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천동 문화마을
부산 골목길 여행 감천동 문화마을
주민들과 예술가들의 마음이 뭉쳐 다닥다닥 산비탈에 알록달록 자리잡은 감천동의 문화마을은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별명을 얻으며 지난 해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되어
관광객은 물론 해외에서도 사례 연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되었다.
형형색색의 자유로운 페인트 칠의 성냥갑을 닮은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마을은
멀리서보면 흡사 '산토리니' 또는 '마추픽추'처럼 보여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누군가의 설명처럼 2m의 페인트 칠이 만드는 풍경은 멀리서 보면 예술적인 낭만이 넘치고
가까이에서보면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기에는 달동네의 삶의 흔적은 너무 고단해 보였다.
적어도 2007년에는...
하지만 5년이 지나 다시 찾은 부산의 감천동은 문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고단한 삶의 흔적마저도 마을의 문화속에 녹아들어
빈 둥지같던 그곳은 삶의 활기가 넘치는 새로운 창조도시가 되었다.
이국적인 풍경속에 만나는 오랫 부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부산 골목길 여행
감천동 문화마을이다.
오랜기억을 더듬으며 감천동으로 향하는 길
기억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여전하다.
부산대학병원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감천 초등학교 입구에 내리면 바로 감천동 문화마을이다.
감천동 문화마을은 2009년에 시행된 마을미술 프로젝트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로 '집 프로젝트' 및 '문화만들기'가 진행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달동네 마을들이 개발의 논리에 밀려 원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흔적도 사라져버리는 것과 달리
보전과 재생의 관점에서 '문화마을' 이 주민과 전문예술가들, 행정담당자들에 의해 창조도시로 재 탄생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곳의 특이한 지형때문에 개발을 하려고 하다가
사업타당성에서 포기했다고도 하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성냥갑같은 알록달록한 집들이 다닥닥붙은 감천동 문화마을의 무엇이 사람들 발길을 이곳으로 향하게 하는 것일까?
마을로 들어가 본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주말이면 그야말로 인파들로 넘쳐나는 곳이다.
예전과 달리 마을 주민들이 주차질서 및 마을안내를 맡고 있는 점이
벌써 이곳이 얼마나 달라진 공간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게한다.
실제 마을의 골목과 가상의 골목이 벽화속에 공존하며
골목길 프로젝트의 작품제목 '마주보다' 로 시작하는 문화마을이다.
사람과 새는 또 어떠한가? 너무 사실적인 묘사에 새똥을 치울 걱정이 앞선다. ^^
감천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주민들의 소통의 통로이자 어머니의 빨래터, 가족의 앞마당이라는
일상적 생활공간에 착안해 물고기들의 자유로운 움직을 통해 생기넘치는 공간을 표현한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 이다.
감천동이라는 어항같은 공간에 물고기들이 마음껏 헤엄치며 허공을 떠나닐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는데
비탈길이 주는 탁 트인 공간이 주는 느낌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서울에 몰아치고 있는 기습한파가 남부지방도 예외는 아니지 싶었지만
웬걸 운좋게도 이날은 장갑을 끼지 않아도 될만큼 너무 포근했다.
감내 카페위에는 귀요미 비둘기들이~~~~
감내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직접 만든 샌드위치로 ~
마침 런닝맨 출연진들의 싸인이 걸려있었는데 12월 29일 최지우가 등장하는 방송분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난 12월 29일에 방문했기에 방송을 보지는 못했다.
특이한 건 신발을 대여하고 있어서 물어보니 비가 많이 오면 길이 질퍽해
동네 골목길을 걸으려면 장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젠 감천동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하늘마루로 올라간다.
하지만 곳곳은 주민들의 주거공간이니 되도록이면 조용히 다니고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예의일듯하다.
하늘마루에서 보이는 풍경들
정면으로는 동네의 풍경이 , 오른쪽으로는 감천초등학교의 모습이
더 멀리는 감천만과 뒤로는 용두산 공원까지 한 눈에 조망이 가능하다.
