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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효소는 건강의 시작
신현재 / 김장환
-왜 효소인가?
생명활동의 기본은 식물도 동물도 변함없이 섭취하는 영양을 생명에너지로 변화시키면서 자기의 카피, 즉 자손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생명에너지라고 하면 신비하게 들리지만, 환원론적 시각에서 보면 실제로는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에 나타나는 화학적인 반응에 불과하다. 그 화학반응의 총합이 생명 그 자체이다.
우리들의 몸은 생명을 위한 이른바 생물의 화학공장이다.
그런 화학반응을 원활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다름 아닌 효소이기 때문이다.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근육이나 장기, 손톱, 머리카락 등 우리 몸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와 같은 보통 단백질과 다른 것은, 효소에는 ‘활성중심’이라고 하는 위치가 있고, 거기에 다른 물질을 붙잡아 분해, 합성 등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이상한 힘이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물질을 ‘촉매’라고 말한다.
그러나 효소는 같은 촉매라도 생명의 생존에 적합한 상온일 때 가장 활성이 높고,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변질하여 활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효소에는 또 특이한 성질이 있어서, 한 종류의 효소는 어느 특정한 물질에만 작용하고, 프로테아제는 단백질에만 작용하도록 되어 있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아밀라아제가 단백질이나 지방을 분해할 수 없다.
동물이나 식물의 ‘생명활동의 원천’을 더듬어 조사해 보아도 생명력이라고 부를 만한 특별한 에너지는 밝혀진 것이 없다. 생명활동의 밑바탕에는 오직 효소가 있을 뿐이다.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힘이 효소의 역할 때문이라는 것은, 오늘날 생명과학의 정설이 되어 있다.
분명히 효소는 사람이 섭취하는 많은 식품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 금방 채취한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오염되지 않은 발효식품 등을 섭취한다면 미량이나마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효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미량이나마 섭취할 수 있었던 것이, 현대인의 경우 급격한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식품효소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형편이며, 이렇게 섭취한 음식 등은 그 자체로 오히려 몸에 부담을 주어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고 추측된다.
이 사실을 최초에 지적한 사람이 미국의 에드워드 하웰 박사이다. 하웰은 ‘효소수명 결정설’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놀라운 가설을 주창하고 있다. 하웰에 의하면, 일생 중 우리 몸이 생산하는 효소량은 한정되어 있고, 그것을 다 써버리면 충분한 생명활동을 일으킬 수 없게 되어 그만큼 수명이 짧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식품을 통하여 효소를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효소 부족으로 나타나는 증상
소화불량은 효소가 부족하여 일어나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인데, 이 증세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이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보아 넘겨지는 증세들은 우리 신체가 음식물을 효율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내는 일종의 신호하고 볼 수 있는데, 가벼운 증세가 더 나아가서는 궤양에 이르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얼마나 잘 먹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먹은 음식물을 얼마나 잘 소화하여 대사시킬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효소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조절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혈당 조절을 예를 들면, 내분비계에서 특히 뇌하수체, 부신, 갑상선, 그리고 췌장 등은 인슐린과 에피네프린을 분비하여 체내의 혈당량을 조절하게 되는데, 이러한 호르몬의 분비는 뇌에서 내분비계를 조절하여 일어난다. 이러한 모든 생리조절의 말단에는 효소들이 일을 하는데, 우리 신체내에 효소가 부족하거나 결핍되어 이러한 조절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정신적, 신체적 이상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과 유해한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와 이종단백질 및 독소들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이나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효소를 통해 제거될 수 있다. 효소가 부족하면 이런 방어체계의 문제가 발생하여 쉽게 병에 걸릴 수 있다.
-효소의 기본 임무
이상하게도 사람의 장기 중에 심장만은 뇌에 의하여 조절되지 않고 오직 자기 힘으로 움직인다. 몸에서 적출하여 소금물에 담가 놓으면 혈액이 공급되는 한 심장은 원기 왕성하게 박동을 계속한다. 사망에 대한 판정 기준을 뇌에 두느냐, 또는 심장에 두느냐 하고 열심히 논의되고 있는 뇌사 문제도 이 때문이다.
