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오르다.

[이준태 안터 바우]

백두산에 오르다

5월 25일 아침 여섯시 반에 광양에서 출발하여, 전주에 도착하여 승용차를 주차하고 공항리무진에 옮겨 탄 시간이 8시 반, 공항에  열 두 시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을 두시 반에 출항 이륙하였다.

편안한 여정이다. 대개 해외여행이 밤에 출발하여 새벽에 내려서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 피곤에 찌들지 않고 품격이 있는 여행이 되겠다.

비행기가 이륙하여 서해안을 따라서 서북쪽으로 올라간다.

연안의 해안을 따라서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전개되었는데 눈에 익은 지형이 나타났다.

내가 창가에 앉았는데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이독하 군에게 물으니 역시 맞다한다.

연평도 이다. 내가 1977년에서 78년까지 보병소대장을 하였던 연평도, 좀 떨어진 곳에 작은 섬이 소연평도,

우리 1소대방어 지역이였던 구리동 해수욕장이 선명하다. 구리동 해수욕장은 연평도에서 가장 뚜렷한 지형지물이다. 모래사장 길이만 1킬로가 넘고 모래사장이 끝난 지점에 암벽이 수려하다. 연평도에서 경관이 가장 수려한 지역이다.

돌출부의 암벽과 2킬로 전방에 북한군이 주둔하는 무도는 가끔 꿈에 나타난다.

내 젊은 시절 수 많은 열정과 갈망과 욕구들을 삭히며 지냈던 곳과 절대로 갈수 없었던 곳의 상징성이리라.

가보고 싶은 곳이다.

백령도를 찾아보니 그 사이 지나쳐 버렸다. 비행기는 장산곶을 지나 잠시후 중국내륙에 들어섰다.

한시간 남짓하여 연길 공항에 도착했다. 말이 국제공항이지 내가 사는 여수공항보다 적고 시설이 조악하다.

공항에 마중 나온 가이드를 따라 두 대의 차량에 분승하여 이도백하로 출발하였다.

이도백하는 백두산 아래 첫 마을의 이름인데 백두산 천지에서 흘러내려와 폭포를 이루는 장백폭포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두 줄기의 하얀 물 흐름이라 하겠다.

연길은 연변 자치주의 주도이다. 말하자면 우리로 비교하자면 도청소재지, 위치는 함경북도의 최북단과 인접해있고, 중국이 소수민족으로 인정한  조선족의 자치주이다. 2차선의 지방도를 따라 이도백하로 향하였는데 차량이동이 별로 없고 한적하며 차로에 이르는 길은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이고, 지붕개량이 끝 나 지붕은 기와나 양철지붕으로 이었고, 드물게 초가지붕도 보였다. 울타리는 엉성하게 나무판자로 만들었고, 우리나라가 새마을 운동을 끝낸 시점정도나 되어 보였다.

차창에 전개되는 풍경을 보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우리민족이 어떻게 이 춥고 척박한 만주 땅에 적응하여 왔는가를 이해하게 되다.

중간휴게소에서 잠간들렸던 장뇌삼 밭입니다. 삼십년근 2만원하던 것이 5천원까지 떨어졌지요

구릉지대에 과수가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배나무로 추운지방에 적응을 하다보니 배껍질이 두껍고 붉으스레하여 사과배라 부른다는데 먹어보니 당도가 약간 떨어지기는 하였지만 배맛이었다.  여기에 처음으로 도작(벼심기)을 시작하여 조선족의 마을주위에 논들이 만들어졌고 밀이나 콩 그리고 수수 같은 밭작물만 경작하던 중국인들에게 쌀맛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들은 식물이나 동물 마찬가지로 자연의 환경이 바뀌어지면 적응을 하기위해 몸부림을 친다. 그리고 여기에 적응을 하여 살아남은 종만이 번식을 하게 되는데 , 이것이  자연선택이고 적응을 위해 몸부림을 치는 환경을 선택압이라 한다. 선택압을 견디어 나가기 위해 변이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과정이 진화라 한다.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간도에 정착을 하면서, 일제를 잔학한 압제를 거쳐 오면서 엄청난 시련을 이겨낸 우리 동포들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수그려진다.

