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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빗소리, 그리고 시간을 짐작할 수 없게 어둑어둑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잿빛 하늘색.. 저는 좋더라고요. 비가 오는 날에는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하게 닦여진 통창이 있는 카페가 최곤데.. 그쵸? 아님 거대한 통창이 있는 집에 살든가. 훗~ 언제가 그런 날이 올까요? 두무개길 옆 한강길을 지날 때 가까이에서 한남동 빌라들 보면 거대 통창이 그렇게도 멋질 수가 없던데..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헤렌하우스를 볼 때마다, 빅뱅 탑 같은 효자를 둔 부모님은 진짜 바라 보기만 해도 배부르시겠다 그래요 전. 빅뱅 활동으로 번 돈으로 헤렌하우스 사서 온가족이 이사했다는 기사 보고, 지날 때마다 이젠 빅뱅 탑이 생각나요. 탑 외에도 거긴 연예인 빌라로 유명하지만. 여튼, 비 오는 날 그런 거대 통창이 있는 집은 누구나 살 순 없지만.. 그런 여유를 카페, 또는 비 오는 날의 예쁜 펜션 여행에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도 또 비가 오네요. 이 지리한 장마가 지나면 어쩌면 비가 그리워도 자주 볼 수 없겠다 싶어서 그냥 그 정취에 푹 빠지기로 했어요. 비가 오면 제 후각은 더 민감해지거든요. 평소 잘 못 느꼈던 흙의 냄새가 비에 젖으면서 코 끝에 훅 풍겨오는 게 참 좋아요. 비 오는 날의 흙길을 걸을 때 말이에요. 그럼 전 그냥 버릇처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숨 쉬던 걸 잠시 멈추고, 요가할 때처럼 아주 천천히 의식을 하며 심호흡을 하곤 합니다. 그 흙내음이 얼마나 좋은지.. 참 감사하다, 라는 고마운 마음이 가득 차올라요. 그럼 알게 모르게 쌓였던 스트레스로 긴장되어 있던 미간이 스르르 풀어지는 기분. 그런 건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 그저 공짜로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해요. 그저 누리기만 하면 되는 우리에게 많은 선물들이 우리 주변에 널렸는데.. 그걸 모르고 사는 많은 분들을 보면, 특히 스트레스 팍팍 받으며 여유 없게 사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깝곤 해요.
눈 뜨기 힘들 정도로 세차게 쏟아지는 비는 저도 맞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보슬보슬 촉촉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이어폰 끼고 산책하는 거, 그건 무척 좋아한답니다. 우산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빗길을 뛰어갈 땐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지만, 일부러 우산을 놓고 나와 비에 젖어도 민망하지 않은 트레이닝 차림으로 자박자박 걷는 건 생각보다 꽤 근사하거든요. 비 올 때마다 그렇게 뛰쳐나가면 사차원 소릴 듣겠지만.. 그렇게 가끔 일부러 우산을 놓고 하는 여름날의 빗길 산책은 다른 계절엔 누릴 수 없는 정취가 있어요(다른 계절엔 그렇게 비 맞다간 바로 감기에~). 그깟 산성비 한 두 번 맞는다고 피부가 썩겠어요, 두피가 망가지겠어요! 조금 해롭다 한들 어떠리. 그보다 더한 사색과 낭만을 즐길 수 있으니까 충분히 나는 송알송알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차분한 사색을 즐길래, 이래요. 그렇게 지난 토요일에 동네앞산 같은 응봉산(예전 윤주메일에서 추천한 최고의 한강 야경을 볼 수 있는 곳)과 한남동 한강길을 산책했던 촉촉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오늘도 또 비가 옵니다. 타닥타닥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저 물방울은 얼마나 먼 길을 고공낙하해 내려왔을까, 얼마나 많은 세상을 보았을까, 그런 쓸데 없는 생각도 하면서 일상 속 여유를 즐겨봅니다. 그런 오늘의 제게, TWG Tea 그랜드 웨딩 티가 함께죠.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Tea Brand, 그리고 저뿐 아니라 많은 tea 전문가들이 전세계에서 최고의 tea로 꼽는 TWG Tea, 긴 이야기보단 사진으로 전할까 해요.