심장을 자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큰 정맥과 심장 사이에 있는 ‘페이스메이커 세포’라고 불리는 특수한 세포의 무리로서, 여기에서 규칙적으로 나오는 자극신호를 받아 심장근육이 수축한다. 이 페이스메이커 시포가 자극신호를 낼 수 있는 것은, 세포막에 있는 다양한 효소들 때문이다. 또 심장근육의 세포막에도 같은 효소가 존재한다. 이처럼 심장이 수축과 확장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 효소가 필요하다.
에너지 대사의 화학반응에는 수없이 많은 효소가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간장에서 글리코겐을 만들기 위해서는 5가지 이상의 효소가 필요하다. 또 이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꾸어 혈액 중에 방출하는 작업에는 3가지 이상의 효소가 관여되어 있다. 또 이들 세포도 포도당을 공급하고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까지는 수십 가지의 효소가 관여한다. 결국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생명의 불꽃인 효소 덕분이다.
혈압 강하제 중에서 ACE 저해제라고 하는 약이 있다. 이 혈압강하제는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으나, ACE의 정식 명칭은 ‘엔지오텐신 전환효소’라고 하며, ‘엔지오텐신 II’라고 하는 강력한 혈관수축물질을 만들어 내는 체내 효소이다. 즉, 혈액 중에 ACE가 많이 있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간다.
한편, 혈액 중에는 엔지오텐시나아제라고 하는 또 다른 효소가 있는데, 이것은 ACE를 분해하고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들 효소는 필요에 따라 서로 작용하여 최적의 상태로 혈압을 유지시키지만, 그 균형이 무너져 버리면 혈압이 높아진다. 이때에는 고혈압 치료제를 사용하여 ACE의 기능을 중지시키도록 해야 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액이 통하는 길에, 피에 멍울이 생겨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킨다. 그 피멍들이 혈전이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혈전이지만, 우리들의 몸에는 피멍울을 녹여 혈관을 지켜주는 혈전용해 효소가 준비되어 있다. 이 효소는 보통 혈액 중에 숨어 있어 때가 되면 활성이 높은 플라스민이라고 하는 효소로 변신하여 현장을 달려간다. 이 변신의 방아쇠가 되는 것은 심장이나 폐, 백혈구 등에서 분비되는 프로테아제, 신장과 오줌에 포함된 유로키나아제라고 하는 효소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오줌에서 유로키나아제라고 하는 효소를 추출하여 혈전용해효소를 활성화하는 치료약을 만들고 있다. 이들 효소가 없으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심장이나 뇌는 혈전 때문에 곧바로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된다.
우리 몸에는 건강을 지키는 장치가 곳곳에 존재해 있어서 DNA가 상처받은 상태로 있도록 놔두지 않는다. 체내 효소 중에는 상처받은 DNA를 수리하고 원래대로 고쳐 놓는 효소가 있다. DNA 손상수복효소라고 불리는 이 효소의 역할에 따라 사람의 몸이 노화로부터 지켜지고 있다. 만일 이 효소가 없으면 우리 몸속에는 이상한 세포가 가득하게 되어 여기저기 기능이 헝클어지고 말 것이다. 실제로 DNA 손상수복효소 기능이 약한 동물일수록 수명이 짧다.
-필요한 영양소와 균형 잡힌 섭취
우리 몸을 구성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3대 영양소가 있다. 단백질, 지방(엄밀히 지질), 탄수화물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달걀 흰자에는 단백질이, 버터에는 지방이, 쌀밥에는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탄수화물은 말 그대로 탄소와 물로 구성되고, 주로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우리가 섭취하고 남은 탄수화물은 간이나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이용된다. 탄수화물을 간략하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단당류 :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이당류 : 엿당(포도당+포도당), 설탕(포도당+과당), 젖당(포도당+갈락토오스)
*다당류 : 녹말, 글리코겐, 섬유소
다음은 지질 혹은 지방이다. 지방은 지질을 간략하게 부르는 말로 탄소와 수소, 그리고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지방은 세포막 등 몸의 구성 성분으로서 일부는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남은 것은 피하 지방층에 저장된다. 지방의 구분은 화학 결합의 차이에 따라 포화지방(동물성 지방, 고체)과 불포화지방(식물성 지방, 액체)으로 나뉜다.
