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 달력
이재영
예전엔 달력이 대단한 선물이었다. 괜찮은 기업체나 은행에서 나오는 벽걸이 달력은 열두 폭 그림이나 사진만 해도 따로 보관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멋있었다.
시대가 변해 벽걸이는 거의 사라지고, 요즘엔 탁상(책상)용 데스크 캘린더만 나온다.
그런데, 그마저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회사 운영이 어려워서인지 대부분 기업체는 아예 발행하지도 않는다.
보험사도 두 개씩 보내주더니 올해는 없고, 은행에서는 고객 서비스로 발행하지만, 자기 은행 가입 통장을 확인하고 한 부만 배부했다.
나는 일상의 메모용과 문필 관련 중요 사항 기록용으로 탁상 달력 두 개를 사용하는데, 올해 어쩌다 KB(국민은행)와 KDB(한국산업은행) 달력을 사용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농협이나 수협 달력과 크기나 구조도 비슷하고 일요일부터 시작하는데, 산업은행은 모양도 세로로 길쭉하면서 월요일부터 시작해, 토요일과 일요일은 한 칸에 상, 하로 묶어 배치했다.
그래서 일상을 메모하는 산업은행 달력은 요일도 자주 헷갈리고, 기록할 게 많은 주말이 한 칸에 몰려서, 반 칸에 하루치를 다 적으려니 영 불편하고 짜증이 난다.
한국산업은행은 일반은행과는 달리 산업자금의 공급을 목적으로 정부가 출연하여 설립한 특수은행이다.
그래서 과거 대우조선처럼 부실화된 대기업의 제삼자 인수를 중재하거나 직접 자금을 투자하여 회생을 돕기도 한다.
그러니 정부 출연 기관인 OO공사(公社)처럼 어깨에 힘주고 으스대며 갑질하는 습성에 젖어있지나 않을지 염려된다.
주말에는 편히 노느라 달력에 적어두고 신경 써야 할 공(公)적인 업무가 있을 턱이 없으니, 토요일과 일요일 합해서 한 칸으로 인쇄해도 자기들 일상과는 상관없겠지.
이 달력을 가져가는 고객도 일반인은 드물고 대부분 사업하는 사람들이라, 주말에 푹 쉬라는 속 깊은 배려가 숨어있는지는 모르겠다.
올 2월 중순에 대형 은행을 거느린 금융지주가 역대급 성과급과 퇴직금 지급에 이어 배당 규모까지 늘려 논란에 휩싸였다.
그래서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며 전방위 압박에 나서자 금융당국에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고 한 달도 안 된 3월 11일, 미국 은행권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 은행’ SVB가 파산 위기에 몰려, 그 파문이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이 나서서 예금자 보호를 약속하고, 은행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데가 없다.
그런데 SVB가 실제로 부실해서가 아니고, 자산의 대부분을 국채에 투자했는데, 금리가 오르니까 채권이 곤두박질쳐서 잠시 적자를 본 것이란다.
그러나 대부분이 창업 초기 스타트업 기업인 고객들의 불안심리 때문에, 은행에 몰려가 예금을 대량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에 이르렀단다.
우리 ‘국민연금관리공단’도 SVB에 304억 원 투자해서 반토막난 상태라고 한다. KDB처럼 목에 힘주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라 당연히 그랬겠지 싶다.
그래도 현명한 대통령이 ‘연금 개혁’을 3대 개혁 국정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3월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안정을 위해 예상대로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이재명 지지자 ‘개딸(개혁의 딸)’들의 아우성과 데모로 꿈도 못 꿀 일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수십 년 묵혀온 강제노역 피해 배상 해법을 제시하자, 개딸들이 앞장서서 굴욕외교라며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개딸들이 BTS 공연장에 몰려가서 오빠~! 라며 소리 질러 구르는 건 괜찮다.
그런데 5월 중순에 가왕 조용필이 잠실 운동장에서 콘서트를 연다는데, 과연 개딸이 알기나 할까?
“용필이? 용필이가 누구야? 혹시 옛날 민주당 창당 방해한 그 용팔이 말이여?”라고 딴소리나 하지 않을는지.
머리에 든 건 적으면서, 깊이 있는 공부도 안 하고, 시도 때도 없이 개소리만 짖어대는, 제 잘나 빠진 개딸이 국가 정책을 무조건 물고 늘어져 반대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부를 축적하겠다고, 남보다 잘난 체하며, 금리 따라 은행, 부동산, 주식, 채권으로 옮겨 다니는 알량한 지식인 때문에 금융 사태가 벌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하루 알차게 살아가려고 탁상 달력에 메모하다가 웬 개딸 타령?
첫댓글
작심맘 다 펼쳐 놓으시고
개딸타령에서
진달래까지
과연 삼일샘이십니다.
박수~~~~ ㅎㅎ
ㅎㅎ (작)심삼일, 참다 참다 일갈했스무니다.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무니다. ㅎㅎ
맞습니다. 한심한 대딸들의 횡포에 눈쌀만 찌푸러집니다. 틈만 나면은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대며 위협하고 있는 판에 지소미아도 다시 복원하여 굳건하게 한미일 대응체계를 신속히 구축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뱃사공님. 일본은 척을 지고 지낼 수는 없는 이웃 나라입니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서로 정보도 교환하며 공동으로 안보를 강화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