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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아토피, 그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은 더워지는 날씨와 더불어 심해지는 가려움 때문에 더욱 힘들다. 밤마다 가려움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대기 일쑤다. 자기도 모르게 긁어댄 피부는 진물이 흐르다, 세균에 의해 2차 감염을 일으켜 누런 농이 자리 잡게 되고 가려움증이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이는 성장장애를 가지는 비율이 높다. 점점 늘어나는 아토피성 피부염, 그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올바른 한의학적 치료방법을 알아보자.
소아 아토피의 원인.
서양의학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을 유전학적 소인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상 상 아토피는 유전적 조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양부모가 모두 아토피 병력이 있는 경우 소아 역시 약 80%의 비율로 아토피성 피부염에 이환된다는 보고가 있다. 부모 중 한쪽만 아토피 병력이 있는 경우 소아는 약 50% 가량의 비율로 아토피에 이환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도 소아 아토피는 태열(胎熱)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부모에 의해 아토피 소질이 전해진다는 양방의 의견과 비슷하다. 그러나 유전적 원인 외에 다양한 원인들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는 식생활 및 주거환경과 태생적인 장부의 불균형이다. 이런 원인들의 경중 및 선후를 정확하게 변별한 후 치료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소아 아토피의 증상
아토피는 일반적인 지루성 피부염 및 접촉성 피부염과 감별해야 하는 만큼 세심한 주의관찰이 필요하다. 대체로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알레르기성 피부염 환자의 70% 이상이 피부에 아토피 상태가 병발하는 경우가 많다. 세부적인 아토피성 피부염의 임상적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가려움증 및 피부 갈라짐이 나타난다.
2.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경과를 보인다.
3. 습윤성 증상(진물, 갈라짐)이 나타난다.
4. 아토피의 병력 혹은 가족력이 있다.
5.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
소아 아토피의 치료방향.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환자를 치료 할 때 세 단계를 거쳐 치료한다. 첫 번째 단계로서, 몸 안의 열독을 제거하는 약제를 투여함과 동시에 침 치료를 병행하여 가려움증을 감소시켜준다. 이 단계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한 경험이 있는 소아는 초기 반동현상에 의해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체질에 따라 처방되는 약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증이 수그러들기 시작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오장육부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체력을 강화하는 치료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에서 소아는 가피가 떨어져나가고 점차 소양증이 사라져 긁지 않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아토피를 앓는 동안 생긴 흔적들을 최대한 치유하고, 재발하지 않게 관리하는 모니터링이다. 이 단계는 꽤 오랜 시간 지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아토피는 쉽게 재발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체질과 아토피.
아토피는 체질에 따른 정확한 처방과 더불어 각 약제들을 교체하는 적절한 타이밍과 적절한 식습관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치료가 잘된다. 아토피는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후천적인 생활 패턴으로 인해 발생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는 자신의 체질을 알고 체질에 이로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취침 전 독서 어린이 숙면에 도움
매일 밤 같은 시간대에 책을 읽거나 차분한 활동을 생활화하면 어린이들이 수면 중에 악몽을 피할 수 있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25일자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취침 전에 일상화하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차분한 활동으로 △독서를 비롯해 △목욕 △칫솔질 △퍼즐게임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부모들은 어린이들에게 이런 활동중 서너 가지를 매일 밤 45분 가량 꾸준히 하는 것을 생활화하도록 하고 일정한 시간에 취침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디 민델 캐나다 수면협회 부회장은 권했다.
민델은 "이런 활동을 일상화한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훨씬 더 잠을 잘 잔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특히 도움이 되는 활동은 독서로, 이는 어린이의 식자(識字) 능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수면에 방해를 유발하는 컴퓨터나 TV에 매달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이중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물론 어린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들은 쉽고 간단한 활동을 생활화하도록 어 권장해야 한다.
이런 취침 전 활동은 어린이들의 수면 습관에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어린이들이 자신의 부모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수면치료사인 킴 웨스트가 강조했다.
캐나다 수면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않는 어린이들에게는 비만이 우려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10세의 어린이 중 하루에 10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어린이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잠을 자는 어린이에 비해 과체중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은 하루에 적어도 10시간에서 12시간까지는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수면협회는 밝혔다.
