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영업을 마치는 밤 12시에 맞춰서...
우리 환경(?)팀은 30분전쯤에 야식을 먹으러 직원식당으로 간다.
그리고는 간단하게 식사를 끝내고는 대부분 사무실에 모여 앉아 잡담을 하거나...
아니면 탈의실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아주 오래 전... 공장에 일하러 다닐 때부터...
그렇게 습관을 들이지 않아서였다.
다른 사람 모두 쉬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때로는 작업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하곤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잘 나서도... 잘난 채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처음 몇일간은 멋도 모르고...
함께 사무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잡담을 하곤 했었지만
뭐그리 공감(?)대를 느낄 수는 없었고 단지 함께 한다는 생각에서였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차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디 퇴근시간은 새벽(오전) 5시 30분이었는데...
아주머니들이 서둘러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 입고 있다가
정확하게 다섯시가 되면 뒷문을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바로 윗 마을인 '노산'에 들렀다가 되돌아나오는 첫 버스를 탈 수가 있었고...
게다가 그 버스는 나와 함께 일하는 반장의 집까지 곧장 가기도 했지만
사실 박반장을 거의 그 버스를 타지 못할 때가 많았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새벽 4시경이면...
아주머니들이 서둘러 각자의 일을 마무리 짓고는 나까지도 덩달아 재촉을 하곤 했었나 보다.
난 그것도 모르고 근무 사흘째되던 날...
내가 하던 일을 다 마무리짓지를 못했으니 먼저 퇴근들 하라고 했다가
뒤늦게야 다른 일을 마치고 나오던 소장에게 반장이 기어이 한소리를 들었었고...
다음날 출근한 다른 사람들 모두 반장에게 책망(?)을 들는 바람에
괜히 나만 미안하게 되고 말았었다.
그 후로...
나는 야식먹은 후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다음작업을 위해 장비(바닥청소기계)를
준비해 두고는 맨 마지막에 깨끗히 닦아두는 '무빙워커'(일종의 에스컬레이트 비슷한 것)의
타는 곳과 내리는 곳에 위치한 금속으로 된 발판을 미리 진공청소기로 깨끗하게
빨아내고는 했었다.
매장(계산대) 안 팍에 위치한 '무빙워커'의 발판은 모두 16개였는데...
별 것 아닐 것처럼 여겨지는 그 작업이 발바닥이 닿는 부분의 홈사이에 끼인
이물질을 모두 빨아내고 묻은 것을 닦은 후에 다시금 광택제로 반짝거리게 하는데는
무려 1시간 30분은 족히 걸리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 내 눈에 차게끔 하려면)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게 모두 그랬다.
그냥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대충 빨리 끝을 낼 수도...
반면에 끝도 없을 것처럼 해도 해도 안될 수도 있는... 그런 말이다.
(허긴 세상일이라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것이겠지만)
물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도 오래동안 그 일을 해와서
훨씬 더 빨리 할 수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을 퇴근시간에 맞추느라 대충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었고...
더구나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은 더더구나 아니었다.
(내가 이 나이에 기껏 매장 청소나 하는 곳에서 잘 보여본 들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릴 수가 있겠는가...???)
처음엔 소장이나 반장도...
그냥 '남들 쉴 때 같이 쉬시지 뭣하러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하더니
'내가 불편해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하고는 계속 그렇게 했더니 이젠 그 일로
더 이상 가타부타하지를 않았다.
덕분에 난 조금 더 피곤할런지는 몰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내가 맡은 일을 내 마음에 들 정도로 끝낼 수가 있었다.
어젯밤(정확히는 오늘 새벽)에도 그랬었다.
그런데...
매장 안쪽의 일층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한번 꺾인 부분의 발판에...
누가 그랬는지 붉은 색 사탕을 뱉아서 짓뭉게놓은 바람에 잘 떨어지지도 닦이지도 않아서
좁은 틈바구니에 끼인 것까지 모두 닦아내느라 한참 진땀을 빼고 있다가...
문득 누군가가 떠올랐었다.
왜... 그랬을까...???
물론 그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커피, 음료수, 과자부스러기는 그래도 양반(?)인 편이고
초콜릿, 껌, 사탕 등... 정말이지 별의 별 것들이 다 뱉아져 있었는데...
심한 경우는 손가락끝으로 후벼파서라도 떼내고 여러 수십번 걸레질을 해서
조금씩 조금씩 녹혀(?)내는 수 밖에는 없었다.
분명히 매장 안에서는 아무 것도 먹으면 안된다는 경고판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는데도
그런 것에는 아무도 아랑 곳하는 것 같지를 않았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어른들은 군데 군데 시식코너에 있는 음식믈들을 집어 먹거나
혹은 떠 먹고는 사용한 이쑤시게(초록색 녹말로 만들어진 것)를 지근지근 씹다가
침을 묻힌 채 아무 곳이나 '무빙워커'에 뱉아서 작게 부러진 것들이
홈에 끼어서 진공청소기로도 잘 안 빨려 나오면...
결국은 장갑을 벗은 맨손 손톱끝으로 찝어내는 수밖에는 없을 때가 많았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떠먹을 때 쓰는 듯한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도
바닥에 내던져 버려서 하루에 '무빙워커'에서만 여러 수십개를 주워내어야만 한다.
난 그런 일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매장 입구에 있는 외부쓰레기통은 더욱 더 심했다.
끈적한 가래나 침을 뱉아서 버린 피우다 만 담배꽁초에 아이들 일회용 기저귀까지...
