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74 충돌과 추돌
"아이고 죽겠네. 주말에 공원으로 놀러 가는 길에
마주 오는 차랑 추돌 사고가 났지 뭔가"
"정말인가. 나도 며칠 전에 달리던 앞차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충돌했지 뭔가.
그 때 내 뒤에 오던 차들도 줄줄이 충돌하는 사고고 났지"
위 예문처럼 사람들은 충돌과 추돌을 거의 같은 뜻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두 말은 그저 (서로) 부딪쳤을 때 같은 뜻으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사전을 살펴보면 이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충돌은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을 뜻한다.
`자동차가 마주 오던 트럭과 충돌했다/
친구끼리 의견이 다르면서 마침내 충돌을 일으켰다"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추돌은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뒤에서 들이받음"을 뜻한다.
여기서 주의할 내용은 바로 `뒤에서"라는 제약 조건이다.
즉 자동차, 기차,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이 뒤에서 앞의 교통수단을 들이받았을 때
`추돌"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다.
`급정차한 버스 때문에 뒤에 오던 차들이 연속으로 추돌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우회전하던 차가 직진하던 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로 써야 하는 것이다.
뉴스 앵커들의 사건사고 뉴스를 잘 듣다보면 이런 차이에 신경 쓰는 모습이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가 마주 오던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갑자기 뛰어든 노루에 놀라 정지한 자동차 때문에 5중 추돌 사고가…"라며
충돌과 추돌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위 예문도 각각 `마주 오는 차랑 충돌…"과
`줄줄이 추돌하는…"으로 고쳐 써야 한다.
▲`하므로"와 `함으로"
하므로는 동사 어간 `하-"에 까닭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므로"가 붙은 형태로
`하기 때문에"란 뜻을 나타낸다.
용례에는 `그는 부지런하므로 잘 산다" `학자이므로 아는 게 많다"가 있겠다.
이에 반해 `함으로"는 `하다"의 명사형 `함"에 조사 `으로"가 붙은 형태로
`하는 것으로(써)"란 뜻을 갖는다.
`그는 열심히 공부함으로(써) 잘 살게 됐다"
`열심히 일함으로써 빚을 갚았다"가 그 예다.
문장의 앞 절이 뒤 절의 `이유, 원인"이 되는 것은 하므로를 써야 하고,
앞 절이 뒤 절의 `수단, 도구, 재료"가 되는 것은 함으로를 써야 한다.
하므로와 함으로는 함으로에만 `-써"를 붙일 수 있는 것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