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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기차마을은 장터에서 10분쯤 걷는다. 옛 곡성역의 주변이다. 곡성역은 지난 1998년 전라선이 복선화되면서 폐역사가 될 위기에 처했다. 곡성군은 이를 2005년에 기차마을로 조성했다. 곡성역은 그 건물부터 볼거리다. 1933년에 지어진 고건축이다. 나무로 만든 단층 역사는 낡은 대합실을 지나고 개찰구를 지난다. 곧장 좌우측에 나무의자 여럿이 달라붙었다. 빛깔이 곱게 녹슬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장단역이고 대구역이었다. 진태(장동건)와 진석(원빈)의 징집 장면 등 기차역을 배경으로 한 대부분을 촬영했다. 드라마 <토지>에서는 진주역과 하얼빈역이었다.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경성스캔들>의 첫 촬영과 마지막 촬영에서는 경성역으로 등장했다. 기차역과 더불어 증기기관차도 잘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를 모델로 했다. 실제로 운행도 한다. 출발 전부터 연신 기적을 울리고 증기를 뿜지만 실은 디젤기관차다. 유사 증기기관차다. 기름보일러가 만드는 연기다. 하지만 이만한 운치가 어디랴. 섬진강을 따라 거정역까지 13km의 행로는 곡성 봄나들이의 백미다. 마치 옛날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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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정역까지는 25분이 걸린다. 20분쯤 정차했다 다시 곡성역으로 돌아온다. 열차표는 곡성역에서 왕복으로 끊는데 돌아오는 시간을 미리 정할 수 있다. 2시간쯤 후에 이어지는 다음 열차를 택하는 게 낫다. 거정역과 섬진강의 풍경을 20분 안에 돌아본다는 건 무리다. 두가현수교를 건너 곡성섬진강천문대까지 다녀오기도 바쁘다. 여유를 갖고 섬진강 하이킹이나 산책을 즐겨보길 권한다. 상류 쪽으로는 호곡나루터와 심청이야기마을이 있다. 호곡나루터는 오곡면 침곡리와 고달면 호곡리를 왕래한다. 노를 젓는 대신 강을 가로지르는 줄을 끌어 당겨 배를 움직인다. 곡성은 심청의 고향이기도 하다. 거정역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에는 심청마을이 있다. 지금은 정비중이다. 4월 중순에 개방 예정이라는데 5월이 넘으면 왕래가 가능할 듯하다. 호곡나루터의 반대편으로는 압록유원지 방향이다. 2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지난다. 하지만 차량이 많지 않다. 봄의 강바람 맞으며 달리니 상쾌하다. 강을 따라서는 이제 막 꽃망울을 연 산수유나 매화가 간간히 들고 난다. 대숲에 있는 바람 소리도 좋다. 압록유원지에서는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난다. 예성교는 두 강이 만나 흘러드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거정역에는 나무 테라스를 두른 객차의 행렬도 눈길을 끈다. 카페인가 싶지만 기차 펜션이다. 주방과 화장실까지 갖췄다. 4월 중순에 완공 예정이다. 곡성 기차 여행의 새로운 명물이 되지 싶다. |
역사 입구 좌측에는 신애라가 주연한 영화 <아이스케키>의 야외 세트장도 있다. 1969년을 무대로 한 시가지 세트다. 관람료는 따로 없으니 산책삼아 들러볼 만하다. 먹거리로는 장터 뒤편의 참게장이 맛깔스럽다. 남도요리명장대회에서 8번이나 상을 탄 맛집이 있다. 곡성은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벅찬 여정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게 수월하다. 고속버스는 광주와 남원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시간은 남원 쪽이 조금 빠르고, 차편은 광주 쪽이 더 편리하다. |
[여행팁] |
첫댓글 여기 몇년전에 갔었는데 사진기때문에 정신이 팔려서 제대로 못놀고 찍지도 못해서 다시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