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 검술은 마상검술과 지상검술로 나뉘는데, 당연히 마상검술이 실전에서는 훨씬 빈번하게 쓰였으며, 지상검술은 보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세이버 자체가 말 위에서 사용하는 도검이서라기보다는, 18세기부터의 전쟁터에서 검을 주무기로 들고 백병전을 하는 존재는 기병들이었기 때문이었고, 또 기동전을 중시하는 것이 당시의 경향이었기 때문에 말에서 내려서 싸울 일이 별로 없었으므로 자연히 세이버의 주요 사용자인 기병들에게 있어서 지상검술은 보조적인 것이었다.
대각선으로 앞지르며 뒤에 위치한 기병을 베려는 적 기병에 대해 세이버를 내밀어 받아내고자 하는 이 Cut Two&Right Protect의 경우 라이트 프로텍트는 보병검술 방어자세 중 Medium Guard와 또한 동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세이버 검술의 지상검술의 기원 중 하나인 동유럽 사블라(Szabla)검술이 마상검술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것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덕택에 대체적으로 세이버 마상검술과 지상검술은 방어 자세 등에서 공통점을 크게 지니고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 세이버 지상검술
세이버 지상검술은 동유럽 사블라(szabla)검술과 서유럽의 브로드소드 검술을 조합하여 정립시킨 것이다. 17세기 후반부터 주류가 된 유럽의 검술적 경향이 그대로 반영되었으며, 따라서 앞발과 뒷발을 일직선상에 위치시키고 직선적인 공세와 보법이 중심이 되었고 브로드소드 검술의 2인 상호 연습 체계가 도입되는 등의 요소가 들어 있다.
세이버 지상검술은 가장 기본이 되는 스텝, 공격, 방어 3개의 요소를 기본으로 반격(Return), 시간차 공격(Time), 카운터(Counter),속임수(Feint)등의 요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스텝은 3개와 런지(Lunge), 공격은 찌르기&7개의 베기+a, 방어는 또한 7개의 방어+a로 이루어진다.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 스텝 - 오른손잡이라면 오른발이 전방을 향해 앞으로, 왼발은 발꿈치가 오른발 뒤로 가도록 해서 발끝이 왼쪽을 향하게 한다. 90도 각도로 벌린 상태가 된다. 왼발의 발꿈치와 오른발의 발꿈치는 선을 그었을 때 항상 같은 일직선상에 위치해야 한다. 왼발과 오른발은 원래 조금 떨어지는 것이 기본이나, 때에 따라 붙기도 한다.
- 1.전진(To advance) - 펜싱 사브르에서는 마르슈. 앞발 즉 오른발을 먼저 전방으로 내딛고, 내딛은 만큼 왼발이 따라간다. 상대와의 교전시 간격을 잡고 정밀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세이버 보법의 기본이다. 뒤로 빠질 때는 왼발이 먼저 뒤로 가고 오른발이 따라간다.
- 2.보통걷기(To pass) - 펜싱 사브르에서는 파스. 뒷발 즉 왼발이 오른발 앞으로 나오고, 다시 오른발이 왼발 앞으로 나와 원래 자세로 돌아가며 전진한다. 주의할 점은 평소에 걷듯이 몸이 같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오른손과 칼이 항상 전방을 향한 채로 발만 움직인다. 크게 이동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나의 칼을 상대에게 향한 채로 유지할 수 있다. 뒤로 갈 때는 오른발이 왼발 뒤로 가고 그다음 다시 왼발이 오른발 뒤로 가서 원래 자세로 돌아오도록 한다.
- 3.측면이동(The Traverse) - 좁은 경기장에서 하는 스포츠 펜싱에서는 없으나, 과거에는 측면으로 이동하여 상대의 측면을 잡는 것 또한 중요했다. 이는 세이버 검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왼쪽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거리만큼 왼발이 먼저 옆으로 가고, 그 다음 오른발이 따라간다.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는 오른발이 먼저 오른쪽으로 가고 왼발이 따라온다. 이러는 이유는 절대 발이 꼬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갑작스런 공세에 대항할 수가 없다.
