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가 점점 많아져서 관리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만나서 회의 할 때마다 장소로 인해 불편한 것도 문제이고,
전화도 몇 대 더 증설해야 하고,
본사 간부들과 수시로 만나야 하는데,
외지에서 장소를 빌려 만나야 하는 것도, 이제는 한계에 달한 것 같습니다.”
“목이 좋은 곳이 아니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장소는 앞으로 강릉이 크게 발전할테니 강릉에 구입할지 아니면,
우리가 다음 공사를 맡을 묵호 방면으로 하실 것인지
결정하시면 바로 적합한 곳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또 구입할 곳에 건물이 없는 경우에
회사건물을 어떻게 건축할 것인지도 결정바랍니다.”
“그리고 사장님, 자동차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되겠습니다,
사장님이나 간부들이 늘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시다 보니,
지휘체계나 소통이 원활하지가 않아 불편을 겪습니다,
우선 트럭 한 대와, 승용차 한 대를 구입해야 하겠습니다.
공사현장의 자재 수급이 현재 공사를 시작하기 전,
준비 단계인데도 원활하지 하지 못한데,
공사가 시작되면 감당을 못할 것이 분명해 급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본사에서 지원한 트럭 한 대로는
지금도 감당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까지는 본사에서 차를 지원을 해주고 공사시작 단계라 그런대로 불편이 없었지만,
현재 현장 상황만으로도 차 한 대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것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들 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찌 되었던 회사의 경사인데, 자축을 먼저 크게 해야 하겠습니다.
천진 기업사가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아갈지는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동종 업계에서 우리 회사가 단연 발군입니다,
은행의 신용도도 좋습니다,
회사 건축에 대해 좀 과하게 쓴다 해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기술자들과 계약을 새로 하며,
급료도 조금 올려서 조정을 해야 앞으로 이직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들이 우리 회사의 심장이나 마찬가지이니,
우리 회사가 좀 더 큰 후에는 아예,
아주 우리 직원으로 채용해야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꼭 있어야 할 중요한 기술자들은 이미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쌍용 시멘트 공사는 우리도 1월 4일 부로 작업개시 일자를 받았습니다.
이번공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정이니,
아예 우리 회사의 땅을 구입하는 것과,
본사는 강릉에 두더라도 현장 사무소를
묵호에 별도로 두어야 하는 것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사무소와 본사의 건축문제 양쪽을 다 생각해야 합니다.
즉 토지매입은 먼저 할지라도 건축문제는 여유를 가져야합니다,
우선 당장 급한 것은
묵호 현장의 사무소라는 거지요,
현장 사무소는 현장 가까운 곳의 대지를 임차해서
쓰는 것으로 하되, 창고가 충분하게 있어야하고,
사무실과 숙소도 있어야 하기에
자금문제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현장사무소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서,
회사의 자금사정과, 은행 대출건이 무리가 없다 생각될 때에,
강릉 쪽의 회사건물을 건축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이상의 사항을 이대로 결정하고 집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회의를 마치도록 합니다.”
“그리고 인사 발표를 하겠습니다,
전기부의 김 과장님을 명 년 1월 1일 부로 전기부의
부장으로 승진 발령합니다.”
“축하 합니다. 김 부장님 하하하 앞으로 깍듯이 알아 모시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순리와 욕망
일병의 제대일자가 다가오자, 정길의 조바심이 심하다.
공부하랴, 은숙과 연애도 하랴,
운동하랴, 일은 갈수록 점점 많아지고,
다른 것은 그런대로 진도가 나가는데,
공부만은 마음대로 되지가 않아서 일병에게 짜증을 부린다,
일병도 제대 후의 학업문제와 직장문제로 인해 머리가 시끄러운데,
이놈, 정길은 공부 책임을 일병에게 묻고 있으니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아끼는 동생에 제자라 말이 부드럽다.
“형 수학은 찍기라도 하면 되는데, 영어는 도대체 진도가 안 나가네,
명색이 기지촌에 오래 살았는데도 소용없네요,
거기서 배운 엉터리 영어로는 우리나라의 사투리와,
표준말 보다 차이가 더 커서, 하나도 도움이 안 되고 무슨 좋은 방법 없어요?”
“수학은 공식이니까 잘 보면 찍기가 통할지 모르지만,
영어는 우리글과 틀려서 한문 같은 뜻글자라 힘들어,
한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영어야.
그저 단어를 붙들고 씨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도 늦지 않으니 하루에 단어 다섯 개 씩 써가면서 외워 봐라,
그 방법 밖에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너 요새 얼굴 보기가 힘들다? 사귀는 여자가 있냐?
임 마 적당히 해, 어린놈이 잘못하면 뼈 삭는다.”
원석이를 조수로 받은 덕에 바쁜 일정이 숨을 돌리게 되어,
정길은 원석이 너무 고맙다,
무언가 아랫사람을 부린다는 기분이 제법 쏠쏠하다,
거기에 동갑내기에게 형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것도 생일이 위인 녀석에게, 원석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든다.
“원석아, 이제 공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단계라 자재 정리에 더 신경 써야 된다,
잉여 물품과 불량품 목록을 정확하게 기입하고,
파기해야 하는 것도 수량 검사 받고 하는 것 잘 알지?”
“그 잔소리는 갈수록 심해지네,
형, 지금까지 내가 실수 하는 거 봤어?