청나라 말기에 함경도 사람들이 만주에 많이 이주를 하여 황무지를 개간하여 살게 되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만주족이 중국대륙을 통치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세거지이고 조상들의 땅인 만주 땅을 성역시하여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봉금을 하여 수세기 동안 묵혀져 있다가 청나라의 통치권이 약해지는 시점부터 이주하기 시작하여 우리 동포들의 이주역사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같은 마을에 살면서도 한족과 조선족의 삶의 방식이 완전 다르다는데, 일례로 지붕을 들었다. 우리 동포의 지붕은 측면이 공포가 있는 팔작지붕이고, 한족의 지붕은 삼각형의 지붕이다. 팔작지붕이 더 견고하고 품격이 있어 보인다.

용정시를 가로 지르는 혜란강을 지나고 멀리 보이는 일송정과 용주사에 대한 설명만을 듣고 차창으로 스쳐  버린다. 우리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지명들인데 그냥 지나치는게 아쉬워서 가이드에게 한번 가볼 수 없느냐 물으니 엄청 시간이 많이 걸린다하며 둘러댄다. 내가 보기에는 한시간도 아니 걸릴 거리를 세 시간이나 걸린다고 엄포를 놓는다.

관광객들이 그 만큼 관심이 적어졌는지, 가이드의 불편함 때문인지 몰라도 아쉽고 아쉽다.

차는 두만강을 거슬러 위도 상으로는 서남쪽 아래도 해발고도로는 위로 이도백하로 간다.

장백산 삼림지대를 올라갑니다. 가도가도 숲이었습니다, 樹海 , 나무의 바다였습니다.

우리 귀에 익은 간도라는 지명에 대해서 유래를 듣다.

함경도 사람들이 월경을 하여 두만강을 건널 때 두만강 사이에 있는 섬 즉 間島에 다녀온다 하였는데 이 모래섬이 점점 커져 중국땅에 이어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두만강을 넘어서는 지역을 통칭하여 간도라 하게 되었다한다.

간도라는 지명은 실제 지도상에는 나와 있지 않은 지명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는 지역구분과도 비슷하겠다.

연변은 북간도 이고, 광개토왕비가 있는 집안은 서간도란다.

연변 자치주의 조선인 인구는 260만정도 된다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탈 농촌화하여 조선족의 근저지인 연변에 노인들만 집을 지키고 있다 한다.

한국으로, 좀 능력이 있는 교포들은 미국으로, 아니면 중국 내 대 도시로 떠나가고

그 빈집에 빈 땅에 한족 중국인들이 들어와 동포들을 대체하고 있다하는데 머지않아 적지 않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내가 연변의 농촌을 보면서 옛날 우리 6,7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어림없는 착각이었다. 젊은이들이 다 떠나가고 노인들만 지키고 있는  농촌에 무슨 그 옛날의 노스탈지어를 느낄수 있겠는가?

세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이도백하에 도착하였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이다. 연길을 지나서 한시간정도 구릉지대를 따라서 논과 밭이 있었고, 두어 시간은 숲 사이를 달려왔다. 울창한 장백산의 삼림지대를 지나온 것이다. 자작나무와 피나무 가 주종을 이루고 간간이 전나무도 보인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서 서서히 고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해발 1000m의 고도를 느끼지 못하겠다.

      보석호텔의 객실 입니다.

이도백하의 가장 좋은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객실이 넓고 시설이 잘되어 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5층을 올라다니는 불편이 있었지만,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 여행 중에 어이없는 변을 당하여 몇 친구들이 같이 출국을 하지 못했다. 북경에서나 만날 것인지?

분위기 메이커이자 바람잡이 신국주가 빠지니 시들하다, 앙꼬가 빠진 것이지.

내일 백두산을 오르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이다.

호텔내부에 걸려있던 백두산의 사진 입니다. 거대한 사진이었지요. 단풍을 보니 늦 가을쯤 되었겠지요.

다음날

아침 여섯시에 모닝콜을 하여 여장을 꾸려서 내려와 식사를 하고 일곱 시에  버스에 올랐다. 서둘러서 올라가면 백두산을 편하게 볼 수 있다 하였는데 실제로 백두산 공원관리사무소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많아 엄청나게 붐비었다.

                    입산대기중에  한 컷

이도백하의 고도 1000m에서 공원관리사무소 까지 버스로 30분 고도로는 1700m를 올라간다. 상당시간 기다려서 공원 서틀버스에 올랐고, 십여분 타고 올라가니 다시 차를 옮겨탄다.

길이 좁고 험해서 버스로는 갈수가 없고, 봉고차나 짚차로 이동을 하는데 우리는 봉고차를 탔다.