최근 공개된 인스티튜트 오브 메디신의 자료에 따르면 수면부족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건강에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아이들 바로 세우자] 바른 자세 Q&A
네 발 달린 동물들에겐 척추 질환이 없다. 체중을 네 다리가 고루 나눠 지탱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척추 질환을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생긴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의자를 이용하는 좌식생활이나 컴퓨터의 보급도 허리에 더욱 부담을 주는 문화로 지적된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어떤 자세, 어떤 생활습관이 필요할까.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 본다.
- 바른 자세란 무엇인가?
균형 잡힌 척추는 작은 뼈들이 옆에서 봤을 때 S자 모양을 이룬다. 바른 자세란 이러한 S자 모양을 최대한 살리면서 앞뒤 좌우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뒤로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곧게 펴 등받이에 기대면 된다. 등받이 부분이 직선이거나 허리 굴곡과 맞지 않으면 쿠션이나 타월을 둥글게 말아서 받치면 좋다. 목을 빼지 않고 턱을 안쪽으로 당기는 것도 '일자목 증후군'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 바른 자세라 해도 같은 상태로 오래 앉아 있으면 좋지 않다던데?
기본적으로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부담을 더 준다.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편안히 누워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이 30이라면 서 있을 때가 80이다. 그런데 앉아 있을 때는 아무리 바른 자세라 해도 이 부담이 100이 된다. 몸을 구부리면 수치는 또 늘어난다. 앉아서 몸을 구부릴 때 허리가 느끼는 압력은 120이다. 편히 누운 자세의 네 배나 된다. 책상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한다면 50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몸을 풀어 줘야 하는 이유다.
- 아이들 자세를 위해 좋은 책상이나 의자는?
우선 앉은 키에 맞는 높이가 중요하다. 책상은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올려놓을 때 어깨가 들려 올라가거나 축 늘어지지 않고 편한 게 적당하다. 의자는 역시 무릎이 직각이면서 발이 바닥에 편하게 닿을 정도의 높이여야 한다. 만약 책상이 너무 높고 조절할 수 없으면 의자 높이를 올리고 발 받침을 놓도록 한다. 의자의 쿠션은 너무 딱딱하거나 푹신한 것 모두 좋지 않다. 또 가능하면 의자는 바퀴가 없고 회전되지 않는 고정형을 고르도록 한다. 바퀴나 회전형은 자세를 계속 틀어지게 만든다.
- 잘 때도 자세가 중요하다던데?
척추 모양이 틀어진 아이는 잘 때 자세도 틀어진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자는 시간까지 자세를 억지로 바로잡는 건 무리다. 오히려 숙면을 방해해 자세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잠자는 시간은 근육도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베개 높이도 자는 자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척추의 S자 모양이 최대한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즉 바로 누워 자는 아이에겐 목뼈 부분을 편하게 받쳐 주면서 머리는 바닥에서 5c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하는 베개가 좋다. 주로 옆으로 누워 자는 아이라면 목뼈를 받치는 부분이 좀 더 높은 베개가 적당하다.
지구 온난화로 꽃가루 알레르기 심해진다
기후 온난화가 천식과 알레르기를 증가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인터넷판 등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에 있는 알레르기, 천식과 면역 센터 대표이자 워싱턴대 교수인 제프리 드마인 박사 등은 “지구 온난화로 꽃가루 계절이 늘어나고 곤충이 더 많이 번식하며, 공기 중에 오존이 더 많이 생겨 알레르기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드마인 박사는 “기후 변화는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며, 습한 지역은 더 습해지고 건조한 지역은 더 건조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습한 지역에서는 곰팡이 알레르기가, 건조한 지역에서는 꽃가루나 공기 중 다른 자극물로 인한 알레르기 문제가 커진다는 해석이다.
겨울철 기온 상승에 따르는 생태계 변화는 이미 알래스카에서 시작됐다. 알래스카의 겨울 평균 기온은 평균 섭씨 3.4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눈이 더 빨리 녹고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꽃가루 철이 길어지면서 곤충이 6.2배 많아졌고 식물에도 영향을 줬다. 드마인 박사는 현재 추세라면 2100년에는 알래스카 툰드라 지역의 90%가 숲이 되고 나무의 종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데이비드 페덴 박사는 “오존 수치가 높아지는 것도 천식 증세를 늘리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알레르기 피해를 줄이려면 꽃가루나 오존 등으로 공기 오염 수치가 높을 때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따뜻하고 햇볕이 나고 건조한 날씨에 꽃가루가 가장 심하다. 야외 활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알레르기와 천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마인 박사는 “꽃가루는 아침에 가장 많고 풀은 아침 저녁으로 자란다”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으면 점심 저녁에 활동하고 풀 알레르기가 있으면 낮에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천년 동안 인류를 괴롭힌 10대 전염병
신종플루, 손발입병(수족구병)에 A형간염까지…. 대한민국에 때 아닌 전염병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사실 전염병은 인류 역사의 가장 큰 공포였다. 인류는 지난 1000년 동안 자연자원을 찾아 이동할 때마다 새로 만난 바이러스와 세균 때문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은 인류 문명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인류는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집단공포 속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생존의 메커니즘을 배워야 했다. 지금까지 인류가 정복한 전염병은 천연두 하나밖에 없다. 지난 1000년간 인류를 괴롭힌 전염병을 짚어본다.
