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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몽환적 설경… 태고의 신비 도롱이연못 하이원리조트 이용하면 겨울 트레킹·스키 동시 만끽 산첩첩, 물중중 강원도 정선으로 가던 날 하얀 눈이 내렸다. 쓰레기와 먼지와 인공의 때가 적당히 가려지니 세상은 아름다웠다. 오만함과 질투로 가득 찬 도시인도 설국(雪國)에 드니 눈처럼 맑고 깨끗해졌다. 석탄을 나르던 화절령 옛길도 이날 만큼은 검은 물이 다 빠졌다. ■ 석탄 나르던 옛길정선에 운탄길이 있다. 이름처럼 '석탄을 운반하던 길'이다. 백운산 능선을 실핏줄처럼 덮은 이 길들은 그 길이를 다 합치면 80km에 이른다. 길이 지나는 곳곳마다 수많은 갱도들이 줄에 꿰인 구슬처럼 엮여 있다. 화절령(해발 960m)은 정선 고한과 영월의 상동을 잇는 운탄길 중간에 있다. 화절령에는 진달래가 유독 많다. 오래 전에는 봄에 꽃이 만발하면 아낙들이 이곳에서 진달래꽃을 꺾어 화전을 부쳐 먹었단다. 그래서 '꽃을 꺾는다'는 의미의 '꽃꺾기재'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를 한자로 쓰니 '화절'이 됐다. 탄광산업이 쇠퇴하며 운탄길과 화절령은 잊혀져 방치됐다. 그러다 2~3년 전부터 인근에 하이원리조트가 들어서고 주변이 관광지로 개발되며 화절령도 트래킹코스로 단장됐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트래킹대회도 열리고 산악자전거대회도 열린다. 화절령을 걸어보려면 강원랜드 호텔 주차장 근처의 화절령 입구에서 오르는 것이 좋다. 백운산 마천봉까지 약 10km의 길이다. 마천봉을 돌아 하이원CC쪽으로 내려가거나 다시 강원랜드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아 3시간이다. 차가 다니던 길이니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좋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고산준봉의 자태도 장관이다. ■ 무서울 정도로 몽환적인 설경화절령 찾아가던 날, 눈이 내렸다. 길에는 뒹구는 낙엽대신 소금처럼 하얀 눈이 뿌려졌다. 발 디디는 곳마다 발자국이 오롯이 남고, 잎을 떨어낸 나뭇가지에는 투명한 눈꽃이 폈다. 나무는 그대로 '눈나무'가 됐다. 눈앞에는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기가 화절령을 안은 것인지, 화절령이 연기를 안은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풍경, 멍하니 서서 나도 풍경이 됐다. 화절령을 따라 약 1.5km 오르면 도롱이연못이 있다. 탄광갱도가 자연적으로 함몰되면서 생긴 직경 70m의 습지다. 남편을 탄광에 보낸 아낙들이 이곳에 도롱뇽을 방생하고 남편의 무사를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길에서 약 50m 벗어나 있지만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연못 주변에는 키 큰 낙엽송이 빼곡하게 들어서 숲을 이뤘다. 연못 가장자리 나무들은 쓰러진 채 썩어가고, 연못 가운데는 몸통 잘린 나무들의 밑둥치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연못에서 느껴지는 태고의 신비함은 눈 내린 날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키 큰 낙엽송과 융단처럼 깔린 산죽 잎에도 온통 눈꽃이었다. 영화 <반헬싱>을 기억하는가. 늑대인간의 피가 흐르는 주인공 반헬싱이 흡혈귀와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스토리의 영화. 여기에 등장하는 흡혈귀 안식처인 얼음궁전에서 느껴지는 무서울 정도로 몽환적인 풍경이 그립다면 눈 내린 화절령을 걸어보시길. ■ 베이스캠프는 하이원리조트화절령을 걸을 때는 하이원리조트(www.high1.co.kr)를 '베이스캠프'로 삼을 것을 추천한다. 겨울 트래킹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5일 모든 슬로프를 오픈할 예정이다. 가기가 쉬워졌다. 국도 38호선 문곡~사북간 4.3km를 제외한 전 구간이 확장 개통돼 서울에서 2시간 50분이면 갈 수 있다. 서울역, 부산역, 마산역에서 스키열차도 운행한다. 슬로프에도 변화가 생겼다. 밸리 베이스부터 아폴로 승차장까지 운행하는 신규 6인승 리프트가 추가로 설치되고 하프파이프 및 터레인파크에 다양한 난이도의 기물이 설치돼 재미있어졌다. 밸리콘도의 사우나(033-590-7841), 강원랜드 호텔 안의 사우나수영장(033-590-7443) 등은 스키나 트래킹 후 피로를 풀기에 적당한 곳이다. '신한 하이원 레저카드'를 이용하면 리프트 주중 오전 무료, 리프트, 곤돌라 전 권종 30% 할인, 렌탈 40% 할인, 스키열차 50% 할인, 스키시즌버스 20% 할인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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