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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이언맨코스는 2007년, 2013년 도전해서 모두 완주했습니다. ^^
7월12일 금요일
친구들과 저녁에 모임이 있어 오랜만에 수다떨며 참치회를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쯤. 광렬오빠와 찬홍오빠는 우리집에서 자전거를 열심히 싸고 있는가 보다.
비닐이 어디 있느냐, 박스가 있느냐 하며 전화가 오는걸 보면..
앞뒤바퀴만 빼고 안장내리고 하면 자전거가방에 들어가는데.. 그냥 대충 싸지 뭘. ^^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가니 오빠들은 자전거 다 정리해놓고 가고 없다.
상우씨가 내 자전거를 정리하고...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불안하지도 않고 그냥 무덤덤하게 넘겨버린다.
7월13일 토요일 (대회 전날)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카보로딩용 떡을 몇 개 사 놓았고, 길 떠나는 선수들을 위해 배웅나온 철희오빠랑. 재곤이..
재곤이는 야간근무 끝내고 와서는 경기끝나고 먹으라고 복분자도 준다.
찬홍오빠를 제외한
정갑회장님, 의식오빠, 광렬오빠, 나 이렇게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김포공항까지는 상우씨가 데려다주고
공항은 토요일인지 사람들도 많고. 정신이 없다.
티켓팅하고 자전거 부치고 개인화물이 오바되어 가방은 각자 들고 기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자봉이 없으니 선수들이 모든걸 해야하는데 참 바쁘다.
게다가 자전거는 5대. 현재 사람은 4명.. 한사람이 두사람 몫을 해야하고.
게다가 난 팔이 영 불편해서 거시기하고
제주대회 갈때는 필히 자봉자를 데리고 가야겠다.
성산보다 더 바쁘다
제주공항에 도착. 비는 안오고 날이 겁나게 덥다.
땀이 줄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고하는데 진짜 따갑다.
렌트한 화물차에 자전거 실고. 렌트한 차량을 가지고 와서 대회장소로 고고~
점심이 너무 늦어 밥부터 먹고 해결하기로.. 너무 배가 고파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었다. 진짜 꿀맛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등록하고 자전거 검차받은후 자전거 거치하려고 하는데 수영장소인 화순수영장까지 갈 차가 버스밖에 없다.. 1톤포터에 자전거 12대 실으면 끝인데. 사람은 많고 차는 없고..
결국 우리가 렌트한 차량에 이리저리 돌려서 자전거를 넣어보니 4대가 딱 들어갔다.
수영장소 화순해수욕장은 규모가 상당히 작은 해수욕장.
거기에 자전거 800대가 들어가야하는데 완전 포화상태..
아직 거치대가 모자라서 준비가 안된곳도 있고.. 에구구.
대충 세워놓고 다시 숙소로..
그사이 찬홍오빠는 제주에 도착... 광렬오빠가 찬홍오빠를 데리고 열심히 왔다리갔다리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께와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은후 숙소로 돌아와 물통조제와 물품정리 내일 시합에 임할 준비를 각자 열심히 하고 있다.
찬홍오빠가 주는 수면유도제 한알씩 먹고 다들 꿈나라로...
7월14일 일요일 (경기당일)
비는 안온다.
비올꺼라던 5일전 일기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오늘 진짜 더울거라는 예감을 안고
아침을 먹고 대회장소인 화순해수욕장으로 간다.
새벽이어서 그런지 주위는 너무나 조용하다.
아니 다들 말이 없다.
긴장을 하고 있는가 보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도착하자마자 모두 자기배번인 자전거거치대로 흩어져버렸다.
자전거 바람이 빠진듯싶어 찬홍오빠에게 바람 넣어달라고 부탁한후. 슈트입고 대회시작시간을 기다린다.
1. 수영
아스피린2알과 우황청심원을 먹고 있는데 주최측에서 긴급하게 선수들을 소집한다.
파랑주의보가 내려서 수영이 600m 줄였다고..
다행이 취소되지않고 줄어서 천만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난 조금은 두렵다.
수영출발 1시20분 출발자는 1번
1시간30분이내 출발자는 2번
1시간30분이후 출발자는 3번으로 서있다가 출발...
파도가 친다. 뚤어야한다.. 에라 모르겠다.. 가자..
반환점까지 어떻게 갔는지 모른다.
