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1장 1-13절
찬송가 347장 ‘허락하신 새 땅에’
신명기 1장부터 30장까지가 모세의 고별 설교의 내용이라면, 31장부터 마지막 34장까지는 모세의 죽음과 관련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선 마지막 설교에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가 순종하면 복을 받을 것이지만, 불순종하면 복과는 거리가 먼 삶이 될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이스라엘 앞에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가 항상 같이 놓여 있습니다. 생명의 말씀 앞에서 우리 역시 순종과 불순종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순종해야 할 말씀은 무엇인지 매 순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31장 1절에서 8절까지 가나안 정복 전쟁을 앞둔 이스라엘과 여호수아를 향해 격려하는 내용이며, 9절부터 13절은 율법서의 기록과 전수, 그리고 그것을 지키고 가르칠 것에 대한 반복되는 명령입니다.
강하고 담대하라(1-8)
(1-2) 또 모세가 가서 온 이스라엘에게 이 말씀을 전하여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내 나이 백이십 세라 내가 더 이상 출입하지 못하겠고 여호와께서도 내게 이르시기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하리라 하셨느니라
모세가 더이상 출입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뒤에 이어지는 표현대로 이제 더이상 정복 전쟁을 이끄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지적인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고 더이상 지도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모세의 사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데까지 그는 충실히 사명을 감당했고, 이제는 떠나야 할 때, 내려놓아야 할 때를 정확히 인식한 것입니다.
‘주님 말씀하시면 내가 나아가리라, 주님 뜻이 아니면 내가 멈춰서리라’ 이 찬양의 고백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그리고 우리 매일의 일상에서 고백 되고 순종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모세와 같이 우리를 부르신 삶의 자리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사명을 감당하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3) 여호와께서 이미 말씀하신 것과 같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보다 먼저 건너가사 이 민족들을 네 앞에서 멸하시고 네가 그 땅을 차지하게 할 것이며 여호수아는 네 앞에서 건너갈지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보다 먼저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가셔서 그 땅의 민족들을 멸하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홍해를 건너게 하시고, 광야에서 구름 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하셨던 하나님께서 가나안 정복 역시 앞서 행하시며 인도하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역사를 눈으로 보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 준비하시고, ‘임마누엘’ 함께 하시고 인도해 주십니다. 지금 나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앞서가시고 행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내가 먼저 가서 일할 테니, 너는 따라와서 그것을 차지하라고 하시는 삶의 영역은 무엇인지 묵상해 보기를 원합니다.
이어서 모세의 뒤를 이어 사역을 감당할 후계자 여호수아의 할 일을 언급합니다. 그 순간 모세는 지난 40년간 있었던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것입니다. 새롭게 백성들을 이끌어야 할 여호수아를 바라보는 심정이 어떠했을지 떠올려 봅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내가 무슨 조언을 해 주어야 할지,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말도 해야 할지 많은 생각들이 스쳐 갔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모세는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4-5) 또한 여호와께서 이미 멸하신 아모리 왕 시혼과 옥과 및 그 땅에 행하신 것과 같이 그들에게도 행하실 것이라 또한 여호와께서 그들을 너희 앞에 넘기시리니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명령대로 그들에게 행할 것이라
과거의 사건은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전형이 됩니다. 바산 왕 옥과 헤스본 왕 시혼을 물리치신 과거의 사건이 이제 곧 약속의 땅 안에서 일어날 하나님의 전쟁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지를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과거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은 미래에도 또한 하나님이 하실 일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 인생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셨던 은혜의 역사가 무엇이었는지 그러므로 우리는 잘 기억하고 간직해야 합니다. 그것을 망각한다면 우리는 문제와 어려움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포기하고 좌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일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상황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을 품을 수 있습니다.
(6)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하고
‘강하게 하다’는 단어의 뜻은 믿음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점점 굳어져 가는 모습을 가지라는 의미입니다. ‘담대히 하라’는 단어는 깨어 있으라, 용기를 가지라는 뜻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담대함과 강함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 안에서만 생겨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가시고 함께 싸워 주십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하나님은 늘 함께해 주시고, 여러 영적인 싸움에서 함께 싸워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언약 백성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으시고,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혹시 앞에 있는 전쟁으로 인해 마음에 두려움과 주저함이 있을지 모르는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한번 격려하시며 힘을 불어넣어 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능력의 지도자 모세가 더이상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불안함이 있었을 백성들을 또한 격려하십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큰 부담이 있었을 여호수아를 향해서도 격려의 말씀을 주십니다.