염려 붙들어 매고, 청춘사업이나 열심히 잘 하셔,
형 혼자만 하지 말고 나도 한 명 소개해주라,
참! 지연이 누나에게 아까 전화 왔었어,
지금 현장에서 일 하는 중이라 했더니 알았다 하고 그냥 끊던데.”
“그 누나 요새 깨소금에 밥 비벼 먹을 때인데, 웬 전화?
신랑 자랑하려고 그러나?
목소리는 어때? 기분 좋은 목소리였어? 힘없는 목소리야?
그 매형, 누나에게 잘못하면 내가 쫓아간다 했거든,
아니! 진짜야.
결혼식장에서 내가 매형에게 직접 그랬다니까,
야, 임 마! 왜 믿지를 않냐?”
은숙과의 관계가 깊어 갈수록,
상대에게 열중하고 있는 자신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정길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희숙이 에게는 고문과도 같았다,
정길은 은숙과 가벼운 접촉을 하다가도 흠칫,
희숙의 눈치를 보게 된다.
“어제 희숙이 집에서 괜히 눈치 보여서 안 좋더라,
내가 무슨 큰 죄를 희숙이에게 진 것 같은 마음이야,
그래서 연습할 때도 자꾸 틀리던데,
이번 전원 리허설에서도 그러면 어떡하지?
영 불안한데.”
“호호호 오빠가 그렇게 순진한 거야? 알 것 다 아는 바람둥이가?
엄살 부리지 말고 이번이 마지막 총연습이니 실수하면 안 돼,
아무 때나 속으로라도 외우면서 다니라고,
어릴 때 구구단 외우듯이 외워서 완전히 입에 붙어야 해.”
“그런데, 호세아서가 어디에 있는 거야?
아직 한 번도 읽어 보지 않았는데, 구약성경이라고?
내 가 갖고 있는 성경책은 신약뿐이라 없는 건가?”
“아유! 이런 엉터리,
주인공이 자기 얘기가 적혀 있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네,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고? 당장 서점에 가자,
성경전서를 내가 한 권 사줄게,
읽어 보지를 않았으니까, 이해를 못하고 자꾸 틀리잖아,
그 책을 읽어봐야 그 당시의 이스라엘의 처한 사회상황도 알게 되고,
호세아 선지자의 안타까운 그 심정을 느낄 수 있어서
대사도 쉽게 암기가 되는 거라고요,
이 바보 오빠야.”
강릉 시내에 나와 우선 극장부터 갔다,
영화를 보기보다는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정길이 이 기회에 은숙을 어떻게 공략을 할까 머리를 굴린다,
그동안 만져보고 싶었던
곳을 마음대로 만져 볼 수 있는 호기라는 생각에,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김 진규, 엄 앵란 주연의 가슴 아프고, 슬픈 사랑 이야기라,
재미있으려나? 흐흐
헤헤, 나는 영화보다 은숙이를 만지는 재미가 더 좋은데,
오늘은 어디까지 허락하는지 볼까?
젖가슴은 지연이 누나보다는 작지만 모양도 좋고,
너무 감촉이 좋단 말이야, 흐흐흐
제발 가만히 있어 주시기를.’
“어깨에 손 좀 치워,
아는 사람 있을까 불안 하네, 치우라고요, 에잇! 좀 아프지?
손만 잡고 있어요,
아유! 영화는 안보고, 이런 엉뚱한 짓만 하려고 온 거야?
정말 계속 이러면 다시는 오빠와 극장에 같이 안 온다?”
‘에이 분위기 다 깨 네, 가만히 있으면 좋잖아?
쳇, 젖 만지던 버릇이 없어지지 않아그 쪽으로 자꾸 손이 가는 걸 어쩌란 말이야?
마음 놓고 은숙이 젖 만질 날이 언제나 오려나?
휴! 한참 걸리겠지?’
“영화를 본건지 만 건지 모르겠네,
오빠 그렇게 내가 만지고 싶어?
그 언니하고도 극장 갈 때마다 그렇게 했었지?
그래서 나한테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거고, 맞지?
대답해봐 빨리~ 빨리 대답 안 할 거야?”
“알았어! 알았다고,
나는 정말 은숙이의 가슴이 너무 신기하고, 탐나고, 만지고 싶어,
그 감촉이 어머니의 젖을 먹던 아기 때의 향수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아무 생각이 안나.
밥을 안 먹고 살아도 배고프지 않을 것 같아 정말이라니까.”
“아유, 징그러!
핑계도 어쩌면 그렇게 너구리같을까.
음, 그러면 돈을 못 벌어서 굶게 됐을 때,
오빠는 내 젖가슴만 만지면 밥걱정은 해결 되겠네? 호호호
에잇! 도대체 요 손을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정길이 구정에 송탄에 내려가면 당분간 못 만나다는 생각과,
성탄절 때 성극문제,
은숙의 아버지 면회문제 등을 핑계로 은숙의 집까지 걷기로 했다.
거리가 5~6K 정도라서 걸어서 가더라도 2시간 정도면 된다고 하며,
호젓한 길로 안내하는 은숙을 따라가며 정길의 마음에 음흉한 생각이 고개를 든다,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정길의 분신이 먼저 알아차리고 열을 낸다,
나도 좀 짝을 만나게 해줘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