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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에 대한 장·단점 등 이해를 돕기 위한 글>
교사노조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에 대한 궁금한 점 Q&A
1.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교사노조연맹의 상급단체였던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공공노총)은 전국통합공무원노조와 교사노조연맹이 주축이 된 노총이었는데, 전국통합공무원노조가 한국노총에 합류하게 되면서 공공노총이 해산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에 따라, 교사노조연맹은 상급단체 없이 독자적으로 가든가 아니면 민주노총, 한국노총에 가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에는 이미 전교조가 가입되어 있고, 공무직노조 포함 3개의 학교비정규직노조가 모두 가입되어 있는 상황이라 선택 자체가 어려워, 지난 교사노조연맹 중앙집행위회의에서는 한국노총의 가입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연맹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답니다.
이에 우리 노조는 온라인 공개 토론회를 거쳐 전체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연맹대의원대회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은 지역과 부문 노조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조합원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므로 연맹 차원의 조합원 총투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 서울교사노조가 한국노총에 직접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노조의 상급단체인 교사노조연맹이 가입하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점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노조는 집행부와 대의원들의 논의, 노조 공식 밴드와 카페를 통한 의견수렴, 조합원 온라인 공개토론회 등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에 가입 시 장단점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장·단점 비교표(미처 생각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
구분 | 장점(효과) | 단점(우려 지점) |
교육 사안에 대한 입법을 위한 정치적 영향력 확보 | -교원 및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확보 -교원노조에 근로시간면제를 도입하는 교원노조법 개정 -돌봄 지자체 이관을 위한 온종일 돌봄법 제정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법제화 -각종 교육 악법 폐기 등에 있어 영향력, 교섭력의 증가 | -실질적인 성과를 내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림 -쉽지는 않겠지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도 있음 |
한국노총의 자원 및 영향력 활용 |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원 대표 참여 보장(각종 수당 및 성과급 문제 해결) -정부 단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교원위원회 설치(노사관계법 등 개정에 영향) -한국노총 법률원 등 자원을 활용을 통한 교권보호 -고용노동부 산하 지역노동청에 단체교섭위반 부당노동행위 고발 편리 등 | -한국노총의 어용 이미지 -각 노조의 자주성(힘)을 기르기보다 자칫 한국노총에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 |
가입 비용 | -매월 조합비 1만원이 인상되는 것은 아님, 현재도 연맹의 상급단체인 공공노총에 월 1인당 500원 상당의 가맹비를 납부하고 있음 | -매월 조합비 1만원에서 1인당 500원 상당의 상급단체 가맹비 납부해야 함 |
기타 | -한국노총이 제휴한 사업체로부터 각종 할인혜택 받음 -조합원이 무거운 송사에 휘말렸을 경우 한국노총 법률원의 도움 및 정치력을 활용하여 구제가 용이함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는 학교비정규직(공무직 노조 등) 노조와의 대립 시 힘을 얻을 수 있음. | -정치화에 대한 우려 -중앙집중식의 정치·노동중심(단식, 삭발, 농성 등)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 |
3. 일부 조합원들께서 한국노총에 가입하면 노조가 중앙 집중의 정치투쟁 중심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을 합니다.
민주노총 소속인 전교조가 이전에 보여줬던 모습을 경험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전교조의 전국단일노조 시스템과 새로운 노조의 분권형 시스템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답니다.
전교조는 중앙 집중의 단일노조로서 조합비를 중앙(본부)에서 직접 걷어서 지역(지부)로 할당하는 방식이고, 지역(지부)가 탈퇴하고 싶어도 탈퇴를 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에 반해 새로운 노조는 시도(부문)단위 독립된 노조로서 조합비를 시도 단위(부문) 노조에서 직접 걷어서 연맹에 일정액을 납부하는 방식이고, 연맹의 가입과 탈퇴가 가능한 시스템이랍니다. 시스템의 차이는 사업방식과 내용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즉 새노조는 각각 독립된 노조로서 자주적으로 활동하고 필요에 따라 연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서울교사노조는 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여부를 떠나 분권형 노조로서 교육중심, 현장중심,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자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려하시는 정치투쟁 중심(동원, 삭발, 단식, 농성 등)으로는 결코 가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입니다. 시스템 자체가 그렇답니다. 진심으로 믿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 한국노총에 가입하면 교사노조연맹이 받는 정치적인 부담이 있을 거라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솔직히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사노조연맹과 마찬가지로 한국노총 역시 연맹들의 연합체 조직이라 가맹조직에 정치적 부담을 주는 정치적 결정을 강요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의 가맹을 결정하게 된다면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원의 특별한 위치에 따른 특별법 노조로서 특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도록 요구할 것이고 99% 수용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으로 인한 전교조에 대한 거부 정서의 확산을 한국노총에 가맹할 경우 교사노조에 대입하고 유추하는 것은 한편으론 이해는 가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정치적 총파업 투쟁을 빈번하게 전개해 왔고, 규약에 의해 주요 가맹조직인 전교조에 총파업투표 등을 실시하게 할 수밖에 없었고 전교조는 조합원들에게 무리한 투표와 투쟁 참여를 독려해왔습니다. 이것이 민주노총과 전교조 조합원간의 거리감을 조성한 주요 원인이었지 싶습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그와 유사한 성격의 정치적 투쟁을 결정해 강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연맹이 가맹할 경우 교원노조법의 특수성을 이유로 이러한 결정에의 참여와 이행 의무가 부여되지 아니하는 내부 규율 정립을 요구할 것이고 수용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노조가 사회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과 그 노조가 정치투쟁 중심의 사업으로 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것으로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자칫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상급단체 가입 자체를 정치투쟁, 노동중심의 노조로 가는 것으로 규정하고 오해하면 안될 것입니다.