그럼이제 본격적으로 골목길 여행을 나서 볼까?
입구의 아트샵에서 천 원에 판매되고 있는 문화마을 지도를 참조하면 헤매지 않고 골목을 다닐수 있고
스탬프 투어 재미도 솔솔하다.
골목길 투어의 시작은 골목길 입구에 있는 작품 '마주보다'와 마주하고 있는 골목길을 따라 가는 것이 편하지만
옛날 기억을 더듬어무작정 화살표를 따라 나섰다.
일전 이 곳을 찾았을 때 골목길을 헤맨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곳곳에 화살표가 안내되어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없이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
골목을 내려가기 전 눈에 띈 조형물... 어! 어.린. 왕.자!!!!!!
아름다운 미소년의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는 방금 소설속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별을 떠나 지구로 온 어린왕자는 사막여우를 만나 함께 긴 여행을 가다가
공간을 뛰어 넘어 감천 마을에 잠시 머물며 난간에 걸터 앉아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의 별 BC603호에서 혼자 외로움에 사무쳐 해가 지는걸 43번이나 봤다는 어린왕자
사람의 온기가 향기를 피우고 있는 감천동이란 별을 내려다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어짜피 이방인인 어린왕자의 뒷 모습은 여전히 쓸쓸하겠지만
더이상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이젠 앙증맞은 화살표를 따라 빛의 집으로 가볼까?
예전에 골목길을 걸을때는 생각보다 빈집이 많기도 하고 인적이 거의 없어
사람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살짝 무섭기도 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이쁜 길고양이의 애교작렬 눈웃음까지 감천동에 흐르는 따스한 기운이 좋구나~
화살표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골목길에서 툭! 하고 빠져나왔다.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옛 기억을 더듬어서 다닐려고 하니 은근 헷갈리는 골목길인지라
마을입구에서 일단 전체를 다시 한번 조망해 보기로 했다.
골목을 걸어 마을입구로 나가는 길,
어린시절 옆 동네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추억속의 한 자락을 걷게 한다.
하늘마루보다 마을입구에 있는 조망대에서 마을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사진 포인트이다.
감천과 하나되기 작품의 절묘한 하나됨 ~
조망대도 따로 없었던 공간에 설치미술까지 더해주시니
괜히 그림속의 집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숨은 그림찾기를 하느라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2007년에 찍은 왼쪽사진과 2012년에 찍은 오른쪽 사진
자세히 보면 색깔이 달라진것 외에는 별로 바뀐것이 없는 감천동 마을은
'문화'라는 것이 더해지는 순간 하늘과 땅 차이를 가진 창조도시가 재탄생되었다.
마을이 한눈에 다 들어 오지 않아 파노라마로 찍어서 붙이면 좋긴 하겠지만 ^^
지형이 주는 곡선은 원근감의 상실로 인해 착시현상마저 느껴진다.
이곳에 집들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보수동에 몰려있던 피난민들이 옮겨오면서 부터라고 한다.
벽면에 칠한 페이트색도 집주인의 취향대로 각자 원하는 색깔의 페인트로 칠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독특한 풍경이 되어 버린 부산 감천동 마을
어린왕자도 손톱만한 크기로 보인다.
그래 거기서 그렇게 이 마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영원히 살아 있으렴~
골목길을 걷기 좋도록 탐방로도 만들어져 있고
골목길 군데군데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장소에는
또 다른 설치미술이 관람객의 탐방을 흥미롭게 만든다.
자~ 그럼 다시 골목길을 걸어볼까?
허름한 외벽구조물에 선명하게 새겨넣은 복(福)자가 눈에 띈다.
피난민의 고단한 삶속에 간절히 바랬던 희망의 기원을 담은 복...
여전히 그들의 삶은 이어지고 있다.
