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시장이 ‘혁신도시’ 바람에 들썩이고 있다.
경북 김천, 전북 전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 총사업비 10조원을 들여 축구장 6300개 규모로 조성되는 혁신도시에 올해부터 115개 공공기관과 직원 3만8000명 입주가 본격화된다. 115개 기관 중 올해 이전하는 기관은 73개에 이른다. 2014년은 사실상 ‘혁신도시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전국 공인중개사들은 올해 혁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강남 재건축 다음으로 뜨거울 것으로 전망했다.
청약 최고 1660대 1
프리미엄도 수천만원씩
김천 전주 울산 등 일부 혁신도시 부동산시장은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 사람이 모이고 돈이 따라 모이면서 이 지역 부동산 투자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실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경북혁신도시 토지는 100% 계약이 임박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다 팔렸다. 얼마 전 마지막으로 분양한 아파트용지 청약 경쟁률은 300 대 1을 훌쩍 넘겼다.
전북혁신도시 아파트는 매물을 찾기 어렵다. 매수 대기자가 줄을 섰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전북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전북혁신도시 우미린’ 등은 2000만~5000만원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11월 울산혁신도시에 분양한 ‘울산우정혁신도시 KCC스위첸’은 평균 90.26 대 1, 최고 1660 대 1의 경이적인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지와 교통 문제 등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강원 원주·충북 진천·전남 나주혁신도시 등도 올해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터라 올해 공공기관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부동산시장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0년쯤 지나면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주변 인구를 흡수하며 지역 거점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며 “수도권 20~40대 고학력자 인구분산이 가져올 혁신도시의 미래는 지금 기대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X따라 펄펄 나는 김천 대구 전주
경북 구미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다음달 전매제한이 풀리는 경북혁신도시(김천) ‘현대엠코타운 더플래닛’ 전용면적 84㎡ 분양권을 매수하려고 한다. 김씨는 아파트단지가 KTX김천구미역 바로 앞에 있어 출퇴근이 쉽고 초등학생 두 자녀의 향후 교육여건도 혁신도시 내 중·고등학교가 더 좋을 것 같아 프리미엄(웃돈)을 주고라도 아파트를 살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LH는 전북혁신도시(전주·완주)에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공급했다. 8필지 공급에 무려 1만3480명이 몰리며 평균 1685 대 1, 최고 2015 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1억3000만원선에 공급된 264㎡ 규모 점포 겸용 주택용지에는 웃돈이 최소 2000만원, 많게는 4000만~5000만원 이상 붙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1시간 34분이면 KTX김천구미역에 도착한다. 경북혁신도시는 멀리 찾을 것도 없이 김천구미역 바로 길 건너 ‘예쁘게’ 터를 잡았다. 김천 주민들은 혁신도시를 “예쁘다”고 표현한다. LH관계자는 “땅 모양도 예쁘고 입지가 탁월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경북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부동산 시장이 가장 뜨겁다.
LH가 공급하는 땅은 100% 분양이 머지 않았다. 아파트용지와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100% 계약이 성사됐다.
아파트는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팔리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Ab2블록 ‘LH휴먼시아 1단지’는 LH 아파트로는 보기 드물게 2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다음달 전매제한이 풀리는 ‘현대엠코타운 더플래닛’도 분양가가 휴먼시아 1단지보다 높았지만 2000만원가량 기본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혁신도시 내 A공인 대표는 “매매물건이 달리고 웃돈이 붙는다는 것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구미, 대구에서 특히 문의전화가 많다.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3.3㎡당 25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올 7월 한국도로공사(1046명)가 이전하면 혁신도시 상권도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록 LH 경북혁신도시사업단장 “내년 상반기 한국전력기술(2494명)까지 이전하면 경북혁신도시는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며 “메머드급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혁신도시 방문객만 연간 45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시 율곡동에 자리 잡은 경북혁신도시는 KTX를 비롯하여 안팎을 연결하는 도로망도 이미 완비했다. 지난해 9월 경부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되는 동김천 I.C가 개통하면서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 등 대도시까지 접근성이 높아졌다.
전북혁신도시 부동산시장 열기도 뜨겁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B11블록 ‘전북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매매 물건의 씨가 말랐다. 일주일에 매매 문의전화는 20~30여 건에 이르고 현장 방문팀도 3~5팀씩 오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같은 달 27일 입주한 B12블록 ‘전북혁신도시 우미린’의 상황도 비슷했다.
