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여유로운 2018년 연말입니다. 오늘도 여유시간이 있어 세어봤는데, 이번달에 꽤 많은 경기를 봤네요.
그래도 가장 최근 것들 중 아직 리뷰를 안쓴 경기를 찾다가 골랐습니다. 12월 14일(금), OK저축은행 대 KEB 하나은행 WKBL 경기입니다.
KB스타즈 다음으로 제가 응원하는 팀이 하나은행이고(좋은 국내선수들이 많이 있어서), OK저축은행팀도 요즘 관심 있게 지켜보는 선수들이 몇몇 있어 꽤 흥미로웠습니다. 경기 들어가볼까요?
양팀 스타팅라인업 소개
■ 오늘의 경기 리뷰
하나은행 강이슬 선수의 돌파 득점으로 시작된 1쿼터. 1쿼터의 큰 흐름, 득점붐포만 놓고 보면 'KEB 강이슬 vs OK선수단'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경기 시작 3분만에 3점포도 성공(6대5 시점), 슛 감각이 아주 탁월해보였던 강이슬 선수는 1쿼터에만 12점을 도맡았습니다.
반대편 OK저축은행에서는 골고루 득점이 나왔습니다. 쿼터 시작과 함께 안혜진 선수의 공격리바운드 후 A-패스, 그리고 단타스 선수의 골밑득점을 시작으로 안혜진 선수의 3점(12대12), 그리고 한채진 선수의 버저비터 3점도 좋았습니다.
1쿼터, 17 대 20으로 KEB하나은행이 앞서갑니다.
2쿼터, OK저축은행 정유진 선수의 3점포로 경기는 시작되었지만, 곧 정 선수는 부상으로 교체 아웃. 그래도 OK 선수들은 그러한 악재 속에서도 열심히 뛰어줬습니다. (정유진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후속 보도가 있었습니다)
흐름이 더 좋았던 쪽은 KEB하나은행. 이틀 전(12일) 있었던 경기에 대한 주전들의 체력안배를 충분히 해주면서도 리드폭을 점점 키워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김단비 선수의 3점(24대26), 교체로 투입된 서수빈 선수는 2번의 번뜩이는 패스로 고아라 선수의 버저비터 3점과 신지현 선수의 득점을 만들어줬습니다(32대39 시점).
김예진, 이수연, 김민경 선수(2득점)도 코트 위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강이슬 선수는 계속해서 에이스 모드입니다. 쿼터 초반과 마무리로 3점슛을 1개씩 터뜨리고, 견고한 한채진 선수 수비를 상대로도 여전한 득점력을 자랑했습니다. 주전들을 충분히 쉬게 해주면서도 10점차 리드! 점수는 34 대 44입니다.
3쿼터. OK저축은행 구슬 선수의 초반 3점 시도 2번은 모두 불발된 반면, KEB하나은행 팀은 다시 득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파커에 이어 강이슬 & 김이슬 선수의 3점으로 점수는 34 대 52, 점수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OK 단타스 선수의 연속득점으로 조금 좁혀지나 싶다가도 또 고아라 선수의 돌파득점, 그리고 김이슬 선수의 3점(38대57). 쉴 틈을 주지않는 하나은행입니다. 쿼터 막판에도 진안 & 조은주 선수의 득점에 이은 한채진의 2점으로 추격하는 모습은 좋았으나, 50 대 64로 크게 뒤진 OK저축은행입니다.
4쿼터. 초/중반엔 패스미스와 범실로 흐름이 자주 끊기는 모습의 하나은행이었습니다. 하지만 OK 단타스의 득점을 신지현 선수가 3점포로 불을 끄고, 진안 선수의 득점엔 파커 선수가 맞받아쳤습니다. 두 팀의 점수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쿼터 중/후반엔 결국 마음 급해진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 단타스의 노마크 3점슛, 한채진 선수의 단독 속공 찬스도 허무하게 실패하며 승리가 날아가버렸습니다.
반면 하나은행 선수들은 또 꾸준한 득점. 김이슬 & 파커의 연속득점에 이어, 경기 종료 2분 8초를 남기고는 백지은 선수가 3점포로 화룡점정 했습니다. 최종 스코어 66 대 84, KEB하나은행의 값진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OK저축은행 이야기 먼저.