저는 굳이 따지자면 커피를 좋아합니다. 티를 더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과 에어로치노를 만난 후엔(전엔 돌체 구스토도 써봤지만, 네스프레소가 캡슐 커피의 진리! 사람을 완전히 커피에 중독되도록 마술을 거는 요물 머신입니다)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샷추가된 진한 아메리카노만 좋아했는데, 설탕을 안 넣어도 달콤하고 찐한 밀크 폼을 뚝딱 만들어주는 에어로치노 덕에 이젠 라떼도 엄청 즐기죠. 제 하루의 시작을 열어주는 녀석! 하지만 때론.. 커피가 아닌 티를 즐기고 싶을 때가 있어요. 커피는 매일 함께라면, 티는 왠지 특별한 날 함께 하고 싶은 그런 기호식품이에요 제겐. 비가 오는 날, 또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 그리고 지인과 쿠키나 케익을 함께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싶은 날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또 가끔씩은 밀크티가 미친도록 땡기는 날이 오거든요. 한국인이라면 짜장면을 가끔씩 먹어줘야 하잖아요? 제겐 짜장면도 그렇지만 밀크티가 그래요. 음.. 티는 제게 좀 더 우아하고 고상한 시간을 선사해주고, 또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꺼내게 되는 커피보다 좀 더 귀한 대접을 받는 녀석이랍니다. 이렇게 된 건 다 TWG Tea 때문인데요, 박스를 열면 골드빛이 찬란한 이 티백 박스 좀 보세요. 이게 이게 그냥 어찌 평범한 티백이냔 말이죠.
그냥 티는 그리 비싸지도,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TWG Tea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티, 다른 티와는 감히 비교 거론하는 것조차 실례인 브랜드거든요. 얘를 한번 알게 되면, 티에 대한 미각과 후각의 수준이 월등하게 높아져서는, 다른 티에는 눈길을 잘 안 주게 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는 것. 아직 TWG Tea를 모르시는 분이 많으실 거에요. 그래도 난 티 좀 마신다 하는 분들에게야 로망의 티지만. 어쨌든 얘를 꼭 기억해두셨다가, 지치거나 무기력한 어느 날의 자기 자신을 위해 선물로 사주는 거, 그거 한번 해보세요. 티 한 잔의 우아함과 소중함,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의 향연을 맛볼 수 있으실 거에요.
남자를 만나려면 청담동 신사동 브런치 카페가 아니라 역삼동 선술집엘 가야 한다는데.. 제 주변에는 저처럼 브런치나 티 타임, 커피와 케익 같은 달다구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여자 지인들만 널렸답니다. 워낙 그런 걸 좋아하니까 여행을 가면, 그 도시에서 제일 유명한 티를 사오는 건 서로를 위해 당연한 게 되어버렸어요. 남자들은 별로 여행하고 싶어하지 않는 도시, 그러나 여자들에겐 로망인 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도시를 꼽자면 싱가포르와 홍콩이 아닐까 해요. 여자들은 쇼핑하기 좋고, 먹거리가 많고, 세련되고, 적당히 북적대고 해서 좋아하잖아요. 전 아직 싱가포르도 홍콩도 그러고 보니 못 가본 거 있죠? 싱가포르 가보려고, 특히 그 옥상 수영장이 소문난 마리나 샌즈 베이 호텔에 꼭 가봐야지 했는데, 호텔 숙박비는 물론이고 물가가 비싸서 가려다 말고 가려다 말고 그렇게 됐네요. 그냥 동남아 여행 예산으론 갈 수 없는 곳이고,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베이에서 4박 5일쯤 하고 먹고 즐기다 오면.. 동남아 최고급 리조트에서 완전 로얄 패밀리처럼 놀다 올 수 있으니. 가격 비교하다 자꾸 포기하고 그랬거든요. 제 주변엔 싱가포르에 다녀온 친구들이 많아요. 저처럼 커피, 티, 케익, 마카롱, 쿠키 이런 거 좋아하는 친구들이 싱가포르에 가면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반드시 들리는 곳이 있어요. 그곳이 바로 TWG Tea Salon & Boutique입니다.
