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월간 인테리어에 소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이를 평가하여
수여하는 명가명인상은 비록 월간 인테리어에 소개된 작품을 대상으
로 하여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한 해 동안 한국 인테리어디자인을 평
가하고 그 흐름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인테리어디자인 분
야에서 어느 상에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는 높은 권위의 상이다. 따라
서 인테리어디자인 관련 학계나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교수, 디자이
너, 학생들은 매년 연말이면 어떤 디자이너가 올해의 명가명인상을
수상할지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본인 또한 매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왔다. 이번 심사에서는 2005년 한 해 동안 월간 인테리어에
소개된 총 69점 중 월간 인테리어 기자단에 의해 1차 선정된 15작품
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일단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15작품 중 일부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후보작으로서 미흡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예년과 비교해볼 때
후보작들에 대한 주최 측의 선정 기준이 대체로 무난하다고 생각되었
다. 많은 밤샘 작업을 통한 노력과 정성으로 디자인하였으나 수상하
지 못한 디자이너들에게 먼저 격려와 노고의 말을 심사위원 전원의
마음을 대신하여 드리고자 한다. 심사는 후보작에 대한 도면과 이미
지 컷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실제 공간을 방문하지 않고 도면과 이
미지만으로 평가해야하는 문제점으로 자칫하면 사진으로 인한 현란
함 속에 디자이너의 노력과 디자인의 진실이 묻혀질 수 있기에 보다
신중하게 심사하였다. 심사기준은 형태, 색채, 재료, 가구, 조명 등의
인테리어디자인 구성요소적 측면, 해당 공간의 성격에 적합한지 여부
를 판단하는 기능적 측면, 그리고 프로젝트만의 독창성, 아이디어, 컨
셉의 효과적인 표현 등 인테리어디자인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는 심사기준을 갖고 진행하였다.
올해 후보작들은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이 향상되었고, 젊은 디자이너
들의 작품 수준이 기성 디자이너와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발
전을 가져왔으며, 후보작으로도 다수 포함되어 그 약진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눈에 띄는 작품도 모두가 수
긍하기 힘든 수준이하의 작품도 없는 평준화 경향을 보인 점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후보작들은 대개가 실내 공간에 대한 프로그램 또
는 공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미흡하며, 단지 조형적이고
이미지적인 관념에 지배되어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이는 후보작 대
부분이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여 화려하게 장식된 상업 공간에 치중되
어 있어서 더욱 그러했다. 또한 사회적 의미를 기반으로 하는 제안과
실제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공간이 부족하였다.
좋은 작품은 사용자가 공간에 들어섰을 때 과도한 화려함과 치장으로
디자인에 압도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공간 속에서 동화되고 사람도
하나의 디자인 구성요소로서 공간을 구성해야할 여지를 마련해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아울러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피상적
표현의 능숙함 보다는 실내 공간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프로그램의
충실함에 노력해야 하며, 통시적 관점에서 공간을 연구하고 공시적
관점에서 냉정하게 비판하여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위치를 갖추어 나
가야 할 것이다.
한 해를 마감하며 진행된 이번 명가명인상은 2005년도 한국 인테리
어디자인 분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
며, 올해 수상작은2005년 한국 인테리어디자인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오래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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