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인문독서의 기적』을 읽고
이초아
저자 소개
◎ 임성미 작가: 1995년부터 20년 넘게 독서 지도를 해온 독서교육 전문가이다. 1999년 국내 최초로 가톨릭대 교육대학원에 신설된 독서교육과에 1기로 입학하여 공부했으며, 2007년부터 동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한 달에 평균 12회, 지금까지 2,300회 이상 부모교육을 해왔으며, 도서관과 교육청, 학교, 교회, 기업, 사회교육기관에서 사서와 공무원, 교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독서교육 연수를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독서교육 활성화에 힘써왔다.
저서로는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 『독서논술 초등 3,4,5 학년 대 잡아야 한다』,『내 꿈을 열어주는 진로 독서』,『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중학생의 책읽기』등이 있다.
2. 후기
작년에 나는 학교에서 인문독서 교육을 담당했다. 교사인 나조차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인문학이라는 용어였다. 하지만 어느 책에서 사람이 되기 위한 학문이라는 인문학의 의미를 읽고 나서는 모든 책들이 인문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책을 인문 도서라고 말하기는 너무 무책임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나마 인문독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고, 또한 독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새삼 느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결국 인문독서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한다는 법칙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좋은 책으로 평판이 나 있는 책 중에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골라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 혼자서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어른과 이야기를 나누며 읽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달리 말하면 무슨 책을 읽는가보다는 어떻게 읽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p11.-
작가의 말 중에서 무엇을 읽는 것보다 어떻게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부분이 와닿았다. 나 또한 어린 시절 내게 부모님께서 책을 읽어주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흔히 책이라고 하면 인쇄된 책만을 떠올리지만 넓게 보면 책은 이야기입니다. 즉,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들은 모두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모든 사건들이 한 편의 이야기잖아요. 따라서 아이가 경험하는 일상의 모든 것들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일상의 사건들을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고 그것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어른의 노력입니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아이가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었던가 라는 반성이 들었다.
서로 통하고 있다. 마음을 알아준다는 느낌은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합니다. 부모님이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고 여기면 그 누가 뭐라 해도, 조금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것을 견디는 힘이 생깁니다. 나를 알아주는 부모가 뒤에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책을 매개로 하여 아이는 부모와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갑니다.
아이와 싸우고 잠들기 전, 내 기분이 풀어지지 않아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누웠다.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그때는 기분이 좋지 않아서 읽어주기도 싫었는데, 이 구절을 읽다보니 아이는 책을 통해 엄마와 하나 된 마음을 느끼고 싶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뇌에 재미있는 기억으로 인식된 것은 다시 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어릴 때 갖게 된 그런 느낌은 아주 중요합니다. 재미를 만끽한 사람은 계속 재미를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재미를 추구합니다. 이는 책을 읽을 때 행복하다는 경험을 많이 한 아이에게도 해당됩니다. 책을 읽을 때 행복하다는 경험을 계속 느끼고 싶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책을 읽는 행복이 습관처럼 자리 잡은 아이들은 그다지 재미없는 책일지라도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내어 재미있다고 느낍니다.
이 부분은 일상 생활 속에서도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어떤 이는 화를 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지나가는 일 일뿐이다,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일어나려고 이런 나쁜 일이 일어난 것 뿐이다 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독서도 그렇다고 여겨졌다.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은 재미없는 책 일지라도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서 읽으니까 말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특효약은 읽어주기, 또는 함께 읽기입니다.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지요. 책 내용을 이해시키려고 하거나 가르치려고 할 게 아니라 그냥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가 잠들기 전 늘 한 권의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피곤함을 못 이겨서 어떨 때는 아이의 부탁을 거절한 적도 많았다. 앞으로는 피곤함을 이겨야겠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두서없이 책의 내용을 정리했다. 읽은 내용 중에 제일 와닿는 부분을 다시 정리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충분하게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글을 썼다.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무수히 많은 나의 경험들이 떠올랐으니까.
이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처럼, 저학년과 고학년 두 부분으로 나뉘어서 추천도서가 수록되어 있었다. 올 겨울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 아이에게는 저학년 동화를 읽히고, 나는 저학년과 고학년 동화를 모두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보았다.
(원고지 15매)
10월 읽은 책들
1.『복수는 나의 것』/ 최영희 외 6인
2.『도서관에서 3년』/ 조성자
3.『화장실에서 3년』/조성자
4.『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김해등
5.『우물 밖 여고생』/ 슬구
6.『굿모닝, 굿모닝?』/한정영
7.『정혜이모와 요술가방』/정길연
8.『화해하기 보고서』/심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