5. 한국노총의 어용적 이미지를 우려하는 조합원이 있는데 이에 대한 노조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인식되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는 한마디로 어용노조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으나 적어도 일반 국민의 인식에 있어서만큼은 달라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현재 한국노총은 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맺고 있으며,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용이라는 용어의 의미와 함께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기준(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건지? 상대에 따라, 사안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조직(사람)이든 그 조직(사람)을 판단할 때 과거나 아닌 현재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를 중심에 놓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으로 현재와 미래를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변화를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기에 더더욱 신중히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의 과거 어용적 이미지와 이런저런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일이지 싶습니다.
6. 한국노총 내 교육연맹(교육청 행정직 노조)의 존재를 우려하는 조합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노총 가입과 관련하여, 교사노조에 다소 적대적인 모습(행정업무 관련 등에 있어서)을 보여 왔던 ‘교육청노동조합연맹(교육연맹)’이 한국노총 가맹노조라는 점에 일부 조합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교육연맹의 문제에 대해서만 판단할 경우, 다음 경우 중 어느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한지 판단해보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략 1. 한국노총 밖에서 ‘교육연맹 = 한국노총’과 대립한다.
전략 2. 한국노총 내에서 한국노총을 견인해 교육연맹을 견제한다.
교육청공무원노조 연합체인 교육연맹은 1만 5천도 안되는 작은 조직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한국노총 내 유일한 공무원 조직이라서 한국노총에서 공무원 조직을 대표하여 왔던 게 사실입니다. 교육연맹과 같은 작은 조직도 큰 조직 속에 들어가 있으면 큰 조직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연대의 힘입니다.
우리는 공무직 노조인 돌봄전담사 노조를 통해 연대의 위력을 체험한 바 있습니다. 학교 돌봄전담사는 12,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다수가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 가입해 있고,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민주노총에 가맹하여 있다 보니, ‘돌봄전담사노조의 입장 =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입장 = 민주노총의 입장’이 되어, 40만 교사와 맞먹는 위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연맹이 한국노총의 유일한 가맹조직이면, 한국노총은 회원조직인 교육연맹의 입장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 밖에 있을 때, 교사노조연맹과 교육연맹의 입장이 대립될 때, 한국노총은 교육연맹에 기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전략1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은 교육연맹에 비해 조합원수도 훨씬 많고 사회적 영향력도 훨씬 큽니다.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의 가맹조직이라면, 한국노총이 교육연맹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설 수 없고 오히려 교사노조연맹 쪽으로 견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게 전략2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 내에 있다면 교육연맹이 교사노조연맹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한국노총에 ‘조직운영 및 분쟁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른 분쟁의 조정 또는 중재를 요청하여 견제하거나 대안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아니한다면, 교육연맹과 관련해서는 교사노조연맹이 한국노총에 가맹하여 한국노총을 견인하여 교육연맹을 견제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교사노조연맹을 포함 어떠한 상급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조로 남아 있을 시 다른 조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주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일부 맞는 말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노조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시켜주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노조는 교원노조법에 의해서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고, 교원단체(교총, 실천교사 등)와는 다른 법률적 효력이 있는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의 힘을 갖고 있기에 많은 교사들이 교원단체가 아닌 노조를 선택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사소한 낮은 단계의 요구부터 법률과 제도의 개선 요구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이를 실현시켜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대와 연합, 가맹이 필요합니다. 왜냐면 어떤 일이든지 상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노조는 교육부와 교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노조의 연합체인 연맹이 필요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더 큰 국회와 정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연대든 가맹이든 총연맹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연맹은 교사노조연맹 형태를 말하는 것이고 총연맹은 연맹들의 연합체인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뜻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조의 중심과 기본은 늘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에 두어야 하며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서 독자노조로 남는다고 해서 그 노조가 덜 정치적으로 간다든가, 반대로 상급단체에 가입한다고 해서 더 정치적으로 갈 것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단정 짓기는 힘들 것입니다. 독자적으로 남아 있더라도 노조에 따라서는 더 정치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상급단체에 가입한다 하더라도 덜 정치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적인 게 꼭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실제 그 노조가 어떠한 내용과 방식으로 사업을 해나가는 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그 동안 서울교사노조는 분권형 교사노조로서 교육에 방점을 찍고 최대한 독립적으로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조합원의 교권보호를 기본으로 교사의 사회경제적인 지위향상과 전문성 신장의 토대 마련, 즉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 정착을 위한 법적, 제도적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필요한 사안에 따라서는, 타 교직단체 및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노조의 힘은 조합원의 수와 연대 단결의 정도에 달려 있습니다. 그 어느 단체도 완벽할 수는 없고 모든 회원을 다 만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우리 서울교사노조도 때론 실수도 하고 가끔은 실망을 드리기도 했을 것입니다.) 최대한 친절하고 겸손한 자세로 합리적으로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조합원 선생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조합원 확대에 힘을 보태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