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체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일일이 수정하기도 거시기하고 해서 걍 올려봅니다. ^^)
예정에도 없던 "지리산종주"를 다녀왔다.
월요일 퇴근무렵 갑작스레 고향 교회 친구들의 SNS 밴드에서
한 친구가 2박3일 지리산종주 갈 사람 손 들라고 한다.
그야말로 번개팅의 진수를 보여준다.
뜻하지 않게 순수히 다녀오라 윤허해준 아내 덕분에(?^^)
얼떨결에 가기로 했지만...
이래저래 걱정이 앞선다. 무릎도 걱정(8월 휴가때 다쳤던 무릎이 아직도 통증이...)이고, 북상중인 태풍도 걱정이고...
결과적으로 이 모든게 기우에 불과했다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
지리산종주 1일차(10월 3일) : 성삼재휴게소~연하천대피소까지...
양재역에서 6시 45분에 출발한 버스는 예정시간을 조금 넘긴 11시에 성삼재에 도착...
12시가 입산통제시간이라는 인솔자(대장이라 부름^^)의 구라에 속아...
처음부터 땀 삐질삐질 흘리며 노고단고개까지 올라갔다.
출발지인 성삼재 휴게소에서 한컷!
이번 산행의 주동자격인 친구... 나완 어렸을 적 부터 죽마고우...
인생의 많은 시간을 공유했던 친구다. 둘다 거의 20년 만의 지리산 등반...
난 천왕봉만을 목표로 두 번 오른 경험이 전부이고 종주는 처음이지만 관석이는 두번째 지리산종주 도전...
둘 다 젊은 혈기에 오른 기억 뿐이라는게 공통점... ^^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기회가 있을까 싶어 중년의 나이에 준비되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ㅎㅎㅎ
경상남북도와 전라북도, 3도가 만나는 지점, 삼도봉!
첫날 묵을 연하천대피소에서 간단한 저녁식사...
건조식 미역국과 햇반으로 간단하게 해결...
지리산종주 2일차(10월 4일) : 연하천대피소~장터목대피소까지...
연하천의 아침이 밝았다.
벽소령대피소에 도착...
가방이 작아 최대한 간단하게 짐을 꾸렸지만...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챙겨간 황진이...
하루의 고단함과 중간중간 피로를 덜어 주는데 일조한 황진이...^^
지리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고자... ^^
세석대피소에 도착해서 꿀맛같은 점심을 먹는다.
라면을 준비하지 않아서 밥을 먹으려 했는데... 하나같이 모두들 라면을 끓이고 있으니... 맘이 동한다.^^
여기서 라면을 반드시, 꼭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 ^^
잠깐동안의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고 세석대피소를 떠난다.
봄이 되면 이 너른 평원이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핀다고 하니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을듯...
언제 기회가 된다면 와보고픈 마음이 든다.
멀어져 가는 세석 대피소를 배경으로...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바로 우리의 목적지인 천왕봉이다.
장터목대피소까지는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아름답다.
1주일여 뒤면 지리산이 단풍이 절정에 이를듯...
장장 9시간여의 대장정(?^^) 끝에 장터목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아~~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
만20년만에 찾아오는 장터목대피소...
지리산종주 3일차(10월 5일) : 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산리까지
지리산 종주 마지막 하이라이트... 천왕봉일출을 보기 위해 그 힘든 여정을 버티지 않았나 싶다.
출발전 북상하는 태풍이 주말에 우리나라에 직간접 영향을 줄거란 소식에 별반 기대를 안했는데
기적적으로 북상하던 태풍이 중국으로 방향을 틀었단다. 할렐루야!!!
전날 밤하늘엔 별이 반짝!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여전히 별이 반짝!
한껏 기대감에 부푼다.
20년전 첫 등반에 천왕봉일출을 운좋게 본터라.... 이번에도 일출을 볼 수만 있다면 난 억수로 운이 좋은 녀석이다. ^^
양갱과 에너지바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대피소를 나섰다.
통천문을 지나면서...
드디어 1시간 10여분만에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감개무량하다. ^^
산은 모든 걸 보여주지 않나보다... ^^
아쉽게도 정상에 올라보니... 해뜨는 동쪽 먼 하늘에만 구름이 끼어 있다.
장엄한 일출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골짜기마다 운해로 인해 또다른 장관을 볼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
하산코스로 택한 중산리코스...
막 시작한 단풍에 눈이 호사를 누린다.
드디어 2박3일의 지리산종주의 마침표를 찍었다. ^^
아직은 강인석이가 안죽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 ^^
2박3일간의 고된 여행끝에 동동주 한사발...
산해진미가 이보다 좋을까 싶다. ^^
산채비빔밥과 파전을 곁들여 점심을 해결하고...
일반 도토리묵과는 달리... 산나물무침을 얹어 나온 도토리묵은 나름 별미였다.