단백질은 20여 가지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거대 분자로서 탄소, 산소, 수소, 질소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은 세포의 원형질을 이루고 있으며 인체 내 효소, 호르몬 등의 주성분이다. 물론 일부는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속에 같은 양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있다면, 어느 영양분을 가장 먼저 사용할까? 정답은 탄수화물이다. 가장 늦게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지방이다. 그래서 몸속의 지방을 태우는 것은 무척 힘들다.
우선 비타민은 매우 적은 양이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거의 합성되지 않아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은 체내에서 조효소(코엔자임)로 사용되어 각종 대사 작용에 관여한다. 비타민 가운데 물에 녹지 않는 것을 ‘지용성 비타민’이라 부르는데, 비타민 A, D, E, K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B1, B2, C 등이 있다.
다음으로 몸의 구성 성분 중 가장 많은 양(66퍼센트)을 차지하는 물은 우리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여러 가지 생리작용을 조절하며 여러 물질의 용매가 된다. 또한 영양소와 산소, 노폐물 운반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기염류는 일명 미네랄이라고 하는데, 적은 양으로도 몸의 구성 성분이 되고, 생리작용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무기염류는 코엔자임인 비타민과 함께 체내의 효소활성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미네랄 몇 가지를 살펴보면, 칼슘은 뼈와 이의 성장 및 혈액 응고에 관여하며, 철분은 적혈구 속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이다. 마그네슘은 효소의 활성에 깊이 관여하고, 나트륨 및 칼륨은 이온 조절과 신경세포의 활동에 사용된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섭취된 음식은 궁극적으로 세포가 받아들인다. 분자가 큰 영양소는 분해되어야 체내 흡수가 가능하다. 즉 녹말, 단백질, 지방, 섬유소, 글리코겐 등의 큰 분자는 잘게 잘라져야 한다.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영양소는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지방산, 글리세롤,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염류, 물 등이다. 이때 효소는 입과 소장에서 분자가 큰 녹말, 지방, 단백질 등을 작은 분자로 잘라주어 몸의 모든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그렇다면 고른 영양소의 섭취는 왜 필요한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그 종류가 다양하고 역할이 다르다. 따라서 정상적인 신체 발육과 건강을 위하여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만일 영양소의 불균형이 심한 인스턴트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다양한 질병에 걸리기 쉽다. 부적절한 음식물 섭취가 지속되면, 우선 비만과 위장 장애, 영양 결핍이 생기기 쉽고 궁극적으로 심각한 질병에 직면하게 된다. 필요한 영양분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나머지는 지방으로 전환되어 피하조직 등 몸속에 저장되고 비만을 유발한다. 불규칙한 식사나 자극적인 음식물로 인하여 위장 점막이 손상되면 염증이나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편식으로 특정 영양소의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빅토라스 쿨빈스카스의 저서 <21세기에 살아남는 방법>에 따르면 “신체 외부 원인에 의한 질병을 제외한 각종 질병의 80퍼센트가 부적절하게 소화된 음식물의 부산물이 체내로 흡수되거나, 그 부산물을 활용한 체내의 유해 미생물의 증식 및 과도하거나 편중된 영양소의 흡수로 인하여 시작한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고, 섭취한 모든 음식을 체내에서 소화하여 부적절한 부산물이 없어야 한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효소란 무엇인가?
‘효소’라는 명칭은 그리스어로 ‘효모의 속’이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의 연구를 통해 세포 내의 물질대사가 효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효소는 모든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으로, 단백질로 이루어진 ‘생촉매’를 말한다. 세균과 같은 미생물은 아주 작어서 현미경으로 400배 이상 확대해야 볼 수 있다. 그런데 효소는 그 크기가 세균에 비해 대략 10억분의 1정도밖에 안 되며,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다. 그러니 얼마나 크기가 작은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효소의 존재는 눈으로 보는 방식보다는 효소의 활성을 점검함으로써 직간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작고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운 효소는 모든 생명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 효소가 없이는 생명도 없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능력을 발휘한다.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관련이 있으며, 생명이 다했을 때조차도 효소는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다.
