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함안 평화의 모후 Co.

함안은 경상남도 지도상 거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마산교구청에서 남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자동차로 25분 남짓이면 함안이다. 역사적으로 함안은 옛 가야 6국 가운데 비교적 세력이 컸던 아라가야의 유물과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해마다 4월 말경이면 아라(阿羅)축제가 열린다.
이 지역에 복음이 언제 전파되었는지 기록으로는 알 수 없다. 다만 함안과 가까운 대산 평림리는 일찍 복음이 전파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은 병인박해 때 순교한 구한선 타대오 순교 복자 묘소가 있는 곳이다. 대산과 지척간인 함안은 장날이면 대산 신자들의 내왕이 잦았을 것이다. 이로써 함안 지역에 신앙의 싹을 틔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함안 Co.(단장 이미호 베네딕도, 지도신부 노영환 마티아)은 1964년 설립된 평화의 모후 Cu.가 1992년 Co.으로 승격되어 오늘에 이른다. 함안성당 Cu.를 포함하여 창녕, 칠원, 남지, 의령, 대산 등 인근 6개 본당 Cu.에 78개 Pr. 634명의 행동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미호 베네딕도 단장은 50대 초반의 젊음과 패기가 넘치고 추진력도 뛰어나 함안 Co.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아울러 마산 레지아 교육위원으로도 임명되어 왕성한 활동을 한다.
농촌 지역 Co.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함안 Co.의 중점 사업은 첫째 ‘단원 개인 성화’이다. 기도 없는 활동은 없다. 그래서 아침․저녁기도, 삼종기도, 묵주기도, 성체 조배, 평일미사 등을 평의회를 통해 끊임없이 강조했다. 동시에 본당 사목회의 협조를 얻어 레지오 단원뿐만 아니라 본당 전 신자들에게 이를 홍보하고 기도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여 함안 Co.이 2016년 레지아 최우수 Co.으로 선정되는 동력이 되었다.
버리고 떠나는 농촌의 현실에서 함안 Co.도 예외가 아니다.
노령단원이 증가하고 급기야는 서기 요원의 부족으로 사업보고에 지장이 생겨나는 Pr.이 하나 둘 늘어났다. 그래서 7인 이하 Pr.과 노령단원이 주축인 Pr.에는 Co.차원에서 새 단원을 우선 배정하기로 정해 놓고 있다. 그리고 단원수가 많은 Pr.에서 젊은 단원을 이동시켜 원활한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끈질긴 설득과 교육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즐겁고 기쁘게 레지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 시도
마산 레지아 2018년도 중점 목표가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레지오하기’이다.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함안 Co.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레지오 단원 부부동반 등산 권장, 카카오 톡을 통한 축일 문자보내기, 주회 중 칭찬 릴레이, 환자 단원 빠짐없이 방문기도, 경조사 챙기기, 선서 때 신부님 안수와 백실리움 배지 선물, 사진 찍어 카톡으로 공유하기 등이다.

레지오는 신앙을 활동으로 드러내기 위해 함께 모여 기도하고 다짐하는 것이므로 주회자체가 즐겁지 만은 않다. 그러나 이런 Co.의 다양한 노력이 단원간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는데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었다. 그 결과 함안 Co.은 마산 레지아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 참여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단원들이 각종 레지오 교육에 대해 수동적 참여에서 점차 능동적 자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단장 혼자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김광태 미카엘 서기와 홍순갑 도미니코 회계는 단장과 거의 비슷한 연령대로 50대 초반이다. 서로 뜻이 잘 맞고 레지오와 사목회의 간부를 겸하고 있기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산되고 추진력이 뒷받침된다. 여기에 백지현 이레네 부단장이 노련하게 중심을 잘 잡아주어서 Co.의 상승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듯하다.
구한선 타대오 순교 복자의 치열한 신앙 본받아야
함안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복자 구한선 타대오 묘소가 있다. 복자 묘소에서 가장 가까운 대산성당은 전형적 농촌 본당으로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함안 Co. 산하 6개 본당 Cu.가 돌아가며 관리에 도움을 준다.
지근거리에 순교 복자 묘소가 있는 것 자체로 이 지역의 신자들에게는 축복일 것이다.
구한선 타대오 복자는 병인년 대 박해 때 22살의 젊은 나이로 진주 감영에서 장형으로 순교했다. 배교하겠다는 말 한 마디면 극도의 고통과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그는 오직 죽음을 뛰어넘는 순결한 믿음으로 영원한 삶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 174살로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 있다. 순교는 치열한 삶에서 비롯된다. 지금 여기에서 모두 치열한 신앙의 삶을 살아가라고 그분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함안은 남해안 고속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통이 편하다. 창원 방면이나 진주 방면 어느 곳에서나 대략 2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함안지역 대표적 농산물은 수박이다. 낙동강변의 풍부한 수량과 비옥한 토지가 천혜의 수박 집산지가 되었다.
또한 함안지역에는 특이한 ‘아라홍련(阿羅紅蓮)’이 있다. 2009년 5월 함안 성산산성에서 연 씨 10알이 발견되었는데, 탄소연대 측정결과 700년 전의 연 씨로 밝혀졌다. 8개의 씨앗을 심었는데 그 중 3개가 싹을 틔었고, 2010년 7월 700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그래서 이름을 아라홍련이라 하고 함안군은 대량으로 재배하여 함안 연꽃 테마파크에서 해마다 7~8월 이면 신비한 색깔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대산 구한선 타대오 순교 복자 묘소를 참배하고, 함안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수박을 먹고, 아라홍련을 눈에 가득 담아가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