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번 주 토요일은 공주사는 조카 결혼이 있었다. 군에 있는 아들까지 휴가를 와 서울에서 대학다니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다섯 명이 모처럼 함께 했다. 둘째 조카가 결혼을 하여 큰 조카는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 여친을 데리고 와 소개를 시켜주었다. 첫 발령지에서 만나 군대갔다 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제대해 복직을 해 다시 만났단다. 올 가을쯤에 형님은 또다시 며느리를 볼지도 모를 일이다.
오는 길에 칠갑산 천장호에 들렀다. 천잔호수 가운데 황룡각이라는 정자가 있다. 예전에 메기 매운탕을 먹었던 생각이 나는 곳이다. 벚꽃이 아직 완전히 지지 않아 어둑어둑해지는 가운데 길을 비춰주고 있다. 더 내려가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흔들다리가 있다. 건너가는데 연초록색의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비처진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로 잡았다. 사진으로 보는게 좀 그렇다. 당시 내가 볼 때는 한폭의 수채화였다 휴가노온 아들이 환하게 웃는다. 나는 내 사진인 줄 알고 올렸는데 확인하니 아들이네 제대가 며칠 안 남았다 청양을 상징하는 고추조형물과 구름다리. 출렁출렁 흔들어대는 다리 밑을 쳐다보면 물이 흘러서인지 내가 가는 것 같다.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가는 내모습을 뒤에서 찍었다. 가족을 위해 먹을 것, 입을 것 못입 고 뒷바라지만 하는 오십대 아버지의 뒷모습 그대로이다. 고사목이 호수에 비쳐졌다. |
출처: 이상헌의 작은 방 원문보기 글쓴이: 도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