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탐문조사

[엘리트]

월마트 급습, 불법노동자 3백여명 체포
종교등 2천개 취업비자 ‘탐문조사’중
언제 어떻게 걸릴지 모르니 합법만이 살길


요즘도 결혼을 통한 영주권 신청건으로 찾아오는 고객 중엔 70∼80년대의 영화를 생각하며 이민국에서 언제쯤 집으로 찾아와 조사를 하냐고 질문하는 동포들이 있다. 결혼을 통한 영주권케이스에는 이런 탐문조사가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요즘들어 취업비자나 영주권과 관련되어 이민국에서 탐문조사를 나왔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가장 최근의 탐문조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매업인 월마트(Wal Mart)를 들 수 있다.

10월23일 목요일 이른 아침, 연방정부요원들은 월마트매장 61곳에 출동하여 3백여명의 불법노동자들을 체포하였다. 대부분 미화요원으로서 지난 밤동안의 청소를 마치고 퇴근하려는 시점에 체포되었는데, 이들은 월마트를 통해 직접 고용된 것이 아니고 하청기업을 통해 고용돼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 체포의 근거는 1998년 11월 펜실베니아의 검찰의 수사였는데, 그 당시의 수사범위에 월마트의 미화담당 하청기업과 하도급업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민국 서류중 I-9이란 고용주가 새로 고용되는 모든 직원에게 작성받아야 하는 서류로서, 이는 직원들의 미국내 노동 적격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서류이다. 만약 고용주가 이 서류를 직원들에게 작성받지 않았거나, 불법이민자임을 알고 고용했을 경우에는 민사 및 형사법 위반이 적용된다. 그리고 월마트에서 체포된 불법노동자들은 일단 지역 이민국에 감금됐으며, 이전에 형법위반 사실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민법원 출두명령서를 받고 풀려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수사대상이었던 월마트 61곳은 미국내 21개주에 소재하고 있는데, 뉴욕과 뉴저지도 포함되어 있다. 봉제공장이나 식당과 같이 불법이민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에만 단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월마트와 같이 미국의 대형기업을 대상으로도 불법이민자들 색출을 위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2주전 광역 이민국은 이민변호사협회와의 원격지간회의(Teleconference)를 통해서 탐문조사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무작위로 선택된 2천개의 케이스를 대상으로 진위여부를 가린다고 하는데, 이미 2000년 회계연도에 접수된 케이스중 선택된 케이스에 대한 분석은 마치고 이민세관집행부(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에서 특정 케이스에 대해 탐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케이스는 I-360(종교 및 특별이민청원서), I-539(학생, 교환연수원, 직업연수원으로의 신분변경에만 해당), I-129(L-1A주재원과 H1B전문 취업인), I-140(주재원과 노동검증서를 바탕으로한 취업 이민청원서), I-765(노동허가서), I-90(영주권 갱신), I-131(영주권 신청자의 여행허가서)이다. 이중 모두가 탐문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I-765, I-90, I-131는 신분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한 케이스에 한한다고 한다.

탐문조사라고 하는 것은 직접적인 방문이 될 수도 있지만, 간단히 전화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씨가 마케팅을 전공하였는데 관련분야에 직장을 잡지 못하고, 영업사원으로 취직이 된후 마케팅 메니저로 취업비자를 숭인 받았다고 하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리셉셔니스트는 누군가 전화로 김씨가 회사에서 무슨일을 하냐는 질문에 당연히 영업사원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와 같이 직책은 물론 풀타임으로 취업비자 승인을 받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급여와 근무처 등도 청원서에 명시한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참고로 파타임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게 된 것과 급여가 많아지게 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다른 예로 동포 이모씨는 친척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일은 하지 않고 신분유지상 취업비자만 받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이 이 이모씨에 대해서 모르고 있을테니 누가 물어봐도 그런 사람은 회사에 없다고 대답하고 무시할 것이다.

위의 예와 같이 취업청원서에 대한 진위여부가 전화 한통으로 간단히 드러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를 써본다고 하여도 언제 있을지 모르는 검색을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전화상담을 한 고객은 텍사스 식당에서 일하다가 탐문조사에 걸렸는데, 그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발행한 입학허가서를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학생의 출석여부를 눈감아 주는 학원에서 1년짜리 입학허가서와 함께 자신의 ‘합법적 신분’을 구입했지만, 텍사스에 살면서 캘리포니아 학원에 다닌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으니 불법 취업과 함께 그가 선택한 신분유지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수많은 케이스 중에 2천개가 선택되었다고 하니,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의 케이스가 선택되었다면, 그 일부분이 전체가 될 수 있다. 무작위 탐문조사를 미리 알지 않은 상태에서 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이제는 진정으로 합법적인 길을 찾아야 할 때다.

글/남수은 이민법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