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에 한가로이 떠 있는 솜털구름이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좋은 날, 행복한 아침.....
출근길에 나서는 아내의 손을 꼬옥 잡고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그리고 문자로 사랑의 멧세지를 띄웠다.
여보! 고마워요~ 오늘이 바로 우리의 결혼 31주년 기념일인데 당신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부족한 사람과 함께 살아오며 고생도 많았고 당신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구려... 위로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근래 두어달 동안 오십견, 관절염 등으로 시름시름 통증에 시달려 온 터여서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이제야 철이 들었는지 그 어느때보다도 가사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이지만 아내의 모습이 늘 안쓰럽게만 느껴진다.
31년 전 오늘 우리는 서울 청량리 신라예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었고 오늘까지 남매 둘을 낳아 딸은 시집보내고 막내 아들녀석은 아직도 부모 품에서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데 그래도 큰 탈 없이 자라준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신혼 초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200만원짜리 단칸 방을 얻어 좁은 부엌에서 쪼그려 앉아 샤워하고 연탄불이 꺼져 차가운 냉방에서 겨울밤을 벌벌 떨며 밤을 지새운 서러운 시절을 겪었다.
좁은 방에 부부가 단 둘이 앉아 밥상을 놓고 감사의 기도로 시작한 우리의 신혼살림은 정말 초라할 뿐이었다.
이불장, 책꽂이, 비키니 옷장에 책상 하나 놓고 책을 보며 도심 속 수급자와 같은 어려운 삶을 살았다.
7남매를 아버지 혼자 벌어 기르시느라 장가 밑천조차 단 한 푼 받지 못한 터라 오직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믿음 하나로 시작했던 세간살림 이었으니까... 어린 딸을 자전거에 태워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우린 직장을 향해 종종 걸음을 내딛었다. 열심히 벌어야만 생존할 수 있었기에 부지런히 뛰고 또 뛰었다.
어언 세월은 덧없이 흘러 나이 5십 중반을 넘고 6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르고 보니 깊은 감회에 젖어들게 된다.
보잘것 없고 가난한 가정의 셋째 아들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지금까지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기만 하다.
나이가 들어 사회복지에 뛰어들어 변변치 않은 봉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평 한 마디 없이 나의 뒷바라지를위해 헌신한 아내와 가족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행복한 오늘.... 뜻깊은 날!
비록 물질의 풍족함은 누리지 못한다 할지라도 마음은 천국이요 풍성한 행복감으로 가득하다.
부족한 사람을 위해 끊임 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성원을 아끼지 않는 많은 지인들과 사랑하는 애제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제 여생을 이웃들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소인의 결혼 31주년에 부쳐 간단한 소회를 나누며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드리고 싶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2010년 9월 29일..... 결혼31주년을 맞는 아침에 강 준 원 글씀
첫댓글 힘든시기가 있었기에 그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희망을 줄수있는 힘을 가지셨지요.항상 감사하고 있고, 순간순간 힘을 얻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지요.교수님의 콸콸쏟아내는 힘은 결국 곁에서 항상 함께하시는 사모님의 멋진 배려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축하드려요!진심으로요.......
교수님 멋지세요!!
남은 날 살아온 날보다 더 행복하고 가슴 따뜻한 시간들을 사모님과 함께 하시길 기도함다.
열강의, 찰방진 글솜씨에 여러 사람들이 취해서 반하시겠어요.ㅎㅎ훗
사랑합니다..
늦었지만 누구보다도 깊은마음으로 축하드리며 존경합니다~~~교수님의따뜻한 마음과 눈빛으로 사모님과 가족들에게 충분한 위로와 사랑이 전달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두분의 수고와 애씀이 주님의 은혜가 지금의 복된가정을 꾸리도록 하셨겠지요^^노련한 교수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더욱행복한 가정이루시고 두분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교수님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항상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슴 뜨거운 사회복지사가 되라는 교수님의 말씀 항상 깊이 새기고 실천하겠습니다..^^ 교수님을 만나 사회복지사로서의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어요.. 항상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교수님^^ 결혼 31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항상 기도할게요..^^
교수님^*^ 교수님의 마음이 아름답네요.....
사모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결혼한지 20년이 넘어가는데 바가지가 남편에게 베푸는 미덕으로 생각하고 늘 긁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되겠네요^^ 31주년 결혼기념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수님, 글을 읽어내려오면서 마지막 글머리쯤에서 눈물이 핑돌고 가슴이 찡해져 옵니다.김소운의 수필 '가난한 날의 행복' 에서 '왕후의 밥, 걸인의 찬'처럼 삶의 풍경이 떠올려집니다. 교수님! 사모님과 항상 건강하시며 행복하시기를 소원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