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웅」이라는 제목으로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가 방영되고 있지요?
훌륭한 품성에 당당했던 안중근 의사… 일본 경찰도 존경했대요
◀ 뤼순 감옥에 수감됐을 당시의 안중근 의사 모습이에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두 달쯤 지난 10월의 어느 날, 한 일본인이 안중근 의사가 남긴 글씨를 우리나라에 기증했어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기 전 가로 34.1㎝, 세로 137㎝의 종이에 쓴 글씨였지요.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대한제국을 일제 식민지로 만든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인 이토 히로부미를 만주 하얼빈역(驛)에서 사살하고 뤼순 감옥에 갇혔어요. 그리고 1910년 2월 7일부터 14일에 이르기까지 6차례에 걸쳐 재판을 받았지요. 판사는 물론이고 검사, 변호사, 통역관, 방청인까지 전부 일본인으로 채워진 재판은 엉터리로 진행되었고, 안중근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았어요.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당하기 전, 뤼순 감옥에 있던 일본인 경찰 한 명이 찾아왔어요. 그 일본인은 안중근 의사의 당당하고도 바른 몸가짐과 훌륭한 품성에 감동하여 그를 존경하게 되었지요. 그 일본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 안중근 의사는 종이에 '言忠信行篤敬蠻邦可行(언충신행독경만방가행)'이라는 열 자의 글씨를 써 주었어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10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사형장에서 순국하였습니다. 일본인 경찰은 일본으로 돌아가서도 안중근 의사가 쓴 글씨를 잘 보관하였지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의 손자가 글씨를 우리나라에 기증한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인 경찰에게 써준 '言忠信行篤敬蠻邦可行'은 '말이 진실하고 믿음직스러우며 행실이 돈독하고 조심스러우면 오랑캐 나라에서도 행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논어의 위령공 편에 나오는 구절이지요. "자장이 올바른 행실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진실하며 믿음직스럽고 행실이 돈독하고 조심스러우면 비록 오랑캐 땅에 가서도 그 행동이 받아들여지겠지만, 말이 진실하지 않거나 믿음직스럽지 못하며 행실이 돈독하지 못하고 조심스럽지 않으면 비록 자기가 사는 마을이라고 해도 그 행동이 받아들여지겠는가?“
공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자장이라는 제자는 스승의 말씀을 언제나 마음에 새기기 위해 자기의 허리띠에 새겨 넣었다고 해요. 오직 나라의 독립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을 품었던 안중근 의사도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 바르고 참된 행동을 하기 위해 이 말을 늘 마음에 깊이 새겨두었던 것이지요.
지난 19일,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문을 열었어요.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며 한국과 중국에 항의했다고 해요. 참으로 적반하장이지요?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존경받는 영웅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고 깎아내리다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