상에 도전하기, 중요한 일 세 가지 선택하여 집중하기 등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2장은 효율적인 시간에 대한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거들떠보기 싫은 일과 친해지기,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쓰기, 규칙적으로 인터넷 차단하기 등이 실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다. 사실 거들떠보기도 싫은 일은 뒤로 미루거나 아예 처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규칙적으로 인터넷 차단하기는 실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서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컴퓨터에 전원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나름대로 생활의 여가랍시고 스마트폰으로 ‘스도쿠’ 게임을 즐기고 컴퓨터로는 바둑을 두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를 시청하면서도 다시 인터넷으로 여러 기사를 훑어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모든 행동들은 그저 시간 죽이기에 다름 아니었다.
3장은 재미있게도 ‘오래 일하지 마라’는 것이다. ‘시간이 돈이다’라는 금언은 오늘날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은 더 이상 돈이 아니라 생산성이 돈이다. 지식경제시대에 더욱 생산적이기를 원한다면 시간 관리는 에너지와 주의력 관리보다 부차적이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로 인류는 분초까지 쪼개가며 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공장을 가동하고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시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시간과 급여를 교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는 분명 시간은 돈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의 중추는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정보기술, 엔진어링, 법률, 컨설팅, 회계 등이 포함되며, 에플, 구글, 보잉, 제너럴일렉트릭, 맥킨지앤드 컴퍼니, 딜로이트 등의 기업이 모두 해당된다.
지식경제시대 인류는 시간 이외에 수많은 것들, 즉 시간과 주의력, 에너지, 기술 지식, 사회적 지능, 궁극적으로 생산성으로 구성된 특정 형태의 조합을 급여와 교환한다. 더 이상 시간이 돈이 아니므로, 오래 일하는 것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능사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9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는 일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더욱 생산적이기를 원한다면 시간 관리는 에너지와 주의력 관리보다 부차적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일주일에 20시간 일하고 행복하게 살기 프로젝트를 실천한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4장은 ‘사유의 공간’을 비워두라는 경구로 시작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메일 확인과 같은 보조 업무는 하루 일과의 필요악으로 이런 일에 소비하는 시간과 주의력과 에너지를 줄이는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열쇠 중 하나다.
영향력이 낮은 일을 단순화할 때 큰 효과를 얻는다. 이는 그 일에 쏟을 시간과 주의력을 줄일수록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주의력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을 줄이고 대부분이 시간을 가장 생산적인 일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5장은 ‘마음의 고요 찾기’를 주제로 할 일 목록 만들기와 머릿속 비우기, 일상에서 한 발 물러나 관찰하기, 생각이 방랑하는 시간 갖기 등을 제시하고 그 각각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6장은 ‘주의력 근육 단련하기’인데, ‘속도를 늦추고 의식적으로 일하기, 디지털 단식하기,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기, 마음 챙김과 명상을 일상화하기 등에 대해 실천 사례와 실천 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업무를 할 때 컴퓨터에 할 일을 여럿 한꺼번에 띄워놓고 시간 틈틈이 이 일 저 일을 번갈아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럴 때 능률이 오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즉, 하기 싫은 일을 오래 붙잡고 있기보다 이 경우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7장은 ’에너지 재충전‘을 주제로 저자의 실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작은 변화로 식습관 개선하기, 에너지를 위해 마시기, 운동으로 뇌 기능 키우기, 잠자리에 드는 시간 통제하기 등이 그것이다. 이 장은 과유불급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듯싶다.
마지막 8장은 실천 사례에 대한 나름의 결론에 해당하는 장으로 저자는 자기 자신에게 관대할 것을 충언하고 있다. 읽으면서 그가 이 모든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을 일일이 실천을 해보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다.
그는 실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방문하여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으며, 마침내 테드 닷컴에서 가장 스마트하게 사는 사람이라며 인터뷰 요청이 왔다고 한다. 그의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실천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프로그램 실천을 위해 금욕생활까지 자처했다. 금주, 금연은 물론 커피, 설탕 등도 모두 끊었다고 한다. 그가 간간히 제시한 프로그램들을 보면 대인관계도 불필요하다 싶으면 끊었을 것이다. 스마트한 삶이 아니라 너무 건조한 삶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떻든 세상을 품에 안아보고 싶은 젊은이들이라면 한번쯤 도전을 해볼 것을 권한다. 나의 경우 연령이 조금 연식이 지난 터라 그 모든 것을 일일이 도전하기에는 역불급일 것이나 몇몇 프로그램은 실천해 보려고 한다. 삶이 조금은 더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