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는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어머니가 계시다.
자식을 위하여 부모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지만, 우리는 부모를 위해 우리를 희생하기는 커녕 항상 더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는가? 또한 어머니처럼 가까운 인연이 주는 사랑은 당연시하며 감사할 줄도 모르고, 받는 데만 익숙하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그 사랑의 숭고함을 알면서 받기는 하는가?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 하면 할수록 죄송스럽기 그지없는 나 자신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받은 것에 비해 해 드린 것은 너무 초라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겐 엄격, 타인에겐 관대
“못 배운 한” 후세 양성 서원
장학금.대학교 설립으로 회향
無에서 有 창조한 신념 교훈
나의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셨다.
6.25동란 중에 피난을 가셨는데, 우리어머니는 걸식을 나가시어 다른 형제들은 밥 한 숟가락 얻어 오지 못했는데, 온 식구가 먹을 양식을 얻어오곤 하셨단다. 이유는 무조건 얻어먹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집으로 들어가 그 집 마당청소며, 부엌일 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열심히 하셨단다. 그러면 그 집주인이 신통하게 생각하여 먹을 것을 듬뿍 주셨단다.
성장하신 후 배운 것이 없어 날품팔이, 행상 등을 하시면서도 항상 남의 것을 소중히 생각하셨으며, 아무리 돈을 많이 벌 수 있어도 남에게 손해 보게 하거나, 해치며 버는 장사는 하지 않으셨다. 또한 30년 가까이 지물포를 하셨는데, 지론이 내 물건 사가서 집 단장 새로 하면 온 가족이 즐거워하신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항상 내가 지금 못 배워서 이런 일을 하지만 나의 후손과 후세들에게는 못 배운 한을 남겨 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서원을 세우시고 정말 소처럼 열심히 일 하시어, 1977년도에 거액의 장학금(이천만원)을 사회에 환원하셨고, 1978년도에 본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형석고등학교를 설립하시고, 1994년도에는 영동대학교를 설립하셨다.
학교를 설립할 때마다 어머님은 일하시는 분들에게 무상으로 국수를 삶아서 드렸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여자의 몸으로 학력이 없는데도 정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분이다. 자신을 위해서는 10원 한 장도 벌벌 떠시는 분이 후세를 위해서는 아낌없는 보시를 하신 분이다.
이런 훌륭한 어머님이 계시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 자식들은 행복하지만, 그 뜻을 잘 이어 받아 계승발전 시키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 하면 항상 무거운 책임의식을 느낀다. 특히 내가 어렸을 때 내손을 잡고 고아원을 방문하여 나에게 세상에서 소외 받은 또래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산교육을 해 주셨으며, 가끔 방생에 데리고 가시어 인간과 미물이 둘이 아니며, 인간의 삶이 소중하듯이 모든 생명의 삶도 같다는 자연생태계의 진리를 가르쳐 주셨다. 또한 우리집에는 많은 스님들이 방문 하시어 감로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어떤 큰스님은 내게 출가를 권유하시기도 했는데 그 후로도 나는 많은 고민을 한 적이 있지만 속세의 인연으로 출가는 하지 못하였다.
지금 어머니의 소원이 하나 있으신데, 그것은 월사금(수업료) 안받는 학교를 하나 만드시는 것이다. 꼭 그런 학교를 꼭 만들어 드리고 싶다. 그것이 자식으로 부모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채훈관/ 영동대학교 총장
[불교신문 2219호/ 2006년 4월12일자]
첫댓글 아, 심우당보살님의 삶이군요. 사바세계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삼배합니다.
저의 꿈ㅇ을 대신해주신 심우당보살님께 합장드립니다. 꿈인지 생시인지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