3.3㎡당 평균 630만원, 가구당 약 2억1000만원대에 분양됐던 이들 아파트의 전용 84㎡에는 평균 2000만~5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우미공인 관계자는 “분양가의 10%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는데도 거래가 잘 되니까 1000만~2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집을 팔았던 사람이 1000만~2000만원 더 주고 같은 단지 물건을 사려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전주 완산구 신시가지에서 집값 상승으로 재미를 본 지역 자산가들이 혁신도시로 몰려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2블록 우미린 역시 지난해 9월만 해도 100만~200만원가량 붙었던 웃돈이 지금은 3000만~3500만원이 됐다. 전용 102~118㎡로 구성된 C13블록 호반베르디움은 올해 4월 입주를 앞두고 3억원 안팎이던 분양가에 웃돈이 5000만~6000만원가량 붙었다.
상가·토지 분양에서도 뜨거운 열기는 감지된다. C7블록 호반베르디움 상가 분양에선 55개의 단지 내 상가에 총 340명이 입찰해 뜨거운 분위기를 증명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에는 8필지에 무려 1만3480명이 몰리며 평균 1685 대 1, 최대 2015 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상가와 주택을 함께 지을 수 있어 임대수익과 거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는 평가다. 약 1억3000만원 선에 공급된 약 264㎡ 규모 점포 겸용 주택 땅에는 웃돈이 최소 2000만원, 많게는 4000만~5000만원 이상 붙었다.
전북혁신도시는 전북도청이 있는 전주 신시가지에서 약 5km가 떨어져 있다. 전북도청은 구시지인 전주시청과 4km거리다. 불과 10㎞ 안에 기존 신·구시가지가 모두 위치한 셈이다. 전북혁신도시는 전주의 ‘제2의 신시가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교통여건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해 서울·수도권 접근성이 좋고 정부 주요부처가 자리한 세종시도 자동차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대구혁신도시는 배후 인구가 풍부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까지 더해져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미래가치는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에서 서울 강남 다음으로 교육열이 높은 수성구와 인접한 것도 혁신도시 가치를 떠받쳐주는 요인이다. 지난 2011년 개교한 ‘대구일과학고’는 혁신도시 내 위치한 유일한 특수목적 고등학교다.
울산혁신도시는 KTX역과는 20km 떨어져 있지만 기존 구도심과 연접해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고 이주기관 종사자들과 입주민 만족도가 높다. 울산시청 관계자는 “혁신도시이면서 바로 붙어있는 구도심까지 덩달아 발전하고 있다”며 “올해 7개 단지 3925가구가 입주하면 아파트 입주가 거의 마무리 된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 혁신도시 일대
진주혁신도시
나주·진천·진주·원주 ‘예열’중
치악산 자락 원주시 반곡동에 위치한 강원혁신도시에는 지난해 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이 이전하면서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LH 강원혁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올해 입주하는 공공분양아파트의 경우 2012년 분양 당시 이전기관 종사자 할당물량(70%) 중 10%만 채워졌지만 이전이 본격화되자 지난해 분양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728가구는 70% 할당량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금세 완판됐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아직 본격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시기인데도 단독주택 1층에 상가를 넣을 수 있는 상가주택에 대한 문의는 꾸준하다. 3.3㎡당 300만원대였던 시세가 최고 600만원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진천군과 음성군에 걸쳐있는 충북혁신도시도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어 주목을 덜 받았다. 토지 분양률도 10개 혁신도시 중 가장 낮았지만 최근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올 상·하반기에 입주하는 2개 공공분양 아파트 계약률도 100%에 육박하고 있다.
충북혁신도시는 인근에 큰 배후도시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혁신도시와 달리 산업용지 101필지가 추가로 공급되는 점이 특징이다. 수도권 규제를 피해 현재 진천군에는 850개, 음성군에는 1826개의 중소규모 공장이 운영 중인데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공장수요를 흡수해 자족형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장경민 LH 충북혁신도시사업단 보상판매부 부장은 “클러스터 용지가 3.3㎡당 80만원, 산업용지가 7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된다”며 “올 6월 일부지역에 지연됐던 전기, 통신 서비스가 완비되면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산업용지로서 5~10년 사이 오창산업단지보다 더 빨리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 나주시 금천·산포면 일대 광주전남혁신도시는 전북혁신도시만큼 시장이 활발하지 않았다. 대도시인 광주와 40km 떨어진 곳에 독자적인 신도시를 새로 만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우정사업정보센터, 12월 농식품공무원교육원 등 2개 기관이 입주를 시작하며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분양한 ‘광주전남혁신도시 우미린’의 경우 1~3순위 청약에서 총 792가구(공무원·일반 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85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34 대 1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1억9500만원 선에 분양된 전용 84㎡를 기준으로 평균 500만~700만원, 로열층 기준 1500만원 등 적게나마 웃돈도 붙었다.
하지만 광주전남혁신도시 경우 생활기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다. 광주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학군, 상업시설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문지웅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첫댓글 주식에도 작전세력이 있듯 아파트에도 작전세력 존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