① 12세기의 한센병= 문둥병, 나병으로도 알려진 이 병은 구약성경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깊다. 11세기 십자군전쟁 중 중동에서 ‘강력한 나균’이 유럽에 들어와 13세기까지 급속히 번졌다. 레프로사리움 또는 라자렛토라고 불리는 수용소가 잇따라 생겼다. 그러나 한센병은 곧 이은 ‘대재앙의 전주곡’일 따름이었다.
② 14세기 ‘흑사병(黑死病)’=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숨지게 한 페스트는 1348년 유럽에 상륙했다. 페스트는 인도와 아시아 남부에 살고 있는 곰쥐의 벼룩을 통해 옮겨지는데 14세기 몽골군의 침략에 따라 유럽으로 몰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페스트가 창궐할 때는 모두가 ‘미쳤다.’ 독일에선 서로 채찍질하면서 고행을 즐기는 광신도들이 급증했고 유태인들에 대한 집단 살육도 숱하게 이뤄졌다. 페스트는 인간성의 본질을 생각게 했을 뿐 아니라 민족국가 탄생과 종교개혁 등 문명의 대전환을 불러왔다. 사람들은 무력한 교회 대신 페스트에 대해 비교적 신속히 대처한 도시 정부를 믿기 시작했으며 라틴어에 정통한 사제들이 줄어들어 라틴어 대신 세속적 언어가 공식 문서에 쓰이기 시작하는 등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마련됐다.
소설가 카뮈는 ‘페스트’에서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는다”고 썼다. “…아마도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교훈을 일러 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서는 어떤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에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대목은 새로운 문명의 전환기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③ 16세기 매독(梅毒)= 1494년 프랑스의 샤를르 8세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의 병사로 연합군을 편성해 이탈리아를 침공했다. 그러나 나폴리에서 병사들에게서 나병보다 더 심한 피부병이 나기 시작, 긴급 철수해야만 했다. 매독 때문이었다. 최근까지는 콜럼부스가 이 병을 신대륙에서 가져왔고 스페인 병사들을 통해 퍼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전에 유럽에서 유행했던 질병 프람베시아가 사실은 매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은 ‘신대륙 기원설’과 ‘균 변이설’이 서로 싸우고 있는 형편이다.
유럽에 매독이 창궐한 것은 매춘 문화의 극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509년 베니스 인구 30만 명 중 30분의1인 1만1000여명이 매춘부였을 만큼 유럽은 매춘의 대륙이었다. 매독이 성병으로 알려지자 매독 환자들은 수모 속에서 나환자촌으로 추방됐지만 나환자들조차 그들과 같이 있기를 꺼렸다. 그러나 귀족들 사이에서 매독이 만연하자 이 병에 걸리지 않은 남자를 목석으로 여겼다. 볼테르는 그의 시에서 매독을 ‘사랑의 꽃다발’로 표현하기도 했다.
④ 발진티푸스= 매독과 비슷한 시기에 키프로스 섬에서 전투에 참여했던 병사들을 통해 스페인에 들어왔다. 1526년 이탈리아를 침공한 프랑스 군에서 돌았으며 19세기 초 아일랜드 감자 기근 때 다시 유행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200만∼3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군사적으로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지만 인구를 크게 줄이지는 않았다.
⑤ 아메리카를 초토화한 역병 천연두= 유럽이 매독과 발진티푸스 등에 시달릴 때 ‘신대륙’ 아메리카는 생전 처음 겪는 역병에 시달려야만 했다. 스페인의 침입 이전 아메리카의 인구는 대략 1억 여 명이었으나 이 중 90% 이상이 새 전염병 때문에 숨졌다. 바로 1518년 유행한 천연두였다.