- 4.런지(Lunge) - 모든 검술에서 존재하는 보법. 그중에서도 거리 싸움의 비중이 높아진 스몰 소드 펜싱이나 스포츠 펜싱에서는 특별히 중요한 보법이다. 상대의 칼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는 나의 칼도 닿지 않는데, 이때 단숨에 앞으로 들어가 베거나 찌르기 위한 보법이다. 기본 자세에서 상대가 런지를 해서 베거나 찌를 수 있는 간격 안에 있을 경우, 몸의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키며 오른다리를 전방으로 뻗고, 앞 땅을 디디며 무릎을 굽히게 된다. 이때 왼다리는 자연스럽게 쭉 뻗어진 자세가 되는데, 이때 이동하는 거리나 무릎을 얼마나 굽히는가, 상체를 얼마나 낮추는가 등의 세부 요소들이 각 검술마다 다르다. 세이버 검술에서는 스포츠 펜싱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크게 나가며 자세를 낮추는 런지의 의미보다는, 단지 최대 스텝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베는 칼인 세이버에서 그렇게 동귀어진 하듯이 멀리 나가면 머리를 맞고, 또 자세 회복에 시간이 걸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레이피어 마스터 카포페로의 런지
헝가리&하이랜드 브로드소드(1790)매뉴얼의 삽화의 런지.
- 공격과 방어 - 세이버 검술의 공격과 방어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각 베기와 각 베기를 방어하는 최적의 방어를 7개로 나누어 놓고 있으며, 이것을 도표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 많다. 꼭 7개뿐만이 아니라 더 많을 수도 있는데 이는 각 마스터나 서적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추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알프레드 휴턴의 경우 자신의 검술서 <Coldsteel>에서 8개의 베기와 그에 대응한 9개의 방어를 제시하고, 9개의 방어는 다시 세부로 나뉘어 총 17가지에 달하는 방어 자세를 제시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7개의 베기와 7개의 방어 자세가 모든 세이버 검술에서 공통적으로 통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헨리 안젤로의
커틀러스 훈련도. 세이버 검술과 쓰는 칼만 빼고 동일하다. 7개의 베기 궤도와 방어를 표시했다.
- 베기와 물리네(Cut&Moulinet) - 세이버 검술에서 기본적인 공격은 베기이다. 7개의 베기가 있는데, 각 베기들은 따로따로 끟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로 연결되게 되어 있다. 이것은 물리네(Moulinet)라는 원리에 기반하는데, 물리네란 칼을 원을 그리면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러는 이유는 한손으로는 강한 베기가 어려움은 물론, 딱딱 멈추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베고 나서는 그대로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다시 베기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손으로 사용하는 도검에서는 반드시 존재하는 이치이다. 세이버는 물론 한손으로 사용하는 도검에서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원리이므로, 위의 헨리 안젤로의 커틀러스 훈련 도표나, Roworth의 물리네 도표처럼 베기와 연동하여 연습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
Roworth의 베기& 물리네 도표. 각 베기는 끟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리네를 통해 연결된다.
Roworth의 도표에서는 1번부터 6번까지의 베기를 표시했고, 점선은 물리네를 하는 부분을 말한다. 즉 1번 베기를 수행하고, 칼을 돌려서 칼을 머리 위로 올려 2번 베기로 들어가는 식이다. 7번 베기가 빠져있는데, 7번베기는 머리를 끟어치는 것이며 물리네를 통하지 않고 들어가므로 빠져 있는 것이다. 물리네의 회전 축은 19세기 중반 이전까지는 어깨와 팔꿈치가 되었으나, 19세기 후반에는 손목으로 바뀐다. 이것은 세이버의 경량화와 검술적 경향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아래 <19세기 후반의 변화> 항목에서 설명하겠다.
기본적인 7개의 베기는 다음과 같다.
1번 - 우상단에서 좌하단으로 내려벤다.
2번 - 좌상단에서 우하단으로 내려벤다.
3번 - 우하단에서 좌상단으로 올려벤다.
4번 - 좌하단에서 우상단으로 올려벤다.
5번 - 우측면에서 좌측면으로 수평베기.
6번 - 좌측면에서 우측면으로 수평베기.
물리네를 통해 해당 6개의 베기를 연속으로 연습할 수 있다.
물리네를 통하지 않는 2개의 베기는 다음과 같다.
(7번 컷)
7번 - 수직으로 머리를 내려친다. 칼로 베어버린다기보다는 짧은 치기에 더 가까우며,
검도에서 말하는 찌름머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칼을 앞으로 내민 <중단>상태에서 곧바로 들어가는 기술이며, 딜레이가 적고 빠르지만 위력은 그만큼 약하다.