이발소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들이 떠나고 빈집이었던 곳들은 폐가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공간으로 개 보수되며 사람들의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동네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으며 고된 작업에도
내가 문화마을 지킴이다라며 마을에 애착을 보이는 주민분들
빈집을 아이들의 공동 공부방으로 이용될 예정이라며 미장일을 하시는 아저씨는
이 동네 주민은 아니라고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벽화마을인 이 동네의 예술가들에 자극을 받아서
세면 작업에 장미꽃 한송이를 그려넣는 센스를 발휘하시면서도
실력이 형편없다며 수줍은 미소를 띄우셨다.
화살표로 지정된 탐방로를 걷긴하지만 엄연한 사적인 공간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집이 좁아 빨래 널 공간이 없어 밖에 널어 놓은 빨래는 공적인 풍경속에 속할듯하다. ^^
오징어와 양말이 같이 말라가는 생뚱맞은 풍경에 묻어나는 정겨움이다.
그 길의 끝에 만나게 되는 평화의 방은
세상의 모든 평화를 담아줄 '그릇의 방'과 모든 것에 평등하고 공평한 '달의 방'이 기다리고 있다.
뚱뚱한 사람은 절대 못지나가는 좁을 골목을 지나면
마을의 또 다른 풍경이 조망된다.
이젠 북카페로 가볼까나~
물론 이곳에 마련된 조망대 한번 올라가주셔야한다.
각각의 전망대들은 일률적인 디자인을 탈피해 그 공간에서 보이는 마을의 풍경적인 특징을 활용하고 있는데
감천만이 보이는 곳 답게 배로 장식이 되어 있다.
감천만이 훨씬 더 정겹고 가까이 다가온다.
보통은 해질녁 감천마을이 붉게 물들 때가 사진이 가장 멋지게 담을 수 있다고 알려져있긴 하지만
가장 좋은 사진은 번질나게 이 마을을 다니는 사람이 가장 멋지게 담을 것이라는 만고의 진리앞엔
어쩌다 몇 년 만에 마을을 찾은 나에겐 무용지물이다.
산복도로 곳곳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만날 수 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작품을 시각화 시킨 작품의 돋보이는 아이디어
특이한 빨간색의 건물이 눈에 띈다.
2m 남짓한 공간에 어떻게 집이 들어설까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지만
생각보다 규칙적이고 리듬감마저 느끼게 하는 집들이다.
문제의 빨간 건물에 도착하니 등대형상과 커피잔 형상을 하고 있었다.
등대형상의 건물은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별명답게 산토리니의 풍경이 그려져있었고
커피잔의 모양을 한 다소 허름한 공간은 북카페였다.
이 동네에서 수 십년을 살았다는 아저씨는 북카페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는데
동네 자랑이 한바탕 늘어지셨다. ^^
여름에는 지하공간의 이 마을 아이들의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감천만이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배의 느낌을 연출한 듯 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 들러 스탬프도 찍고 간단한 음료를 마시기도 하고 화장실도 이용이 가능하다.
북카페에서 바라보는 하늘마루에 올라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5년전 우연히 건축잡지에서 소개된 감천동 문화마을을 보고
한 눈에 반해 찾았던 그때와 지금은 비교를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죽은 마을도 살려내는 문화가 가진 창조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끝을 알수 없게 만들던 감천동 문화마을이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어지며 많은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갈 감천동이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된다.
나도 사진갤러리에 사진이나 한번 올려 볼까나~~
<감천동 문화마을 찾아가기>
부산 지하철 1호선 토성역에서 내려 부산대학병원 정문에서 감천동행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감정초교(감천동고개)에서 내리면 된다.
부산대학병원 정문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다.
보수동 헌책방골목과 부산의 깡통시장인 국제시장이 가까워 당일 여행코스로 잡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첫댓글 저도 지난 2월에 부산 답사를 했습니다.
감천마을을 인상깊게 둘러보았지요.
물론 보수동 헌책방에서 책도 한권사고 국제시장에서 밥도 먹고...
덕분에 지난 시간이 생생하게 떠 오릅니다.
그러시군요?
큰 돈을 들여 새로 건축하면 좋겠지만
있는 곳에서 정성을 기울인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이 형성 되는 것을요...
저도 부산 가는길에 꼭 들러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