서로 선수들끼리 엉키고 부표따라 가다가 부표밧줄에 맞아서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고
왔다리갔다리 한것같은 느낌만 들고..
되돌아올때는 더 몸싸움이 심하고.
1랩을 돌아 2랩 들어가는데 제주친구 영주가 45분이내라고 한다.
헉.. 빠르네.. 의외로^^
제주클럽 명섭님과 다시 2랩 입수.. 1랩보다 더 심하게 왔다리갔다리.
파도가 심해서 그런가 보다..
수영하고 나오니 내뒤로 선수들이 꽤 많다.
다들 파도에 심하게 고생한듯싶다..
일주일전 낙차사고로 팔꿈치꾜맨거 아직 풀지도 않았는데 잘하고 나와 내자신이 기특하다
^^
시간은 1시간32분47초
2. 싸이클
싸이클백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가
자전거복장으로 갈아입는데 모래가 너무 많다. 장갑으로 탁탁 털고. 야채죽하나 먹고.
싸이클 출발
시작부터 해수욕장으로 빠져나와 큰 대로까지 진입할때까지 계속 언덕이다.
처음부터 언덕이니 몸도 풀리지 않고 그냥 다들 꾸역꾸역 천천히 올라간다.
첫보급소까지는 업,다운이 있고 뒷바람도 있어서 속도도 제법 올라간다.
드래프팅은 안하지만 그래도 몇몇은 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업다운이 많아 그것도 잠시동안만 하는 듯. 두 번째 보급소에서 내려 콜라, 물 먹고 다시 출발
성산으로 향하는 구간까지는 계속 뒷바람, 여기까진 정말 싸이클 타는 맛을 느끼며 재미나게 탔다. 60키로 보급소를 통과하고 얼마안가서 좌회전을 하면서부터 맞바람..
속도도 나지도 않는다. 계속 속도계는 뚝뚝 떨어질뿐.. 20km밑을 맨돌고 있다는...
나만 그런게 아닌가 보다 다들 바람때문에 전진이 힘든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페달을 돌리고 있으며, 햇빛은 왜이리도 강한지.. 헬멧속에 머리가 더위에 터질듯하다.
시원한 빗줄기가 그립다. 제발 비라도 좀 오지않구선.
내마음과는 다르게 하늘은 더욱 파랗기만 하다.
보급소에서 광렬오빠를 만났다. 여유가 있는지 화장실도 갔다온듯하고.
같이 가자고 내가 꼬셔본다. 찬홍이 봤냐고 물어보는데 우리앞에 있는거 아니냐고 내가 되물어본다. 벌써 지나간건가....
안나오는 속도로 겨우 90키로 스페샬푸드죤...
3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 나머지 90km는 어떻게 넘어갈지 한숨만 푹푹
여기저기 털썩 주저앉아 본인들의 스페샬푸드를 먹고.. 수영에서 힘들었는지 여기저기서
힘든 기색이 역력한 선수들이 많다. 옆에 분은 계속 토하고 계시고...
광렬이오빠가 혹시 진통제있느냐고 물어본다. 두 개챙겨놓은거 주고.. 나도 먹으려고 챙겨온건데.. 광렬오빠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더 아픈사람 줘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뱃속을 든든이 채우고 다시 출발
10키로 더 가서 드디어 돈내코언덕 출현..
돈내코언덕 중간부분부터 끌바.
2.5km 돈내코언덕을 그냥 넘어가다간 나머지 구간을 제대로 못할것같아 조용히 내려서 끌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힘내라고 힘을 넣어준다.
돈내코언덕을 다 왔을부분부터 다시 자전거에 올려서 달려본다.
14개언덕이 있는 낙타등이 보인다..
2007년엔 어떻게 넘어갔었지??? 잠깐 생각해보지만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 달려봅시다..
구름이 끼었으며 중산간도로의 고도때문인지 기온이 확실히 내려갔다.
찌는듯한 더위도 못느끼겠고. 너무나 시원하다. 아니 좀 춥다.
앞뒤 선수들끼리 서로 오르락내르락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는 여러번 반복.
오히려 재미를 느끼면서 달린것같다.