TWG Tea는 그냥 한 마디로 ‘최고급 품격의 우월한 tea’라고만 아시면 됩니다. 그냥 긴 수식어가 필요 없는 최고의 티. 세계 유명 산지의 최고급 원료들로만 블랜딩해서 루스 티가 담긴 티 캐디도 멋지지만, 특히 티백이 예술이죠. 그 흔한 부직포나 스테이플러 심을 쓰지 않고 코튼으로 만들어 한번 마시고 버리는 게 왠지 아까운 고품격 모슬린에 담겨 있거든요. 고급 홍차 브랜드들 중 이렇게 모슬린 티백을 쓰는 브랜드가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최고는 TWG Tea! 정성스레 말려지고 블렌딩된 차를 우려내면 이렇게 배불리 통통해져요. 각종 티는 물론이고 그 수준에 어울릴 법한 고급 티웨어와 마카롱, 쨈 같은 티푸드도 팔죠. 아시아에서도 가장 물가가 비싸고, 가장 일찍 선진국이 된 나라인 싱가포르에서 TWG Tea가 태어났거든요. 그래서 TWG Tea를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모든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티 살롱 & 부티크도 싱가포르에 제일 많아요. 8개 지점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일본, 홍콩, 태국, 아랍에미레이트, 말레이시아 같은 데에도 1~2군데씩 티 살롱 & 부티크가 있답니다. 우리나라에도 빨리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마 이 품격에 맞는 장소를 찾기가 어려울 거에요! 대개는 호텔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단독 매장은 아니지만, 제가 최근에 신세계 강남점에 있는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 말한 적 있죠? 올리브 오일 하나에 7만원쯤 한다고. 최고급 식재료를 파는 미식가를 위한 호사스러운 식료품 스토어. 바로 딘 & 델루카에서도 TWG Tea를 살 수 있죠.
처음 TWG Tea를 알게 된 건, 딘 앤 델루카 미국 홈페이지에서였어요. 한국에 딘 앤 델루카가 론칭하기 전부터 섹스 & 더 시티에 나왔던 딘 앤 델루카이기에 뉴욕 차도녀들이 좋아하는 이 곳은 도대체 뭘 파는 덴가 싶어 홈페이지에 들어가 구경하곤 했거든요. 그땐 향기를 맡아본 적도, 입 안에 머금어 본 적도 없는 TWG Tea였는데 딘 앤 델루카에서 본 사진만으로도 완전 쇼로롱~ 반해버렸잖아요! 우리나라에 딘 앤 델루카가 생기기 전이라 TWG Tea를 경험할래야 할 수 없던 저였으니. 그래서 도대체 이 값비싸고 고귀한 자태의 티는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강렬한 호기심에 사로잡혔었어요. 구글링으로 사진 찾아보며 감탄 연발! 그런데 싱가포르에 가는 친구들이 꼭 성지순례를 하듯 TWG Tea Salon & Boutique에 들린다고 했잖아요? 그건 마치 파리에 가면 마카롱과 티를 즐기기 위해 라 뒤레(La Durée)에 가는 것과 동급! 싱가포르에 여행 간 지인이 그 고귀한 TWG Tea의 대표 홍차인 프렌치 얼 그레이를 사다주면서 저의 TWG Tea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신세계 강남점에 딘 앤 델루카가 오픈하면서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세계 최고급의 TWG Tea를 구입할 수 있게 됐고요. 아직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여러분도 차에 대한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을, TWG Tea를 통해 느껴볼 수 있으실 거에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최고급 호텔의 메뉴에서나 만나볼 수 있고, 아주 고급 티 살롱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메뉴에요. 