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8:16-31
찬송가 327장 ‘주님 주실 화평’
민수기에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을 차지하기 전, 전쟁에 나갈 군인의 수에 관한 기록이 있습니다. 두 번을 계수했습니다. 첫 번째는 출애굽 2년 초에 했으며, 두 번째는 이스라엘이 40년 광야 생활을 마칠 즈음에 하였습니다. 비록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 결과로 40년 광야 생활을 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으로의 인도 약속을 파기하지 않으셨고,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들여보내시기 얼마 전에 이스라엘의 수를 한 번 더 계수하도록 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40년 광야 생활 동안 그들의 수가 줄어들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의 결과, 은혜였습니다. 두 번째 군인 계수가 끝난 후, 민수기의 자연스러운 순서는 요단강을 건너는 과정이라든지 입성 후 땅을 차지하는 과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에 관한 규정이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군대는 세상의 군대와 달리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제사법, 즉 말씀을 잘 준수하는 것이 어떤 군사 전략 이상으로 중요함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제사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 회복 또는 유지에 초점이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지 못하다면, 전쟁이나 어떤 것을 하더라도 무의미할 뿐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데스 바데아 불신 사건 이후, 가나안 족속과의 전쟁에서 패배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난 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음을 출애굽 2세대들이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하나님과 바른 관계 안에서 정복 활동과 정착 생활이 이루어져 함을 보여주는 기록순서인 셈입니다. 하나님의 군대,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 중심으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고자 28장 29장에 제사 관련 규정이 기록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제는 매일 드리는 제사, 매주 안식일에 드리는 제사, 그리고 매월 첫날에 드리는 제사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절기에 관한 제사 규정 중 무교절과 칠칠절에 관한 제사 규정입니다.
유월절, 무교절(16-25)
16 첫째 달 열넷째 날은 여호와를 위하여 지킬 유월절이며
‘첫째 달’은 이스라엘의 종교력 1월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 이전에는 ‘첫째 달’을 ‘아빕월’이라고 불렀으며, 포로기 이후에는 ‘니산월’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태양력으로는 3~4월에 해당합니다. 이스라엘 종교력 1월 14일은 유월절입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하기 전 애굽의 처음 난 것은 모두 죽었지만,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랐던 이스라엘의 모든 집은 죽음의 재앙이 넘어갔습니다, 이 날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이날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구원받은 날이기에 구원을 기념하며 기뻐하는 날이며, 구원을 베풀어 주신 ‘여호와를 위하여 지킬’ 절기입니다. 우리 역시 구원받은 사람으로서 구원을 베풀어 주신 하나님을 기억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17 또 그 달 열다섯째 날부터는 명절이니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 것이며
‘그 달’이란 16절에서 언급한 이스라엘 종교력 1월을 가리킵니다. ‘열다섯째 날부터는 명절이니’라고 하는데, 1월 15일부터 명절이라는 말입니다. 이 명절은 무교절입니다. 무교절은 유월절 다음 날, 15일부터 7일 동안 지켜야 할 절기입니다. 이 절기는 유월절과 이어지기 때문에 무교절과 혼용하면서 후대에 명확히 구분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복음서를 보면(막14:1, 눅22:1), 유월절과 무교절을 구분 없이 불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 22장 1절은 “유월절이라 하는 무교절이 다가오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무교절에 먹을 음식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 무교병입니다. 무교병을 먹게 된 기원은 출애굽할 당시 이스라엘이 유월절 어린 양의 고기와 쓴나물과 함께 누룩 없는 빵을 먹었던 날에 있습니다. 급히 먹고 애굽을 떠나야 했기에, 곡식 가루 반죽에 누룩을 넣어 발효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우리 역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평소와 달리 포기해야 할 때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18 그 첫날에는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1월 15일부터 시작되는 무교절 첫날에는 성회로 모이라고 명령하십니다. 각자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노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무교절 첫날은 생업을 멈추고 성회로 모여, 나의 생계를 책임져 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쉬라고 하신 날에 하루 일을 더 하면 일이 더 잘 될 것 같고 수입이 더 오를 것 같지만, 그것은 착각일 뿐입니다.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길게 보면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나를 먹이시고 입히시고 인도해 주시며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시는 하나님께서 쉬게 하시는 날은 쉬어야 합니다. 쉬어도 삶의 문제가 없게 해 주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19 수송아지 두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된 숫양 일곱 마리를 다 흠 없는 것으로 여호와께 화제를 드려 번제가 되게 할 것이며 20 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한 마리에는 십분의 삼이요 숫양 한 마리에는 십분의 이를 드리고 21 어린 양 일곱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22 또 너희를 속죄하기 위하여 숫염소 한 마리로 속죄제를 드리되
무교절 7일 동안 매일 드릴 제물입니다. 짐승은 세 종류인데 수송아지, 숫양, 숫염소입니다. 숫양은, 큰 것은 한 마리 작은 것은 일곱 마리를 제물로 드려야 했습니다. 총 11마리입니다. 제사의 종류는 번제, 소제, 속죄제입니다. 어제 살펴본 매월 첫날 드리는 번제, 소제, 속죄제와 똑같습니다.