2년 뒤 아스텍의 원주민들은 침략군인 스페인 군을 물리칠 기회가 있었으나 천연두 때문에 퇴각해야만 했다. 천연두는 아스텍의 국경을 넘어 과테말라 잉카제국 등을 초토화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적 이 병에 감염돼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던 것.
1980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에서 사라졌다고 공식발표했다. 3년 전인 77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환자가 발견된 뒤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던 것이다. 국내에서는 1960년 세 명이 이 병에 걸린 것을 끝으로 환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환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무서운 병이다. 지구는 천연두의 처녀지(處女地)가 됐다. 그래서 천연두균이 나돌면 스페인 침략기의 아메리카 격이 되기 십상인 것이다.
⑥ ‘백색 페스트’ 결핵= 인도에선 기원전 1000년경, 중국에선 수나라 때 결핵에 대한 기록이 있었지만 대규모 창궐은 유럽에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19세기에 비로소 이뤄졌다. 최근 200년 동안 10억 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시인 키츠, 소설가 애드가 앨런 포, 음악가 쇼팽 등이 모두 희생자였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사망률이 최고다. 매년 3만 명에게서 발생해 2500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최근 여성의 무리한 다이어트가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⑦ 스페인독감= 신종플루 때문에 스페인독감의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20세기 들어 세균학이 승리를 거두고 있었지만 뜻밖의 복병이 나타났다. 이탈리아말로 ‘천체의 영향’이란 뜻의 인플루엔자, 즉 독감이었다. 1918년부터 2년 동안 지구촌을 휩쓸면서 2500만∼1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식민지 조선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돼 14만 명이 숨졌다.
스페인독감은 1차 대전 때 미국의 병영에서 첫 발생했으며 병사들의 이동에 따라 세계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선 프랑스 전선에서 먼저 발병했으나 스페인 언론에서 이를 보도했다고 해서 스페인독감이라고 이름 붙었다. 다른 나라는 전쟁으로 인한 보도통제 때문에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던 것. 스페인독감은 1차 유행 뒤 2차 유행 때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는데, 이 때문에 전염병 전문가들이 현재의 신종플루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⑧ 콜레라= 이것도 유럽의 식민지 정책이 퍼뜨린 병이었다. 콜레라는 원래 인도의 벵갈 지방에 유행하던 풍토병. 1817년 영국군의 배를 통해 캘커타로 옮아졌고 1826년 벵갈 지방에 재유행하면서 러시아 남부에까지 퍼졌다. 러시아는 전쟁을 통해 페르시아 터키 폴란드 등에 이 병을 옮겼고 1830년대엔 이집트 영국 캐나다 미국 멕시코까지 퍼졌다. 무엇보다도 이 병은 이슬람 지역을 초토화했다. 1831년 이슬람교도의 순례지인 메카에 상륙, 1921년까지 최소 40번 유행하면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것.
⑨ 말라리아= 기원전부터 아시아와 유럽 등에 있었으며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의 기록에도 나오지만 아메리카에는 없었다. ‘콜롬부스의 선물’로 추정되며 1493년 남미를 초토화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0년에 24억 명이 이 병에 걸렸지만 지속적인 모기장 공급 운동의 덕분에 5억 명으로 줄었다.
90년 초 발간된 브리태니커 사전에선 국내에선 근절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근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어떤 매독 환자들은 말라리아에 걸리면 매독이 빨리 낫곤 했다. 율리우스 바그너 등은 이 사실을 발견해 1927년 노벨의학상을 탔다.
⑩ 밀레니엄 최후의 역병 에이즈= 1980년 11월 미국 UCLA대학의 마이클 고트리브 박사는 생전 처음 보는 환자를 만났다. 32세의 화가였는데 목구멍에 지독한 진균 감염이 있었고 폐렴도 겹쳐 있었다. 고트리브는 이 환자의 혈액을 검사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면역 조직이 완전히 망가져 있었던 것.
같은 시간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에서도 똑같은 증세의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었다. 고트리브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즉각 보고했고 CDC의 주보를 통해 세계에 알려졌다. 83년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몽따니에 박사가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85년 왕년의 인기스타 록 허드슨이 언론에 자신이 환자임을 알리고 미국인의 심금을 울리기 전까지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병이라며 ‘쉬쉬’ 하는 차원에 머물러야 했다. 지금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어 비록 바이러스 자체를 박멸하지는 못하지만 병을 억제 관리하는 수준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