워낙 단가 자체가 비싼 초고가의 티 브랜드다 보니 메뉴로 제공하는 곳 자체가 거의 없거든요. 아니면 집에서 즐겨야 하는데요. 판매처는 앞서 말한 신세계 강남점 딘 앤 델루카, 그리고 작년인가 TWG Tea Korea가 생겼다고 해요. 그래서 온라인 공식몰에서 팔기도 하고. 차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가 엄청 비싸니까, 그냥 막 대충 충동구매를 할 수 없는 건데.. 직접 향을 맡아볼 수 없으니 온라인 공식몰만으로는 좀 한계가 있죠. 그래서 전 고품격의 티 살롱 & 부티크가 얼른 생겼으면 싶은데.. 일단은 그냥 한국법인만 생긴 듯해요.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죠. 딘 앤 델루카나 공식몰에서 사서 집에서도 쉽게 이젠 즐길 수 있으니까요. 예전처럼 싱가포르 여행 가는 지인에게 사다달라 애교 부탁을 안 해도 되니까요. 아쉽긴 해요. 자고로 TWG Tea는 파리나 프라하의 최고급 호텔 인테리어를 연상시키는 티 살롱에서 마시는 게 최고라던데.. 그 경험, 저도 아직 못해봐서 제겐 언젠가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베이 호텔에 가서 옥상 수영장에도 가고, 멋진 야경도 보고, 그리고 TWG Tea 살롱에도 가는 게 로망이에요. 그 호텔에도 있거든요. 오직 TWG Tea 살롱 & 부티크에서의 환상적인 경험을 잊을 수가 없어서, 싱가포르로 또 여행 가야겠다는 지인도 있었으니.. 이건 제가 언젠가 경험하게 되면 직접 사진 찍어서 또 소개해드릴게요. 얼마나 좋은지.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저를 위해, 그리고 반가운 지인을 위해 준비하는 티지만.. 전 여행길에도 꼭 요 녀석을 몇 개 챙겨 가요. 밀봉 처리가 되어 있어서 여행길에 가져가기 참 좋죠. 그냥 종이 포장된 것처럼 오래 지나면 향 날라가고 이런 것도 아니라. 역시 센스 넘침! 그래서 비가 아무리 많이 오고 습기가 높아도, 비닐을 찢는 순간 보송보송한 공기와 함께 터져나오는 그 감각적인 티의 향기란.. 감히 최고죠! 다른 티를 개봉할 땐 그런 느낌이 없는데, TWG Tea의 노란 비닐을 찢을 땐 왠지 설레요. 사실 여행 가면, 어느 호텔에서나 기본적으로 미니 바에 티와 커피를 구비해두고 있잖아요? 전 그런 방치된 녀석들에 관심 없어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좋은 여행을 갔으면, 거기에서 최고의 여유를 즐기다 와야 한다는 게 제 신조! 그리고 호텔만큼 뷰가 예쁜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TWG Tea는 언젠가부터 제 여행길에 반드시 챙겨가야 하는 필수템이 되었어요. 그리고..
다양한 TWG Tea를 즐겨봤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 2가지를 살짝 소개하려고요. 저는 TWG Tea에 빠져 무리해서(비싸니까) 여러 티를 시도해보면서, 사진 보시면..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그랜드 웨딩 티 박스에도 몇 가지 TWG Tea가 섞여 담겨 있어요. 그 아래에도 다양한 아이들이. 훗~ 아직은 국내에 TWG Tea 살롱이 없으니 구입해서 마셔보기 전에 직접 체험하긴 어려우니까 저의 초이스를 믿어 보시겠어요? 첫째는 그랜드 웨딩 티, 오늘 제가 마신 요 녀석! 어느 티 브랜드에서나 ‘웨딩 티’라고 하면 홍차에 망고 같은 달콤한 과일이 블렌딩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으실 듯! 