(7) 모세가 여호수아를 불러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에게 이르되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이 백성을 거느리고 여호와께서 그들의 조상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들에게 그 땅을 차지하게 하라
백성을 향하여 대언하던 모세가 이제 여호수아를 불러서 회중 앞에 세웁니다. 백성들을 향해 강하고 담대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은 특별히 여호수아를 향해서도 강하고 담대하라고 반복하여 강조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격려하며 동시에 그에게 책임을 부여해 주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택함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우쭐한 마음이 생기기보다는, 과연 모세가 했던 역할을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실수하지는 않을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등 여러 고민과 부담이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가나안 정복 전쟁에 대해 큰 두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를 향해 하나님은 다시금 용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8) 그리하면 여호와 그가 네 앞에서 가시며 너와 함께 하사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
‘놀라지 말라’는 말은 “네 마음을 산산히 부서뜨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라는 뜻입니다. 여호수아는 이제 모세가 가졌던 그 용기와 담대함을 가져야 합니다. 모세가 마음이 완악하고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원망하던 백성들을 향해 굳은 용기를 가지고 담대히 그들을 이끌었던 것처럼, 여호수아 역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의지하여 백성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갖추어가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용기와 담대함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 앞에서 가시며, 함께 하시며, 떠나지 않으시고, 버리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인생도 앞이 보이지 않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걸어야 하기에 때로 두려움이 있습니다.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서 방황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내 앞에 가시며, 지금도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나를 결코 떠나지 아니하시고, 버리지 아니하신다는 분명한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 확신이 있다면 전쟁과 같은 세상 속에서도 두려움을 물리치고 승리하신 주님과 함께 앞으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율법을 가르치라(9-13)
(9-11) 또 모세가 이 율법을 써서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는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에게 주고 모세가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매 칠 년 끝 해 곧 면제년의 초막절에 온 이스라엘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그가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에게 듣게 할지니
모세는 또한 중요한 임무를 감당해야 할 언약궤를 메는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전달합니다. 그들에게 궤 안에 담긴 하나님의 율법을 담당한다는 의미가 있고, 이것은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나른다는, 곧 가르치고 전수해야 하는 책임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별히 7년마다 지키는 안식년의 초막절에 하나님의 말씀, 율법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반드시 가르치고 되새기라고 명령합니다. 정해진 시기에, 약속된 시간에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기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정한 날에 함께 모여 예배하고,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공동체에 큰 유익이 됩니다. 또한 우리 개인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신앙을 유지해가는 비결이 됩니다.
(12-13) 곧 백성의 남녀와 어린이와 네 성읍 안에 거류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에게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 또 너희가 요단을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 거주할 동안에 이 말씀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자녀에게 듣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게 할지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해서 각인시키고, 마음에 시기는 일을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지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신명기 6장 4~9절, 쉐마의 말씀에서도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가정에서 그리고 공동체에서 다음 세대를 향해, 신앙의 첫걸음을 시작한 사람들을 향해서, 또한 모든 성도를 대상으로 부지런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교회는 허영의 시장의 물건들과 같은 이 세상 가치관에 무너지지 않고 생명의 방주가 되어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는 역사를 끊임없이 이어가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이 생명의 말씀을 붙들고, 지금도 앞서가시며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이기신 주님과 동행하며 생명과 진리의 역사를 일구어가는 복된 하루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격려하시며 담대하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 역시 삶의 다양한 문제와 미래 앞에서 좌절하거나 낙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하심과 앞서가심을 믿음으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사모함으로 배우며 또한 가르치기를 힘쓰는 우리와 우리 공동체 되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날마다 이기신 주님을 본받아 생명과 진리의 역사를 일구어내는 주님의 참 제자들로 세워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이스라엘은 과거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나의 인생에서 하나님의 일하심과 도우심을 경험했던 사건은 무엇입니까?
2. 모세는 여호수아를 많은 백성 앞에서 세워주며 격려하였습니다. 오늘 내가 격려하며 세워주어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3. 하나님은 이스라엘보다 앞서가시며 대신 싸워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나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앞서가시며 일하심을 확신해야 할 영역은 무엇입니까?
4.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배우고 또한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의 가정과 공동체는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까?
5. 오늘 하루 하나님의 일하심을 확신하며 이기신 주님과 동행하기 위해 어떠한 결단을 하시겠습니까?
(작성: 최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