23 아침의 번제 곧 상번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 24 너희는 이 순서대로 이레 동안 매일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의 음식을 드리되 상번제와 그 전제 외에 드릴 것이며 25 일곱째 날에는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니라
무교절 기간 매일 드리는 제사가 있을지라도, 평소 매일 드리는 상번제는 빠뜨릴 수 없었습니다. 평소 매일 드리는 제사는 아침과 저녁에 각각 한번씩 드렸습니다. 23절을 보면 아침에 상번제를 드린 후 무교절 제사를 드려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24절에 ‘이 순서대로’라는 말씀을 통해, 제사의 순서 즉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규정대로 제사를 드려야 함을 주목해야 합니다. 25절에는 무교절 일곱째 날에 해야 할 일에 관한 하나님의 명령이 있는데 원문에서 번역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어 ‘라켐’입니다. 첫날에 해야 할 일이 있는 18절 원문에는 ‘라켐’이 없습니다. ‘라켐’의 뜻은 ‘너희를 위하여’입니다. 무교절 제7일째, 즉 이스라엘 종교력 1월 21일에는 무교절 첫째 날처럼 아무 노동을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성회로 모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마지막 날은 무교절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날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날에 즐거워하라는 의미입니다. 구약 시대 무교절 7일째 성회로 모이는 것처럼 오늘날 주님께서 허락해 주신 주일 예배를 드린 후, 하나님께서 믿음의 사람들, 가족이든 교우들이든 함께 쉬면서 기쁨을 누리는 한 날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칠칠절(26-31)
26 칠칠절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에 너희가 여호와께 새 소제를 드릴 때에도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칠칠절은 유월절 이후 7주가 지난 날입니다. 칠칠절은 밀과 보리를 수확하는 시기이기에 맥추절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칠칠절은 유월절 이후 7주가 지난 다음 날이기에,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에서는 이날을 50번째 날을 의미하는 절기, ‘펜테코스테’ ‘오순절’이라고 불렀습니다. 구약 시대 밀과 보리 추수로 인한 감사의 날에 신약 시대 마가의 다락방에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오순절 성령님이 임한 날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구약 시대의 물질적 풍요로움의 날이 신약 시대에는 영적인 풍요로움의 날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우님의 삶이 물질적 풍요로움의 복이 임할 뿐만 아니라 영적 풍요로움의 복이 더 하길 축복합니다.
27 수송아지 두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된 숫양 일곱 마리로 여호와께 향기로운 번제를 드릴 것이며 28 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한 마리마다 십분의 삼이요 숫양 한 마리에는 십분의 이요 29 어린 양 일곱 마리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30 또 너희를 속죄하기 위하여 숫염소 한 마리를 드리되 31 너희는 다 흠 없는 것으로 상번제와 그 소제와 전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
구약 시대 칠칠절에 드리는 제사와 제물은 무교절 기간에 드리는 제사와 제물과 같습니다. 또한 칠칠절 제사에서 제물을 하나님께 바치더라도, 평소 매일 드리는 제사는 변함없이 드려야 했습니다. 구약 시대 매일 드리는 제사, 즉 상번제를 오늘날 비교해 보자면, 새벽기도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절기를 맞이하더라도 매일 드리는 제사를 빠지지 않도록 하셨음을 생각해 볼 때, 매일 드리는 예배, 예배의 삶, 삶의 예배, 매일 하나님과 교통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변함 없이 이 새벽기도회에 동참하신 교우님들은 앞으로도 어떤 일이 있으시더라도, 이 귀한 은혜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삶의 터전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이스라엘이 군대를 계수하듯이 점검해야 할 것을 점검하더라도, 정작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킬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잘 누릴 수 있으며, 나아가 죄에 대하여 우는 사람이 되어, 세상에 다양한 이유로 우는 사람에게 주님을 만나게 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십시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매일 구원과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해야 함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별한 날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더라도, 매일 하나님께 감사와 삶의 예배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아버지께서 허락해 주신 삶의 터전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 중심의 삶을 놓치지 않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이웃과 친구 중 우는 자들에게 진정한 웃음을 주시는 주님을 전하는 통로가 되게 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유월절은 어떤 절기입니까?
2. 무교절은 유월절과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3. 칠칠절은 오순절과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4. 무교절과 칠칠절의 제사를 드리는 날에 매일 드리는 상번제를 생략할 수 있습니까?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5. 하나님을 향해 눈을 드는 사람이 매일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작성: 김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