살면서 가장 큰 이벤트인 결혼을 축하하는 컨셉이다 보니, 홍차의 쌉사름함과는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래서 세상의 넘치는 축복을 한 몸에 다 받는 기쁨이 표현된 티라고 할까요. 홍차 특유의 쌉사름함이 싫은 분이라면 반드시 그랜드 웨딩 티를 드셔보세요. 홍차에 대해 가졌던 나쁜 선입견이 단번에 무너져내릴 거에요. TWG Tea의 그랜드 웨딩 티에는 망고와 해바라기 등이 홍차에 블렌딩되어 있는데, 그 향이.. ‘세상에 홍차가 이렇게 향기로와도 돼? 이 향기가 아까워서 도저히 못 마시겠어!’ 이런 생각이 들 정도! 티에 관심 없고 오직 커피 좋아하는 지인들조차 제가 이 티를 대접하잖아요? 반응이 장난 아니에요. 당장 이거 사야겠다며, 도대체 이 환상적인 티는 무엇이냐며 꼭 물어봐요. 이거 한 번 우려 마시고 버리기 아깝다고 다시 또 우려달라고 그러고. 그리고 겨울보다 여름에 어울리는 티, 아무래도 열대과일이 블렌딩된 티라서 겨울보단 여름이거든요! 그래서 아이스 티로 마시기가 참 좋은 티죠. 그저 2~3분 잠깐 우려서 얼음을 가득 채운 유리컵에 부은 뒤 거기에 레몬 한 조각을 띄우면, 그걸로 아무 데에서나 맛볼 수 없는 최고로 정갈하고 싱그러운 아이스 티를 맛볼 수 있으니까요.
티만 즐겨도 아주 충분하고, 쿠키나 케익과 함께 해도 좋죠. 아니면 아이스크림과 즐겨도 좋아요. 아무래도 쿠키나 케익은 핫 티와 더 어울리니까. 저는 벤스 쿠키와 함께 했는데요. 워낙 초콜릿 쿠키를 좋아하는데,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지하 1층에 있거든요 매장이. 말 마세요. 서양 영화 보면 엄마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애들을 위해 직접 재료 듬뿍 넣어 홈메이드 쿠키 오븐에서 막 꺼내잖아요? 딱 그 느낌! 영국에서 온 수제 쿠키 전문 샵이에요. 진짜 맛있는데.. 이 치명적 고칼로리는 어쩔 거냐고요.. 흑~ ㅜㅡㅜ
아마도 제 글을 읽고 그랜드 웨딩 티를 마신다면.. 그 날 하루가 티 한 잔 때문에 얼마나 싱그럽고 상쾌해지는지.. 비 오는 날의 꿉꿉함을 날리기에, 지글지글 끓던 태양의 열기를 식히기에, 그리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에 최고의 티라는 것에 적극 공감하실 거에요.
그리고 홍차를 원래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기필코!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티로 전 TWG Tea의 프렌치 얼 그레이를 꼽아드리고 싶사와욧! 프랑스 스타일의 얼 그레이인데, 얼 그레이에 반드시 들어가는 베르가못, 그리고 수레국화가 어우러져 쌉싸름하면서도 동시에 시트러스의 싱그러움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홍차랍니다. 전 그냥 블랙 티보다는 다른 과일이나 꽃이 블렌딩된 홍차를 더 좋아하거든요. 다들 그런지 홍차 중 가장 인기 좋은 게 얼 그레이와 다즐링이잖아요! 전 둘 중에서도 얼 그레이가 더 좋아요. 그건 저의 시트러스 사랑 때문! 그리고 TWG Tea에서도 마찬가지에요. TWG Tea에서 만나볼 수 있는 수많은 블렌딩 홍차 중에서도, 제게 최고는 요 녀석! 겨울엔 핫 티로, 여름엔 아이스 티로 즐기는데요. 때론 진하게, 또 때론 연하게 우려 마시며 농도에 따른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그 느낌이 사뭇 달라 좋아요. 얘 역시도 아이스 티로 레몬 한 조각 띄워 마실 때 아주 근사해지거든요. 단, 아이스 티는 이왕이면 핫 티로 우릴 때보다는 농도를 더 연하게 희석시켜서 마셔야 홍차 특유의 쓴맛이 덜하고 싱그러움이 더 잘 표현되기 때문에 좋답니다.
