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의 등장, 130억원의 제작비, 100% 사전제작 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MBC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원’이 베일을 벗었다.
MBC'로드넘버원' 촬영현장에서 윤계상,김하늘,소지섭(좌측부터)ⓒ MBC
한국전쟁 60주년에 맞춰 나오기는 했지만 ‘전쟁드라마’라기 보다 ‘멜로드라마’에 가깝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영화계에선 이미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전쟁에 비판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룰 정도지만 드라마는 달랐다. 이번 ‘6.25캠페인’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등장한 MBC와 KBS의 대작드라마에 주목이 가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로드넘버원’은 월드컵이라는 악재속에 9.1%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1회가 방송되자 빠른 속도의 전개와 멜로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주목됐다. 1회에 주인공들의 관계를 완전히 설정한 것. KBS의 ‘전우’가 장쾌한 전쟁신을 앞세우며 관심을 끌었던 것과는 달랐다.
MBC'로드넘버원'에서 소지섭과 김하늘 촬영장면ⓒ MBC
하지만 관심이 집중되는 지점은 ‘한국전쟁’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문제다.
특히 ‘로드넘버원’은 최대치(최재성)-윤여옥(채시라)-장하림(박상원)을 연상시키는, 이장우(소지섭)-김수연(김하늘)-신태호(윤계상)의 관계도가 형성되면서 방영 전부터 ‘여명의 눈동자’와 비교돼 왔다.
‘로드넘버원’이 한국전쟁 자체를 조망하지는 않더라도 한국전쟁의 성격은 분명히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일단 드라마는 시작하면서 ‘이 전쟁은 휴전이며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시작했다. 1회에서 전쟁신도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지는 않다.
MBC'로드넘버원' 에서 열연한 윤계상ⓒ MBC
다만 한국전쟁이 1950년 6월 25일 느닷없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남북간 교전이 벌어졌었고 6월 25일 전면전이 벌어졌을 때 ‘전쟁이야’라는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해주고 있다. 전쟁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는 것, 즉 평화로운 어느날 북한군이 남침을 감행했다는 ‘캠페인’과는 다른 해석인 것이다.
여명의 눈동자가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제치하와 태평양전쟁, 독립운동, 4.3사건 등을 다루면서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을 상기해 볼 때 ‘로드넘버원’이 ‘여명의 눈동자’를 잇는 대작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현대사에 대한 조명을 동반하지 않고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MBC'로드넘버원' 전투신ⓒ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