8번 - 알프레드 휴턴의 <Coldsteel>에서 제시되는 베기. 아래에서 위로 수직으로 올려벤다.
내가 고자라니!!
모든 베기의 축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즉 1번베기로 얼굴을 칠 수도 있고, 어깨나 다리를 벨 수도 있다. 도표가 그려놓은 게 고정적이라 오해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베기 궤도를 표시한 것이며 기본을 배웠다면 Play(대련)에서 어디든 공세를 할 수 있다.
- 방어와 공방일체 - 세이버 검술에서 7개의 베기가 있다면 7개의 방어 자세 또한 존재한다. 이것은 각 베기에 대응하여 가장 손쉽게 막을 수 있으면서도 체력적인 소모나 다음 공격으로의 전환까지 생각한 자세이다. 세이버 검술은 17세기 이후의 검술적 경향을 받아들여 방어동작과 공격동작이 명확히 구분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것은 방어 따로, 공격 따로라는 뚝뚝 떨어진 형태가 아니라 마치 물처럼 공격과 방어가 번갈아 나가며 그 공방을 연결하는 것이 위에서도 설명한 물리네(Moulinet)이다.
이 영상을 본다면 공방이 연결되는 것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막기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막고 그대로 회전하여 베며 또한 각 베기에는 그에 해당하는 막기가 존재한다. 각 베기에 대한 막기를 잘 숙지하고 상호 관계에 맞춰 들어오는 베기에 대항해 그에 걸맞는 막기를 수행하며 그 막기에서 들어갈 수 있는 베기를 숙지하고 공세가 물 흐르듯이 끟어지지 않고 들어갈 수 있어야 비로소 세이버 검술을 제대로 숙지했다고 할 수 있다.
- 방어의 기본 7자세와 기타 - 세이버 검술의 방어는 기본적으로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면 그것을 막고 내가 반격하는 더블타임 체제로 되어 있다. 막을 때에는 자루에 가까운 쪽의 칼날로 막는다. 칼날 부분으로 막는 이유는 한손으로 잡기 때문인데, 한손으로 잡은 상황에서 칼날 옆으로 막으면 칼을 놓치기가 쉽다. 취약한 손가락이 칼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을 쥔 손과 손목 방향으로 충격이 와야만 칼을 떨어트리거나 피곤해지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반격할 수 있다. 보통 세이버는 칼날을 절반으로 나눠서, 상대를 베는 칼끝 쪽은 날을 세우고, 칼날을 방어하는 칼날 아래쪽은 날을 세우지 않는다. 그러므로 안심하고 막을 수 있다.
이 도표는 7개의 컷과 그에 대응하는 7개의 방어를 보여주고 있다.
A - 1번막기. 비스듬하게 칼끝을 오른쪽 위로 올린다. 상대의 2번 베기를 방어한다.
B - 2번막기. 비스듬하게 칼끝을 왼쪽 위로 올린다. 상대의 1번 베기를 방어한다.
C - 3번막기. 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왼쪽 밑으로 내린다. 칼끝은 아래쪽.상대의 4번 베기를 방어한다.
D - 4번막기. 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오른쪽 밑으로 내린다. 칼끝은 아래쪽.상대의 4번 베기를 방어한다.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상대의 3번 베기를 방어한다.
E - 5번막기. 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몸통 왼쪽 옆으로 내민다. 상대의 6번 베기를 방어한다.
F - 6번막기. 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몸통 오른쪽 옆으로 내민다.상대의 5번 베기를 방어한다.
G - 7번막기. 칼을 비스듬히 혹은 수평으로 눕혀서 머리 위로 올린다. 상대의 7번 베기를 방어한다. 세인트 조지 방어(St.George Parry)라고도 부른다.
그외의 방어도 있다.
행잉가드(Hanging Guard) - 말 그대로 칼이 매달린 듯한 방어 자세. 칼의 각도는 비스듬히 취하며, 7번과 1번베기를 막을 수 있다. 이 자세는 상대를 칼날로 견제할 수 있고, 3번과 4번의 올려베기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방어 자세이다. 보통 공격 이후 상대의 반격이나 돌진을 경계할 때 이 자세를 취한다.