150km미터까지 막힘없이 달렸던것같다. 보급소마다 들려서 물먹고 콜라먹고 몸에도 뿌려보고.. 내리막이 완전 쭈욱 있는곳에선 무서웠다. 속도계에 찍힌 속도가 40키로이상은 기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넘어지면 완전 웃긴게 되는건데.. 아니 완전 황되는건데..
조심해서 가자. 내리막인데도 바람이 쎄서 앞바퀴에서 소리가 휭휭나고 자전거는 흔들리고. 전방은 뚤어져라 쳐다보고.. 앞이 잘 안보이는 구간에선 브레이크도 살짝 잡고 내려가고..
앞에 가는 선수들과 흩어지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써보지만 내리막에선 워낙 무서움을 타는 나라 혼자 가는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150키로까진 재밌게 갔다. 그리고는 그 재미는 끝났다.
그러고선 계속 찜통더위가 몰려온다. 아까 그 중산간도로의 날씨가 그립다.
남은 20키로 구간. 맛바람은 계속 불어오고 조그마한 언덕은 쉴틈없이 나오고 지루하다못해
입에서 욕이 나올정도다. 속도는 15키로미터까지 떨어지고
징그러울정도로 나가지 않고. 거리도 줄지도 않고 아.. 짜증..
이거 계속 해야하나. 나 이제 이거 안해.. 하나봐라.. 그럴때쯤 마지막보급소가 보인다.
그옆에 광렬오빠 등을 보이고 앉아있길래 뭐햐나고 했더니 쉰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허리가 너무 아파서 땅바닥에 허리 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
하기사 지금 너무 덥다. 숨이 턱턱 멎을거 같으니..
달리다보니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
이제 싸이클 끝났구나.
후후.. 살았다...
시간은 7시간35분24초
3.런
탈의실로 들어가서 젖은 싸이클화를 벗고 양말과 운동화로 갈아 씻고 죽을 먹을까 하다가
그냥 피로회복제와 근육통약을 챙겨들고 주로에 나섰다.
런 주로엔 선수들이 많다. 하기사 800명의 선수가 참여했으니.. 나야 워낙 늦으니 다른 분들은 다 런을 뛰고 있을 거야..
3반환점을 향해 뛰는데 오영환선수가 피니쉬를 향해 뛰고 있다.
저녁6시 안된 시간인데.. 벌써.. 우와.. 난 언제 들어가나.. 쩝.. ^^
오고가는 선수중에 정갑회장님, 의식오빠, 광렬오빠는 보이는데,
찬홍오빠가 보이지 않는다
대체 무슨일이 있는걸까?
수영에서 분명 나왔을텐데.. 싸이클에서 넘어졌나.
혹시 다쳤나..
다들 소식을 모르니 더욱 답답하다..
이양반 어디간걸까????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은 뛰어야지 하면서 다리를 풀어가면 뛸 즈음
아까 보급소에서 먹은 수박이 속에서 걸렸는지..
속이 꽉 막혔다.
숨을 못쉬겠다.
뛸수록 더 아파오고
걸어도 아프고..
아..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다들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난 걷고 있다.
싸이클에서 시간 벌어놓은거 다 까묵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발바닥에선 불이 난것처럼 확확 타오르고.
콜라도 먹어보고
물도 먹어보고
아무리 속을 달래도 내려가질 않는다.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경인클럽 성주도 증세가 나랑 같은듯하다.
손을 가슴께로 가져가고선 뛰고 있다.
옷핀으로 손을 따보려고해도 옷핀이 녹이 슬어 할수도 없고
돈이 없으니 약도 못사먹고..
결국 얼굴에 철판깔고
주로에 있는 슈퍼로 들어가서 애원을 했다.
내일 돈 갔다드릴테니 활명수 하나만 주세요 라고...
내 모습이 참 불쌍해보였나보다. 주인아줌마 빨리 먹으라고 주시고선
내이름과 배번 적어놓고 내일 오란다..
먹었는데도 풀리지 않는다. 1바퀴를 간신히 돌아서 2바퀴 들어갈때쯤 경인클럽 덕조오빠를 만났다.
활명수부터 찾으니 언능 준다..
결국 2병 먹고 살아났다.
이번에는 내 발바닥이 도움을 안준다.
뛰기는 포기.
계속 걸었다.
걸으면서 생각하길 돈 30만원내고 내가 왜 이짓을 할까 싶다.
