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파’라는 책은 내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꿔주었다. 나는 그동안 작가가 되어서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매우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파’의 작가는 이 이야기를 만드는데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옛날처럼 사람들마다 신분을 가지고 있다. 제일 하위권에 있는 것은 로봇이고, 그 위에는 몸 어느 한부분이라도 기계를 쓰고 있는 사람, 또 그 위에는 로봇에 관한 것은 하나도 없는 온전하지만 가난한 사람, 마지막으로 맨 위에는 돈이 많고, 온전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노예처럼 대하는 사람이 있다. 오르카호는 완벽한 인간 승무원이 서비스를 한다는 광고로 부유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우주 여행이라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오르카호 우주선 안에는 섀도 크루라는 몸 일부가 로봇으로 된 사람들이 승객들의 시선을 피해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호화로운 오르카호가 어느날 소행성에 부딪혀 궤도를 이탈하여 지구와의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몇 달 후 기적적으로 성공한 통신에서 한 승무원이 기파에 대해 언급하며 사람들은 우주선의 상황과 기파의 일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기파를 성자라고 부르기 시작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우연히 오르카호를 발견한 충담은 딸 아이를 위해 기파를 구하기 위해 오르카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우주선 안에서 생존자와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로봇이 죽기 전에 아누타와 보냈던 시간이 로봇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온전히 쉴 수 있었다고 말한 장면 그리고 아누타가 그 로봇에게 만들어준 자신을 치료해준 그 로봇에게 따뜻한 손이라고 말한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만약 오르카호가 무사히 도착했다면, 로봇과 아누타는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서로를 위해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나오는 어떠한 내용들은 외모지상주의와도 같은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오르카호는 겉에만 멀쩡하게 보이는 것을 신경쓰며, 정작 섀고 크루 사람들에게는 매우 나쁜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몸 일부가 로봇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받아온 시선, 그것으로 인해 느꼈던 감정들 모두 현실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