그리고 또! 프렌치 얼 그레이는 아주 소량의 뜨거운 물에 탕약처럼 진하게 우려서 우유와 섞어 밀크 티로 마셔도 좋아요. 저는 밀크티를 만들 때에도 좀 더 특별하게 마시기 위해서 그냥 우유 말고 밀크 폼(milk foam: 거품 잔뜩 낸 우유)를 활용하는데요, 그럼 마치 전문가의 손길로 만든 밀크 티마냥 어찌나 매력을 발산하는지 몰라요. 환상적인 밀크 폼을 가장 손쉽고 맛있게 만드는 비법은 간단해요. 네스프레소 에어로치노! 뜨거운 우유 거품도, 차가운 우유 거품도, 농밀한 농도로 쉽게 사그라들지 않게.. 얘만 있음 되요.
원산지와 품종별로 향의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펼쳐지는 술이 바로 와인이잖아요? 그래서 와인이 다른 술과 달리 좀 더 미식가들을 사로잡죠. 커피나 티도 그래요. 산지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블렌딩했느냐에 따라, 어떻게 로스팅했느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로 풍미가 달라지죠. 그런 걸 느끼며 즐기기 위해선 사실 미각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현대인들은 맵고 짠 음식, 정형화된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서,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의 미묘한 차이를 잘 모르고 살아요. 안타깝죠. 하지만 그런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가치를 아는 당신이라면, TWG Tea를 반드시 경험해보셔야만 할 거에요. 당신의 어느 일상 속에 함께 하며 단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감각을 되살려줄 거니 말이죠.
아, 제가 너무 비싼 티를 소개해서 살짝 한편으론 또 죄송스럽기도 해요. 저도 이거 아껴 마셔요. 마구 낭비하며 마실 수 없는 티잖아요. 15티백에 무려 34,000원, 백화점에 안 가고 온라인으로 사면 또 배송비까지 내야 하는 걸요. 어디 싸게 파는 데도 없어요. 티백 하나에 2천원이 넘으니 호사스러운 티백임이 분명합니다. 하긴 요 녀석 호텔에서 만 원 후반대에 제공하더라고요. 다른 홍차보다 훨씬 더 비싸게. 또는 평상시엔 안 팔고 특별한 프로모션 메뉴에 애프터 눈 티 세트로 구성해 훨씬 값비싸게 받거나.
그런데 비싼 TWG Tea로만 일상 속, 티의 여유를 맛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비교적 저렴한 과일이나 허브 티, 향기롭게 블렌딩된 홍차 이런 거 마트에 가도 요즘엔 쉽게 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요새 오설록 있죠? 거기에 그렇게 또 괜찮은 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까요. 오설록 같은 걸 통해 티의 매력과 여유에 빠져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그리고 전 한참, 도대체 몇 년 전인지 모르겠는 오래 전에 STASH Tea를 소개했던 적이 있어요. 저는 여름이면 여전히 스태쉬 티를 즐겨요. 과일이나 허브 티 중에 가장 많은 종류를 구비하고 있고, 또 가격도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거든요. 물론 우리나라엔 아직 수입 채널이 없지만. 특히 스태쉬 과일 또는 허브 티는요, 뜨겁게 우려 마시는 거 매력 없어요. 그냥 간편하게 찬 물 1리터쯤에 티백 하나 퐁당 담궈서 그대로 냉장고에 넣으세요. 서서히 시간이 지나며 예쁜 컬러와 향기로운 아이스 티로 탄생하는데, 그렇게 냉침해서 드시기에 딱이니까요. 사진 보세요. 티가 물에 녹아나는 거, 이거 참 아름답지 않아요? 그리고 전에 독일의 유명 티 브랜드인 로네펠트(Ronnefeldt) 아세요? 여기 선물세트 중 다크 오크 컬러 박스에 여러 티를 담아 구성한 게 인기거든요. 저 그거 전에 선물 받고는, 티 박스가 예뻐서 절대 버릴 수가 없어요 당연히! 그래서 거기에 로네펠트 대신 스태쉬 티를 가득 채워놨답니다. 훗~
아참!~ 레몬과 얼음은 필수! 그냥 아이스 티만의 뭔가 허전한 매력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죠. 저는 레몬 마니아인데 레몬은 한 박스씩은 절대 안 사요. 전에 그랬다 버린 레몬이 많기 때문! 은근히 레몬이 엄청 잘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박스에 왕창 싸게 팔아도 전 보통 3개 묶음으로. 껍질 사이사이 홈까지 완벽하게 문질러서 분노의 클렌징을 해 준 레몬의 양쪽 끝을 잘라내고, 그걸 다시 사진처럼 조각조각 미리 썰어놔요. 그리곤 글라스락에 넣어놓고 하나씩 퐁당 퐁당! 그냥 맹물에도 퐁당, 산 펠레그리노 같은 스파클링 워터나 아이스 티를 마실 때도 퐁당! 그럼.. 여름철 갈증이 어찌나 상콤하게 해소되는지 모른답니다. 올여름, tea & lemon으로 여러분의 일상 속에 향기가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여유를.. 여러분에게도 나눠드리고 싶은 윤주였습니다.