서울행 버스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친구와 그간 나누지 못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어느 대목에선 눈물도 나고... 동동주 탓일까 아님 내가 나이가 든 탓일까... ^^
인생의 중반을 넘기며... 나름 의미있는 산행을 마감하며...
자~~ 이젠 우리가 아직은 짱짱하게 살아 있음을 확인했으니... 또다시 치열한 삶의 현장을 향하여.... Go Go !!! ^^
첫댓글 선배님 덕분에 지리산의 여기저기를 잘 구경했습니다~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는 경치가 아주 멋드러지네요~
예전 백무동에서 증산리 코스로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 새록 솟아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그러셨군요. ^^ 저도 애프터매스님과 같은 코스로는 두번의 경험이 있는데... 종주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산 정상부근에는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더라구요. 감사합니다. ^^
와우~""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
"이게 진정 산의 모습이야!"하고 나를 일깨워주던 산.
언제 보아도 장엄하고 황홀한 지리산의 자태를 다시 보게 됩니다.
딱 30년 전에 절친과 둘이 종주했던 지리산의 모습.........
그때와 비교하니, 지금의 등산로는 완전 포장된 고속도로로 보입니다.
멋진 산의 모습과 옛 추억을 다시 보게해주신 순돌아빠님.
고맙습니다~~~~~~~~~~~~~
30년 전이라 하시면.... ^^
그야말로 때묻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지리산을 접하셨겠구나 싶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등산하기 많이 편해졌겠지만...(장비며, 먹거리며, 등산로 등등)
그 시절을 추억하시는 분들께는
아쉬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
선배님 안녕하셔요? 가보지않아도 보는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네요 ㅋ 가을산의 장엄함이 정말아름답습니다.모처럼 친구와의 가을산행 즐거웠겠습니다. 여울에서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킬러장님! ^^
생년월일에서부터 초등, 중등, 대학, 교회를 같이 한 친구입니다. 참 각별한 친구지요. ^^
중년에 접어들어 함께 한 산행에서 그간의 지난 이야기로 참 뜻깊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군시절 완전 군장으로 종주했던 기억이...그땐 너무 힘들었습니다.구보까지 하며 종주 했으니...수년전 여수 근무때 종주했을땐 그냥 이쁘다 였는데,대리 만족을 통하니 아름답기까지 합니다.잘 봤습니다.^^
자기 몸 하나로 오르기도 벅찬데... 완전군장을 하고 종주를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선배님!
특수부대에 계셨나 봐요. ^^
감사합니다. 선배님! ^^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종주란 단어의 의미를 모릅니다. 걸어서 정상간 것도 유명산이 전부네요. 붕우와 오랜만에 진솔한 자리 가지심 부럽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ㅎㅎㅎ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도 그다지 산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요즘 주변 친구들이 하도 산을 많이 다녀서 저도 모르게 "콜"을 하고 말았습니다. ^^
그래도 다녀오니 주위에서 부러워들 하시네요. ^^ 감사합니다. ^^
고생을 사서하셨군요! 내려 오실꺼 뭐하러 올라가셨어요! ㅎㅎㅎㅎㅎ
그렇지만 사진을 보니 예술입니다! 고생한 보람이 엄청 많으셨겠습니다! 멋진풍경에 입이 절로 열리네요! 멋진풍경과 우정이 한껏 돋보입니다!
그러게요. 선배님!
저도 양재역에서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내가 친구의 번개같은 제안에 콜을 했을까... 괜한 무리는 아닌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ㅎㅎㅎㅎ
그래도 짧고 굵게 고생한 보람은 있네요. ^^
아직도 내려올 산을 왜 오르는지는 수수께끼입니다. ㅎㅎㅎㅎㅎ ^^
와우~~~ 대단하시네요. 지리산 종주,,,ㅎㅎㅎ
정말 풍광이 멋지네요. 아주 좋은 구경했습니다. 순돌아빠님 때문에
한번쯤 이렇게 갔다오는것도 멋진 추억으로 남겠네요.
고생도 했지만 그 만큼 더욱 더 갖진것을 더 많이 얻었겠네요. 즐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
얼떨결에 전혀 준비없이 다녀 왔지만 나름 보람있는 산행이었습니다.
때마침 가을단풍이 들기 시작한지라 능선을 따라 즐거운 산행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선배님 좋은 산 다녀오셨군요!!~~^^
저는 군대 이등병때 파주에 있는 감악산 꼭대기 독립 소대 초소를 개머리판으로 맞으며 올라간 기억때문에 산을 그다지 안좋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진사람이 못되나 봅니다~~
지리산을 한눈에 볼수있게 사진을 잘올려주셔서 대리만족하고 즐감하고 갑니다~~^^
선배님은 팔방미남이세요!!~~^^ㅎㅎ
애궁! 어떤 놈이 개머리판으로.... 아픈 추억이 있군요.... 모르긴해도 개머리 선임병 어디선가 개고생하고 있을겁니다. ^^
한판승부님이야말로 어질고 착하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우실 분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