콰르트(Quarte) - 칼날과 가드를 안쪽을 향하게 해서 잡는다. 팔도 안쪽으로 뻗어준다. 왼쪽에서 들어오는 측면 베기를 멈추고 바로 찌르기나 7번 베기로 들어갈 수 있다. 응용해서는 칼을 뒤집으면서 측면 베기가 가능하다.
띠에르스(Tierce) - 칼날과 가드를 바깥쪽을 향하게 해서 잡는다. 팔은 약간만 바깥쪽으로 향해준다. 오른쪽에서의 측면 베기를 멈추고 바로 찌르거나 7번 베기로 들어갈 수 있다. 응용해서는 콰르트와 동일. 콰르뜨와 띠에르스 두 가드는 칼이 크고 넓은 고전 세이버(~19세기 중반)까지는 자주 쓰이지 않는 가드였으나 칼이 가벼워진 근대 세이버(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부터는 비중있게 쓰이기 시작했다.
인게이징 패리(Engaging parry) - 리처드 프랜시스 버턴의 <보병을 위한 새로운 검술훈련체계:A new system of sword exercise for infentry,1876> 에 등장하는 방어. 일반적인 패리가 공격이 종결되는 시점 즉 자신의 몸에 닿기 직전에 무기를 대어 방어하는 개념인데 반해, 공격이 진행되는 도중에 자신의 칼을 먼저 갖다대어 중간에서 인터셉트하는 방식의 방어이다. 중간에서 인터셉트되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눈 깜짝할 사이이며, 공격이 중단된 시점에서 런지를 통해 상대의 몸에 자유롭게 공격을 가할 수 있다. 사실 서양
중세 검술의 kron개념의 근대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근대시대를 거치며 검술은 kron이나 krump개념이 사라지고 공격과 패리만으로 단순화되어 완전히 잊혀졌으므로, 이러한 개념은 모험가이기도 했던 리처드 프랜시스 버턴 경의 실전 경험에서 등장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 이러한 가드의 명칭과 세부 형태는 시대나 검술서에 따라 달라지는데, 다른 검술서의 방어 자세와 명칭을 참고삼아 올려둔다.
(리처드 프랜시스 버턴 경의 <보병을 위한 새로운 검술훈련체계:A new system of sword exercise for infentry,1876> 에서 등장하는 자세들)
(미합중국 해군 1876 해군 검술 교본에서 발췌)
- 다음은 알프레드 휴턴 경의 <ColdSteel>에서 발췌한 기본자세 1개+ 17개의 방어 자세 일러스트이다.
세이버 검술의 간격 - 모든 검술이 그러한 것처럼 세이버 검술도 상대와의 거리를 나타내는 개념이 있다.
"완전한 간격"이란 런지를 통해 나의 칼이 상대를 벨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먼 간격" 이란 상대를 베기 위해 최소 한걸음 이상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말한다.
"가까운 간격" 이란 런지 없이도 칼로 상대를 벨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꼬르 아 꼬르" 이란 상대와 완전히 붙어버린 거리를 말한다.
#알프레드 휴턴은 이러한 거리감각을 익히는 데에는 에뻬 훈련이 가장 좋다고 했다.
타임(Time) - 상대가 자세를 바꾸거나 페인트를 가했을 때 실수로 노출하는 빈틈을 번개같이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타임을 제압하는 카운터 타임이 있는데, 상대의 타임을 유도하도록 일부러 헛점을 내보인 후, 타임을 제압하고 곧바로 리포스트를 가한다.
리포스트(The Return/Reposte) - 상대의 공격을 방어한 직후 나의 간격을 바꾸지 않고 곧바로 가하는 반격이다. 상대가 아직 뒤로 빠지거나 방어를 개시하지 못한 순간에 번개같은 공세가 들어가므로 상대는 피할 겨를도 없이 패배하게 된다. 말하자면 상대가 베기를 가했을 때 그것을 파악하고 있다가 베기를 막아낸 직후 상대의 칼이 아직 뻗어 있을때 곧바로 반격하는 빠른 반격이다. 그런 타이밍을 잡아내지 못했다면 상대가 뒤로 빠지기는 하였으되 아직 방어 자세로 돌아가지 못했을 때 곧바로 런지를 해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타격 부위(The Target) - 훈련과 실전 모두 전신이 타겟이다. 그러나 훈련시에는 상대의 안전을 고려하여 때에 따라 몇몇 부위는 타격하지 않기로 합의하기로 하는 경우도 있다. 알프레드 휴턴의 경우 하체나 무릎, 정강이는 상대가 적절한 방호구를 갖추지 못했다면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철검이므로 타박상과 같은 부상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스포츠 펜싱에서는 상체 전신과 하체의 허벅지까지만을 타격부로 지정하고 있다.