첫댓글 저 이번에 싱가폴 가는데ㅡ쟁여와야겠네요♥
와 부러워요. 저 싱가포르.. 흑흑.. TWG Tea 사오시는 것도 좋지만, 거기 살롱 & 부티크에서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를 꼭 즐기고 오세요.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는 거 뭐 되게 맛있다고 지인이 노래 노래 했었는데.. 메뉴명을 모르겠어요. ㅡ,ㅜ 그리고 직접 여러 차 향을 맡아 보며 흠뻑 차 향에 젖어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진정! 좋은 여행이 되실 거에요~ ^^
메일 읽는데 코끝에선 얼그레이향이 혀끝에선 벤스쿠키맛이 나서 죽는줄알았어요ㅠㅠ!!!!! 강남역에서 벤스쿠키 조심조심 포장&집에와서 뜨끈한 얼그레이랑 마시며 몸녹이던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벌써 냉침의 계절 여름이라니!!전 여름에 오설록 애플 시나몬 티를 사이다or 얼음물에 냉침해서 마구마시고 마구 퍼주고...아마드/포숑 애플티는 숨겨놓고 저랑 엄마만 마셔요~제가 초딩입맛이라 가향티만 좋아하네여☞☜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냉침은 그만하고 따뜻하게 마셔봐야겠네요.ㅜㅜㅋ
비냄새와 이름모를 티냄새가 향긋하게 나는 메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당♥.♥
벤스 쿠키 아시는군요. 마약 같은 녀석! 저도 넘 좋아하지만, 좀 자제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이거 중독되면 폭풍 뚱띵이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7.19 04:4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7.19 08:43
석류 라즈베리 그린티 색상이 너무 예쁘네요~ 윤주님께서 레몬을 요렇게 드시군요 마트가면 사와서 저도 퐁당퐁당 넣어서 먹어봐야겠어요~
레몬처럼 물과 함께 드시기에 좋은 과일이 없어요. 레몬은 물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주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거든요. 그리고 왜 해산물 먹고 나선 입 안에 해산물 비린내가 좀 감돌잖아요? 양치질로도 해결 안 되는.. 입 안, 그리고 손으로 집어 먹었다면! 해산물을 드신 후 레몬 한 조각을 치아에 부비부비, 손가락 끝 손톱 사이에 부비부비 이러면.. 해산물 비린내도 한방에 잡을 수 있답니다. 레몬은 진짜~~~ 센스쟁이의 필수! ^^
저도 올해 초에 싱가폴에서 틴케이스에 담긴 실버문 사와서 아껴마시는 중이랍니다. 실버문은 그린티계열이긴 하지만 무척 향기로워요.(사실 제가 평소에 우롱차와 재스민, 백차 이런걸 즐겨마셔서요) 글구 매장 점원이 하나 더 추천해줬던 것이 있었는데(검은바탕에 장미그림 있던 제품) 그건 블랙티계열이라 안집어왔다가 후회하고 얼마 전에 타이페이 다녀올 때 TWG있음 집어오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TWG없어서 그냥 왔다지요..그래서 내년에 말레이시아 갈때 집어오려구요!
