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9. 토요일 오전 수업을 하면서 마음이 들떴다. 오후에 상주 경천대를 가보게 된다는 설렘 때문이었다. 7남 2녀 아홉(9)남매 집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오신 맏형수님의 팔순 잔치를 상주 박물관 바로 곁에 위치한 경천대 펜션에서 1박 2일로 갖기로 하였으며, 3남 3녀 직계 후손들이 모여서 마련한 조촐한 축하잔치에 정중한 초대를 받았고, 아들같이 키워주신 정이 남달랐기에 기쁜 마음으로 합류를 하였다.
애마 스타렉스 차량에 세 집(우리, 용수네, 경주네) 식구들을 태워서 목적지 상주 박물관 바로 옆 경천대 펜션에 도착하니 벌써 재율이네가 도착해서 반겨주었다. 조금 있으니 준혁이네와, 아영이네, 효진네가 합류하여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재율이 아빠가 준비한 맛있는 돼지 목살 고기 야외 바베큐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었다. 늦가을의 어둠이 일찍 내려왔다. 야외 노래방이 마련된 곳에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고, 8시 반에 방으로 들어와서는 시원한 수박으로 목을 축이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9시가 되자 유림이의 특별공연이 시작되면서 팔순 생신 축하 케잌 커팅식과 함께 저마다 정성들여 마련한 선물 증정식이 있었다. 푸짐한 웃음을 꽃 피운 시간들이 이어졌다. 이어서 젊은 아빠들의 훌라놀이가 있었지만 광개토대왕 사극을 시청한 후 곤하게 꿈나라로 ......
새벽 날이 밝아옴과 동시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숙소 뒤편에 위치한 경천대 관광을 나섰다. 뒷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올라서서는 맏아주버님과 함께 갈 것을 권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 함께 가보실 것을 권하였더니 반가워하시며 동행하셨다.
경천대 관광 산보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에 이르니 경주 보미 엄마가 저 멀리서 올라오지 않는가! 그리하여 네 명이 이른 아침 경천대 산행을 함께하였다.
잘 닦아놓은 산 내리막길 우편 오솔길을 따라 모처럼 산행을 하니 기분이 좋았고, 길 가의 울창한 소나무 숲길과 발아래 저 건너에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의 도도한 모습을 보자니 ‘참 잘 왔구나!’를 절로 느낄 수 있었다. 구름 출렁다리를 건너니 강 절벽 위 산 중턱 경치 좋은 곳에 초가집들을 옹기종기 지어놓은 ‘상도’ 촬영 세트장이 있었고, 호기심으로 둘러보았더니 아득한 옛 시골 생활 추억들을 고스란히 생생히 떠올릴 수 있는 옛 물건들로 잘 꾸며져 있었다.
연이어 연결된 얕으막한 언덕으로 올라갔더니 그 유명한 ‘경천대’에 탄성을 나도모르게 질렀다. 세 개의 바윗덩어리가 세월의 풍파에 맞서 고고히 서 있었고, 그 앞 절벽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몇 백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있었다. 도도히 흐르는 발아래의 낙동강 풍경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었고, 효령대군이 품었던 한(恨)이 서린 넋을 온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상주시가 기대 이상으로 잘 꾸며 놓은 오른 편 높은 산 전망대에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기쁘게 뛰어 올라가서 사방을 조망하여 보았다. 과연 옛 삼한의 중앙지답게 광활한 농경지와 풍족한 물이 흐르는 역사 깊은 고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산 길을 상주박물관 코스로 잡아서 역사의 향기를 듬뿍 오감으로 체험하였고, 이웃해 아담하게 마련된 의우총도 둘려보았으며, 아홉 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돌아왔더니 아침상 차림을 기다렸다며 반겨주었다.
어제 도착된 홍게 한 박스를 풀어헤쳐서 게 파티 아침 식사를 달게 먹었다. 서둘러서 짐을 싸 합동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숙소를 떠났다. (선서방이 선정한 숙소는 거실이 무척 넓었던 21평, 15평의 펜션 2채로 23명이 지내도 아무 불편이 없었음. 땡큐...)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상주 자전거 박물관에 들려서 오만 자전거를 구경한 후 동심으로 돌아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저마다의 부부가 2인승 자전거를 빌려 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상주보를 구경하려고 갔더니 종착지에 도남서원이 있었다. 반가움으로 관광하였고, 미완성중인 상주보를 구경하고 돌아서니 오후 1시가 되었다.
간단히 점심을 함께 한 후 헤어지자는 서울 강서방의 권유에 칼국수 식당을 찾았고, 상주시청 근처 어느 식당(혜원 식당)까지 와서는 맛있게 들깨칼국수, 육개장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쉬운 작별을 하면서 1박 2일의 행사를 모두 마무리 짖고 작별을 하였다.
대구에 도착하니 4시..... 집에 오니 4시 20분, 좋아하는 테니스 운동을 가려다가 푹 쉬고 싶은 마음으로 집에서 쉬기로 하였고,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해서 카페에 올린 후 이렇게 후기를 써서 남긴다. (2011. 10. 30.<일> 19:30)
첫댓글 유림엄마> 같이 동행하고 왔건만 삼촌의 후기를 읽어보니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같이 상주의 그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갑니다.삼촌이 함께하여 그시간이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이 삼촌 또한 따뜻하였고, 행복하였답니다.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한 준비 등에 수고가 많았겠지요.......감사 감사!!
토요일 수업이 끝나자마자 점심식사도 못하시고 상주로 달려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
매번 작은아버님의 집안 행사 후기(?)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생생한 재연과 소상한 기록 감사드려요.
애들때문에 저는 경천대도 못 올라가고 제대로 못보고 했지만.. 가족이 다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앞으로도 더욱 많이 좋은 시간을 갖게되길 바랍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