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화초를 잘 키우는 사람들은 식물에게도 마음을 담아 ‘이쁘다’, ‘잘 커라’ 하며 매일 사랑스러운 말을 해주고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 화초나 애완동물에게도 마음으로부터 진심을 담아야 그것이 전해지고, 그 대상이 화초이던, 애완동물이던 잘 성장한다고들 한다. 인간과 소통이 안 되는 식물에게 정성이 담긴 말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웃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최근 세계 피아니스트 콩쿨에서 최연소 우승을 한 임윤찬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음에 나쁜 것을 품으면 음악이 정말 나쁘게 되고,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연주하면 음악도 그 진심이 전해진다”고 했다. 그런 마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연주가 울림과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음악에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어떤 것일까 연주 장면을 찾아 들어보며 또 한번 감동이 있었다. 어린 피아니스트 임윤찬에게 쏟아지는 호평은, ‘자신의 기교를 뽐내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배려를 중요하게 여겼다’라고 하는 것들이다. 연주를 끝냈을 때 지휘자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사람의 마음은 예술,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이라는 것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완벽한 기교를 가진 피아니스트라도 최고를 가리는 마지막 한 끝 차이는 그 사람이 가진 소통하고자 하는 태도를 담아내야 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키워내고, 다소 까칠한 부모들과 소통하거나 함께 하는 교사들과 일을 하는 것들도 나의 마음이 담아져야 하는 일이다. 교사나 부모나 아이들과 하는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을 다하려고 했던 생각이 흐트러지고 평정심을 잃고 만다. 이렇게 되면 일들은 더 어긋나게 되게, 진심을 전하려고 하기 보다는 권위와 비난의 말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 마음에 진심이 없이, 권위로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전혀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어렴풋한 나의 경험을 유추해 보면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태도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타인과 소통하고 느낌을 공유하고자 하는 태도는 자신의 것만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임윤찬의 짧은 인터뷰 기사 내용은, 나의 마음속에 나쁜 마음이 들어가려고 하면 머리를 도리질하며, 평정심을 찾고, 어떤 진심을 담아 타인과 소통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22년 7월 22일 주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