너무나 알뜰살뜰(?)한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 드렁크에다가 집의 쓰레기까지 싣고 와서는
몰래 쑤셔놓고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정말 그렇게 매사에 근검절약할까...??? 쓰레기 봉투값을 아낄만큼...???)
그래선지...
가끔은 그런 일을 하다가 보면 더러는 마음이 서러워질 때도 있었다.
내가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가...??? 했었는데...
물어봤더니 오래 된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기분에 들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
마음이 끝간데없이 울적해지고... 서러워질 때...
생각나고... 보고싶은 사람이 있었다.
다름이 아닌 "후리지아 향기 바람에 날리고..."에 나왔었던 바로 그녀였다.
서른 여덟의 아직은 가슴 저리도록 시린 나이에
그렇게 저 세상으로 가버린 슬픈 운명을 타고 난 여자...
그녀의 이름(본명)은 "최경애"였었다.
그 때 내 나이 마흔 둘...
그 해... 신년 벽두에 만나서...
4월 중순에야 내 손을 잡았었고... 그 후 불과 반 년을 못 넘기고...
씻을 수도... 잊을 수도... 없는 슬픔과 아픔만 남기고 떠난 바보같은 사람......
세상의 눈(?)이 무서워서...
마음 껏 가슴 속에 피어나는 '사랑' 한 번 제대로 표현도 못 해보고...
그 것이 '사랑'인 줄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마치 새벽 안개 걷히듯
자취도 없이 홀연히 다시는 못 올 길로 떠나버린 여인... 젠장~
문득 문득... 그녀가 생각나곤 했었다.
하필이면 왜 이제는 이세상에 없는 사람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지금 내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바닥에 주저앉아서 손톱끝으로 발판 틈새에 끼인 껌이나 사탕을 떼내고...
끈적한 가래가 묻은 재털이를 손으로 긁어내고 씻는 모습을 본다면...???"
괜시리 눈시울이 뜨거워져 온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당신 그렇게 먼저 가기를...
그래서 나 이런 모습 안보기가 얼마나 천만다행인지도 모르지...ㅎㅎㅎ
정말이지 차라리 잘 된거야... 그치...???"
몸이 아프거나...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로울 때보다도...
그렇게 서러울 때...
더욱 더 간절하게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세상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했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이었다.
아우님,물에 삐자면..완전히 바닥에 발이 닿아야 다시 차고 올라 올 수 가 있는 거래요.이제 죽었구나..세번 째 물위로 올라 올 때에 내 발에 걸린 돌 하나 탁 차고...그게 어릴적 물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내 기억입니다.우리네 인생도 그런게 아닐가..바닥 끝까지 내려 갈 곳 없는 곳까지..그런 다음에 다시 시작되는 삶의 질은 아무래도 달라지더라구요.힘이 들어도..더러워도..치사해도..눈 딱 감고..더 참아야 할 거에요,어제를 생각 할 필요는 없어요.오직 내일을 ,더 먼 나의 미래를 위하여 날 버리는 일,그게 사는 길이었습니다.힘 내시어요.
님의 글도 음악도 왜이리 아픈건가여...님의 삶은 온통 아픔뿐이고 상처뿐인것 같아 제가슴이 무너져 내리는것만 같습니다...님의 글을 읽고 있는 아니 님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님을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어 주세여..이런 아픈글 보면 정말이지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너무 아파서 싫어여...저를 위해서라두 아니 죄송해여 많은 님을 아는 분들을 위해서라두 더는 아파하지도 서러워 하지도 말기를...간절히 너무도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추억..때때로 꺼내보고싶은 가슴에 담아둔 사랑........달팽이님 뭐...안외로우시겠구만요..ㅎㅎㅎ
무신경하게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고 ...씹던 이쑤시게 아무데나 던지는 사람들 저도 참 싫어요.....그리고 그 뒤에는 이렇게 애쓰시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알아야 하는데.....하지만 후리지아 향기같은 사람 생각하며 위로 삼으세요
요새 참 힘드시나 봅니다.. 힘내세요...
팽이야~~~~정말 서럽도록 가슴 아퍼~~~~한때는 무지무지 잘 나가던 팽인데 온갖 고초를 다 겪는구나.. 이젠 바닥에서 더 나락으로 떨어질께 없지? 희망을 갖구 살았음 해~~~~
아우님,물에 삐자면..완전히 바닥에 발이 닿아야 다시 차고 올라 올 수 가 있는 거래요.이제 죽었구나..세번 째 물위로 올라 올 때에 내 발에 걸린 돌 하나 탁 차고...그게 어릴적 물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내 기억입니다.우리네 인생도 그런게 아닐가..바닥 끝까지 내려 갈 곳 없는 곳까지..그런 다음에 다시 시작되는 삶의 질은 아무래도 달라지더라구요.힘이 들어도..더러워도..치사해도..눈 딱 감고..더 참아야 할 거에요,어제를 생각 할 필요는 없어요.오직 내일을 ,더 먼 나의 미래를 위하여 날 버리는 일,그게 사는 길이었습니다.힘 내시어요.
님의 글도 음악도 왜이리 아픈건가여...님의 삶은 온통 아픔뿐이고 상처뿐인것 같아 제가슴이 무너져 내리는것만 같습니다...님의 글을 읽고 있는 아니 님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님을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어 주세여..이런 아픈글 보면 정말이지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너무 아파서 싫어여...저를 위해서라두 아니 죄송해여 많은 님을 아는 분들을 위해서라두 더는 아파하지도 서러워 하지도 말기를...간절히 너무도 간절히 바랍니다...
저 그렇게 아프고... 슬프지만은 않아요... 너무 걱정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