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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24
북한산
▲ 봄날 북한산 백운대를 찾은 시민들이 바위 위에서 휴식하고 있어요. /고운호 기자
봄을 맞아 주말에 인근 산으로 나들이를 가시는 분이 많을 거예요. 요즘엔 서울 도심과 가까운 북한산을 찾는 방문객이 많은데요.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이 산은 왜 이름에 '북한'이 들어갈까요? 북한산은 한때 산 이름을 삼각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요. 이름의 유래를 알고 방문하면 북한산 산행이 더 즐거울 거예요.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조선 시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와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던 문신 김상헌은 청나라에 잡혀가며 이 같은 시조를 남겨요. 여기서 나오는 삼각산(북한산)은 서울 강북구와 노원구 일대에서 봤을 때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가 세 개의 뿔처럼 보인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죠. 어떤 사람들은 일제강점기에 '북한산'이라는 이름이 공식화됐다고 오늘날 북한산을 다시 삼각산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해요.
하지만 북한산은 과거부터 사용되던 이름이었어요. 신라 진흥왕은 지금의 서울 땅을 점령한 것을 기념해 북한산 비봉 꼭대기에 '순수비'를 세웠어요. 고려 시대 역사서 '삼국사기'엔 진흥왕이 '北漢山(북한산)'에 왔다는 기록이 남아있답니다.
북한산은 지금의 북한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북한산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건, 큰 강과 큰 산이 있어서예요. 크거나 넓은 것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한'을 한자로 쓰면서 '한수 한(漢)' 자가 사용된 거예요. 요즘도 외국인이나 지방에서 처음 서울을 오는 사람들은 한강의 크기에 놀라고, 북한산의 산세에 놀라요. 옛날에는 한양 땅에 처음 왔을 때 더 놀랐을 거예요. 따라서 한강은 '큰 강'이라는 의미로, 북한산은 한강 북쪽의 큰 산이란 의미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어요.
"한강 북쪽에는 남산도 있고, 인왕산도 있고, 북악산도 있는데요?"라고 되물을 수 있어요. 백운대·인수봉·만경대 세 바위 봉우리를 삼각산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봉우리마다 이름이 있지만 산자락 전체를 부를 때 북한산이라 불렀던 것으로 추측돼요. 지금은 빌딩이 늘어서 있지만 옛날에는 북한산 능선이 남산까지 이어졌을 거예요.
북한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숙종 때 만든 '북한산성'으로 인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어요. 험준한 바위산인 북한산에 돌을 쌓아 만든, 둘레 13㎞에 이르는 큰 산성이었지요.
놀라운 것은 6개월이라는 기록적인 공사 속도인데요. 전문 기술자 외에도 노역자가 4만명이었을 것으로 추정해요. 당시 한양 인구는 10만~20만명으로 추측되는데, 양반을 제외하고 몸이 성한 어른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 동원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지요.
험준한 북한산에서 고된 노동을 했으니, 서민들에겐 '북한산'이란 이름이 몸에 새겨질 정도로 익숙해졌겠지요. 이게 공식 지명으로까지 굳어진 것으로 보여요. 삼각산도 틀리는 이름은 아니지만, 북한산이야말로 서민들의 삶에서 전하고 전해진 이름이라고 볼 수 있지요.
신준범 월간 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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