       졸면서 올라가던 길 입니다. 멀리 희끗 희끗 산정에 눈이 보입니다

구절양장의 길을 거침없이 몰아댄다. 몸이 이리저리 쏠리고  차가 한쪽으로 몰릴 때마다 기성이 들리고 그 와중에도 왜 그리 잠은 쏟아지는지 나중에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산병의 초기증세란다. 해발2000M를  지나는데 여기가 초목 한계선이다. 관목도 거의 보이지 않고, 이끼류의 선태식물들만이 땅 표면에 얼어붙어 있다. 군데 군데 눈이 쌓여있고 , 봉고차 우리를 최종 내려준 곳이 중국의 기상관측대가 있는 곳이다.

여기서 천문봉 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5분 거리이다. 해발 2600에서 7.80미터 올라가는데 길인데 확실히 숨쉬기가 힘들었다. 산소양은 평지보다 줄었고, 기압은 낮아졌으니 당연히 같은 양의 산소를 들이 마시는 데 힘이 더 들 수밖에

여기서 고도 3000을 넘어서면 각가지 고산증세가 나타난다. 머리가 아프고 구토를 하고

백두산 천지가 보였다. 아무한테나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천지가 눈앞에 전개되었다.

오늘 우리 일행에게 행운이 따라주는 것이라 할까?

다행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천지를 보게 되다니 감사하고 감사하다.

천문봉(2679m), 중국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사진보다 실제는 아찔하게 내려다  보이는 절벽아래 천지호 입니다.

그 사이에도 눈보라 매서운 바람은 몰아친다. 손이 시렵고 귀가 얼었다.

정상에 올라서 경건하게 묵도라도 할까 했는데 갑자기 돌풍이 몰아치고 모래섞인 눈보라가 오른쪽 뺨을 때린다. 고막을 강타했는지 귀가 쨍하며 아려온다. 귀 아림은 상당시간 지속되었다.  천지를  사진에 두어 장 담는 사이에 그렇게 눈보라가 밀려와 시야를 덮어버렸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잠시 마음의 문을 열었다가도 어느새 차갑게 돌변해버리는 여신의 변덕스러운 모습이라고나 할까. 뭇 사람들에게는 아예 조금도 열어 보여주지 않는데 잠시라도 이렇게 허락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해야겠다.

       손과 얼굴이 얼어 있습니다. 옆에 장갑낀 친구가 부럽군요

백두산 연봉은 구름에 가려 버렸고, 춥고 정신이 없다. 하산을 하였다.

봉고를 타고 내려와서 중간 기착지에서 버스를 타고  장백폭포로 이동을 하였다.

백두산이 지질학적인 여러 가지 징후로 미루어 근간에 화산폭발이 있을 것이라 예측이 쏟아져 나오는데  활화산이라는 증거는 폭포로 가는 길가에 널려 있었다.

조그만 용천수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데 거기에 계란, 옥수수를 삶아 판다.

너 댓 사람이 무리를 이루어 장사를 한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성업 중이다.

노천탕이 있고, 온천수가 개울물이 되어 흐른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 하여 비룡폭포라 부르기도 하는데 멀리서 거대한 두개의 물줄기가 70여 미터의 커다란 낙차를 그리며 떨어진다.

천지에서 솟아나는 물이 달문을 거쳐서 개울로 흐르다가 여기에서 폭포를 이루어 떨어지는 것이다.

백두산과 장백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내일 일정을 위하여 연길로 향한다.

연길로 향하는 길에 용정의 대성중학교에 들러서 역사 전시관을 둘러보다. 느낌이 애매하다. 윤동주 시인의 유물 자료들과 청산리 대첩등의 항일 역사 유물이 전시되었는데

대성중학교가 서울 강남의 초대형학교와 별반 다름이 없는 용정도심의 거대학교였고,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은진중학교외 네학교를 합병하여 윤시인의 모교행세를 하고 있었다.

이 다음날의 북경 여정을 생략하고 여행기를 마친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윤동주 생가와 은진 중학교와 일송정과 비암산과 용주사를 돌아보고 싶다. 백두산 트레킹과 같이 한다면 좋겠지.

하루만 여유를 갖는다면 충분할 것이다.

[유희영.카페지기(두레박)]

준태는 하고싶은것 다하고 사는것 같아서 보기 좋구나 기행문 잘 읽고나니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