실버문 아시는 분을 만나니 반가워요. 아요~ ^-^ 실버문 드셔보셨어요? 그렇게 향기로운 그린티는 또 처음, 이었답니다. ^-^ 전 상대적으로 그린티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TWG Tea의 실버문은.. 으~ 진짜 TWG Tea는 한번 손을 대기 시작하면 마약처럼 끊을 수 없는 tea와 같아요.. ㅡ,ㅜ
싱가폴 갈때 꼭 집어와야겠어요^^
꼭~요! ^-^ 가서 꼭 사지 않더라도 직접 매장에서 경험하는 그게 또 엄청 좋은 추억으로 남으실 거에요. 암요!
기대 기대...
공구때 구입했는데 어서 받아봤음 좋겠어요^^
와~ 윤주님 , 이번 TWG 메일 , 완전 감동받으며 읽어내려갔어요~~~~~읽는것만으로도 힐링된 느낌 받으며 , 지친 제 맘에 새로운 목표물을 딱~하고 설정해주신 윤주님은 저를 들었다!놨다!들었다!놨다! 하시는............... 요~~~~~~~물 ^^ (얼마전 수강했던 백화점 문화센터 수업보다 훨 나은 강좌 들은 느낌입니다. ㅋ ) "감사합니다"라는 말 이상의 표현이 안 떠올라서 생략하는걸로 ~*^^*
고맙습니다.. ^^ 저에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한 댓글 피드백이에요!
저도 twg를 처음 접한게.. 싱가폴에서 친구가 선물로 사다준 것이었죠. 티백도 좋지만 예술로 블렌딩한 틴케이스 잎차도 넘 좋더라구요~ㅎ
로네펠트는 티도 넘넘 좋지만..티 악세서리도 다 완소인듯!전 티 우리는 시간 재는 타이머(모래시계 모양인데, 모래가 아니라 오일이 들어있어용) 갖고있는데 넘 좋더라구요!
저 티박스도 넘 갖고싶네요ㅎㅎ 현대 무역센터 구경가야 겠어요~
네~ 저 그 모래시계 모양의 티 타이머 알아요! 롯데호텔 소공점 신관 14층에 위치한 <살롱 드 떼> 정말 좋아하거든요. 럭셔리 서재 같은 컨셉의 인테리어에, 적당히 환하게 자연광이 들어오는 구조라서요. 거긴 이름답게 티 메뉴가 많은데, 로네펠트를 주고 쓰더라고요. 그때, 그 티 타이머 보고, 요 녀석 참 괜찮다.. 저도 그랬었어요. 유명 뮤지엄에서나 볼 법한 책들과 함께 하는 티 한 잔의 여유, <살롱 드 떼>에서도 굉장히 좋아, 추천합니다!
요새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커피보단 차를 마시려고 노력중인데! 싱가폴 가게되면 꼭 놓치지 말고 사와야겠어요!
네~! 티 천국을 경험하시고 말 거에요!!
저도 티라면 눈이 번쩍 할만큼 좋아하는데...꼭 마셔보고싶네요^^
드셔보셨어요? 힛! 전 오늘도 TWG tea의 프렌치 얼 그레이로 공차보다 더 맛있는 저만의 아이스 밀크티 2잔이나 만들어 마시며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고 있답니다! ^^
참 신기하게도 요즘 급관심가던 TWG인데 이렇게 또 만나네요! 저역시 싱가포르에 가야겠다 했던 이유죠ㅋ 늘 좋은글 좋은정보 감사해요^^
완전 통하네요 스킨케어 님~ 저 진정, 싱가포르에 TWG tea 때문에라도 언젠가 가야겠다 엄청 벼르고 있거든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1837은 1837년, 싱가폴에 상공회의소가 설립되면서 동서양 차무역이 활발해졌다는 걸 기념하는 의미래요. TWG가 사업 시작한지는 실제로 7년밖에 안되었구요~ 그럼에도 오랜 역사처럼 느껴지게 하다니 비즈니스를 참 잘 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