나이제 제주안와
2007년에 와도 고생했는데
6년이 지난 지금도 연습해도 고생이니.. 난 안해.. 라고..
주로에선 그런다.
수영에서도 컷오프가 많았고
싸이클도 컷오프가 많았다고
오늘 정말 힘든 경기라고..
하기사 아까 1바퀴 걷고 있을 때 6시가 넘었는데도 싸이클이 속속 들어가고 있었으니깐.
결국 그분들은 다 컷오프였겠지..
거기에 비하면 난 아직 할수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 걸어도 간다.
내가 이기냐.. 발바닥이 이기냐.하며
주로에 물은 다 뒤집어 쓴거같다..
괴롭고 외롭고, 슬프고.. 게다가 속이 안좋고.. 주로 정류장안에 있는 의자에 두 번 누워있기도 하고..
누워있는데 지나가던 정갑회장님 “아줌마, 숙박비 내요”라고 하고 간다.
웃어야하는데 웃을수가 없다...
너무 어지러워서..
정말 힘들다..
이제 진짜 못해먹겠다 할 때,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
눈물이 핑 도네..
혼자 와서 서글프다.. 같이 들어가면 참 좋으련만..
병훈쌤도 보이네.. 광렬이오빠도 하이파이브네..
나. 이렇게 제주철인이 되었다.. 아.. 힘들다..
찬홍오빠가 부르는데 대체 안보인다.. 잠시 어리버리...
너무 힘들었던 제주대회가 끝났다..
그땐 하기싫었는데 지금은 좀더 연습해서 다시 들이댈거라는 마음을 가진다.
나.. 미쳤는가부다 후후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난 그시간 자고있었다니까 왜 자꾸 지럴이여ㅋ ㅋ
글구 피니쉬라인에서 이름불러주면 고마워해야지 왠 생뚱맞게
소 돼지 쳐다보듯 보냐? 광렬인 알아보드만!!
그러게 말이에요..잠시 정신을 꺼두었나 봅니다.. ㅋㅋㅋ 자고있는줄 알았으면 걱정도 안하고 있었을텐데
미안하우.. 걱정하고 있어서리..
장합니다^^ 대견^^합니다~부럽습니다~~역시 현정씬 안산 여전사입니다!! 어여 회복하시구 담대회때 더 존 기록^^ 기대합니다~~축하드려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ㅎㅎㅎ 기특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에선 모두들 진정한 철인들이었어요.
고생했고 담엔 즐겁게 시합하자고요
즐겨야하는데 이게 즐길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
완주 대빵마니 축하~^^ 장하다 칭구^^
고맙다. 친구야 ㅎㅎ
누나누나 수고 많으셨어요~~~~
무사완주 축하드려요~~~~
재곤이는 언제 완철할까나~~~~
그건 비밀~~~~~
너도 내년엔 철인이 될수 있어.. 지금부터 천천히 연습하면 된다는.. 겁은 많아가지구선 ㅋㅋㅋ
피니쉬라인 통과 전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을것인데 그것을 이겨 낸것이 대견해 역시 쇠총여 완주를 축하해~~
피니쉬들어갈때 울컥했었어요.. 뭐 잠시동안.. ㅋㅋㅋ
누나 엄청 많이 추카하고요 .. 진한 감동과 준비 물품들 영기도 부지런히 준비하고 훈련해서 여주 그리에이트 대회 즐겁게 완주하고 푼 소망입니다 비법 알려쥐용......
비법??? 그냥 긍정적으로 달리면 된다는.. 주로에서 나처럼 실실 웃는 사람도 없었어 ㅋㅋㅋ
고생 마니했네 수고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고생 무쟈게 했습니다. ㅋㅋ 감사해요
컷오프않되고 완주한것만으로도 쇠총!!!대단한겨...
이젠 고통스런 경기가 아닌 좀즐기는경길 해야 하는데...ㅋㅋㅋ
그럴라면???연습을 또고통스럽게 해야하나.....ㅠㅠㅠ
수고했고 완주 축하한다.
먹는걸 어떻게 개선만 하면 될것같은데 그게 영 안되네요.. 이번 여주에선 필히 매실 타 넣어야겠어요.. ㅋㅋ
역시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난 올림픽대회만큼 즐거운대회는 없는거 같어.....하프나 킹코스는 힘들어...
두번이상은 못할듯~
짠하네 고생했네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