오늘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확실히 지난 시즌 KDB생명 떄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입니다. 베테랑 한채진 선수가 늘 그렇듯 40분 가까이 출전하며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주고(14득점), 오늘은 조은주 선수도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신한은행 때만큼의 미들슛, 득점력, 기동력은 아니지만) 오늘은 노련하고 이타적인 움직임(동료들에게 스크린 걸어주고,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등)이 많이 보였고, 칭찬합니다.
또 오늘은 무려 12어시스트를 적립한 안혜지 선수! 팀의 오늘 경기 첫득점을 만들어낸 '찔러주는 패스'부터, 3쿼터 1분 남았을 때 속공 시 조은주 선수에게 길게 연결해줬던 볼. 그리고 골밑 단타스와 진안 선수에게 어김없이 연결되던 '빠르고 힘 있고 정확한 패스'는 오늘도 명장면을 여럿 만들어냈습니다.
어느덧 올시즌 평균 어시스트 개수가 5.5개(현재 1위, 13경기)! 아직 미숙한 부분도 없진 않지만, 올시즌 WKBL에서 가장 Hot한 라이징 스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경은 선수의 FA이적 이후 제대로 된 대체자원이 하나 나왔습니다(1997년생, 164cm 가드).
경기 후반부에 투입돼 10득점(16분 출전, 2점슛 5/5)을 기록한 진안 선수도 Good. 그동안 퓨처스리그나 박신자컵에서는 칭찬도 많이 했었는데, 솔직히 1군 무대에서는 아직 아쉬운 모습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좀 그렇지만 너무 투박하고 선 굵은 플레이?
하지만 이젠 확실히 도약한 모습으로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경기당 6.18득점, 3.64 리바운드. 더 커야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단타스. 왜 자꾸 외곽에 나와 3점슛을 던지는지? 오늘도 7번 시도해 모두 놓치고 팀에 찬물을 끼얹네요(올시즌 3점 시도 45회 / 3 성공. 성공률 6%). 상대 골밑에서 안혜지 선수 어시스트만 받아먹어도 훨씬 나은 성적이 기대되는데... 너무 아쉬운 선택이었습니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본인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센터로서 기본에 충실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KEB하나은행 이야기.
3점슛 5개 포함 27 득점한 강이슬 선수는 그토록 기다리던 '에이스 and 폭격기'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특히 1쿼터 중반, 버저비터 슈팅이 실패하자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외곽까지 나온 다음 그대로 턴 하면서 3점슛을 성공시키던 장면은 오늘 경기, 그리고 강이슬 선수의 백미였습니다(12대15 시점).
이어 또 다른 '이슬이' 김이슬 선수의 (시크한 표정으로 순도 높게 성공시킨) 득점들(10득점, 2점슛 2/2, 3점슛 2/2)도 아주 주요했습니다. 그리고 고아라 선수! (지난 시즌 KB에서 뛴 김보미 선수를 생각나게 하며) 요즘 아주 좋은 경기력이네요. 열심히 많이 뛰어주고,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도 적극 가담하는 모습 칭찬합니다(7득점 8리바운드). (아직도 연봉 1억 9천만원이 조금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요).
파커 선수(13득점 11리바운드)는 지난 12일 경기(KB전 30득점) 때 자신감을 많이 찾았나 봅니다. 오늘 '쉽지 않은 상대' 단타스를 상대로 골밑에서 많이 부딪쳐주고 또 상대 파울도 연이어 유도해냈습니다. (오늘도 아주 엄청난 활약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자꾸 외곽으로 겉돌던 단타스와 비교하니 더욱 더 준수하고 쏠쏠했던 활약이었네요. 팀 승리에 한 몫 했습니다.
여튼 이번 경기도 재미있게 잘 봤고요. 하나은행은 이 화력 그대로 꾸준히 유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OK 선수들도 파이팅하고요.
그리고 정유진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KEB하나은행 김이슬 선수(왼쪽)의 '확실히 카메라를 의식한 듯한' 카리스마! & 고아라, 강이슬 선수 모습도.
하나은행 파커와 OK 단타스 선수의 몸싸움. 신지현 선수(가운데)는 '부상 없이' 자유롭게 뛰고 있는 현재 모습 아주 보기 좋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OK저축은행 한채진 선수(왼쪽)와 구슬 선수
KEB하나은행 선수들의 승리, 축하합니다. 정유진 선수(오른쪽)의 빠른 회복과 복귀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