훈련 장비(Training Device) - 세이버 검술에서는 철제 검을 사용하여 훈련을 하므로 착용자를 보호할 방어구가 필수적이다. 현대에서는 방어구를 어디까지 착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안면을 보호하는 펜싱마스크는 무조건 착용한다. 규정된 행동을 상호 반복하는 Play에서는 벗는 경우가 많으나, Free-Play에서는 최소한 펜싱 마스크는 착용한다. 알프레드 휴턴의 경우 이러한 방호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만일 상대가 하체 방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하체에 대한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고 하였다. 다음은 고전과 현대를 망라하여 세이버 검술에서 착용되는 훈련 장비들이다.
- 펜싱 마스크(Fencing mask) - 과거에는 단순히 얼굴을 덮는 철망 뿐이었지만 현대에는 얼굴 옆과 목까지 완전히 보호하므로 아무도 고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철망이 상당히 튼튼하고 시야도 나쁘지 않아 서양검술계 모든 곳에서 쓰고 있다. 특히 찌르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뛰어난 점이다. 국제펜싱규정인 FIE기준에 맞는 마스크는 30만원대 이상으로 비싸지만, 중국제나 염가판은 10만원 안에서 살 수 있어서 이것들이 가장 많이 쓰인다.
- 장갑(Glove) - 세이버는 손잡이 보강을 위해 금속부품을 많이 썼기 때문에 맨손으로 쓰기에는 좀 괴로운 감이 있다. 장갑을 끼워야만 쉽고 편하게 운용할 수 있는데, 손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약간의 패딩이 들어간 가죽 장갑 정도를 추천하는데, 첫째로는 두꺼운 장갑은 감각을 왜곡시키고 맞아도 아프지 않으므로 세이버 검술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가드를 이용한 방어를 경시하는 버릇이 생기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방어만 잘 하면 손을 다칠 일이 별로 없는 가드의 형태 때문이다.
- 오른팔 방호구(Right arm protection) - 세이버 검술은 오른손을 앞으로 내미는데, 그래서 가장 많이 맞는 부분도 오른팔이다. 검술의 원리대로라면 맞을 일이 없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 거기에 세이버 검술은 철제 검의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맞으면 무지 아프다. 따라서 오른팔을 방어하는 장비들을 각자 착용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오른손목을 방어해줄 스포츠 방어구나 가죽팔보호대를 사용하고, 여기에 팔꿈치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인라인 패드나 군용 엘보우 패드 등등 많이 쓴다. 혹은 훈련용 수트가 오른팔 방어를 겸해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 펜싱 수트(Fencing Suits) - 현대 스포츠 펜싱의 수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보다 고풍스럽고 멋있게 나온 가죽제 수트를 입거나, 아니면 중세식 갬비슨을 이용하거나, 고전 펜싱식의 자켓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안 입고 보통 자켓 정도로 끝내는 경우도 많다. 간혹 휘황찬란하게 스포츠 방호구(태권도 몸통 보호대 같은) 걸 입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간혹이고 이런 사람들 실력은 그저 그런 편인 경우가 많다. 대단한 방호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나 세이버 검술의 궁극적 타겟 중 하나인 몸통을 보호하고 타박상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간혹 팔까지 방어되는 것도 있고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부분이 따로 나오기도 한다.
- 하체 방어구와 관절 패드 - 원래 세이버 검술은 전신이 타겟이지만 철검이므로 타박상 등의 부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살이 많아 어느정도 커버가 되는 허벅지나 기타 부위는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정강이나 무릎, 팔꿈치의 경우는 맞았을 때 타격도 그렇고 후유증도 오래 간다. 따라서 알프레드 휴턴은 이러한 부위는 방호구가 없으면 공격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 바 있다. 따라서 현대에는 가벼운 솜누비 하체 방어구를 따로 준비하기도 하고 엘보우, 니 패드도 착용하는 경향이 많다. 대부분은 굳이 하체 방어구까지 준비하지는 않고, 펜싱 마스크와 장갑, 수트, 간단한 오른팔 방어, 관절 패드 정도까지만 준비한다. 어지간해서는 마스크, 장갑, 수트만으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