효모, 세균, 곰팡이 등의 미생물이 활동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종류의 효소가 있어야 하고 식물이나 동물,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효소는 충분히 있어야 한다. 왜냐 하면 효소는 모든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생화학적인 반응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식품효소’라는 말은 엄밀한 의미에서 효소도 포함되어 있고 미생물(세균, 곰팡이)과 발효곡물도 포함하고 있는, ‘효소 활성이 유지되고 있는 곡류발효물’을 가리킨다. 즉, ‘복합곡류효소’는 현미, 보리, 콩, 율무, 수수 등의 다양한 곡물에,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 식품미생물만을 접종하여 오랜 시간 숙성, 발효시킨 것이다. 이것은 특정 미생물이 오염 없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종류의 효소도 분비하고 곡물을 자연스럽게 분해하여, 이것을 사람이 섭취했을 경우 인체 내에서 영양소의 흡수가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변환시켜 놓은 것이다.
즉, 한국의 식품효소는 영양이 풍부한 곡물과 효소, 식품 미생물의 발효복합체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국의 식품효소에서 ‘효소’ 부분만을 별도로 떼어 내어 말한다면, 효소는 발효식품 중에 포함되어 있는 유익한 작용을 하는 가치가 높은 생화학물질이라 할 수 있으나, 발효식품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반대로 가치 있는 효소식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효소의 활성이 식품 내에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효소의 특징
효소가 작용하는 데는 효소마다 특이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온도와 산도(PH)가 그것이다. 화학 반응과 같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효소의 반응 속도는 증가하나, 효소는 단백질이므로 고온에서는 변성되어 효소활성이 약해지며 일정한 온도 이상이 되면 기능을 상실한다. 따라서 효소를 함유한 식품이나 의약품은 섭씨 30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소가 반응에 관여할 때 최고의 활성을 나타내는 온도의 범위를 최적온도라고 하는데, 섭씨 30~40도가 최적온도인 효소가 많다.
온도와 마찬가지로 효소는 일정한 ph 범위 안에서 최고의 활성도를 나타내는데, 이것을 ‘최적 ph’라고 한다. 효소마다 최적 PH는 다르다. 예를 들면 위장에서 작용하는 효소인 펩신의 최적 PH는 1.0~2.0인데, 소장에서 작용하는 효소인 트립신의 최적 PH는 7.0~9.0이다.
이처럼 효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질특이성이다. 각각의 물질 혹은 기질마다 작용하는 효소가 다르다.
효소의 함량은 무게가 아니고 활성도로 결정된다. 효소는 중량으로 효소의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가(활성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함량을 가늠한다. 단순히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활성이 높은 효소가 얼마나 많으냐가 중요한 것이다. 즉, 코팅된 금이냐 순금이냐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효소는 온도에 대한 효소 활성 변화가 심하다. 대다수의 효소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금속이온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서열로 이루어진 1차구조와, 1차구조가 규칙적으로 접하거나 꺾여서 만들어진 2차구조, 다시 2차구조가 입체적인 모양으로 되는 3차구조로 만들어지고, 이러한 여러 3차구조가 모여서 4차구조를 이루게 된다. 우리가 흔히 단백질이라 부르는 것은 이 4차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즉 단백질은 온도가 섭씨 60도 정도 되면 입체구조가 변하게 되고, 구조가 바뀐 효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라면을 끓이면서 달걀을 넣어 보면 흰자가 열에 의해 어떻게 변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효소는 효소가 존재하는 용액의 산도 혹은 PH에 의해 효소활성의 변화가 심하다. 즉 효소는 최적의 작용을 나타내는 산성도의 범위가 있으며, 산성도의 변화에 따라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거나 작용 부위에 수소결합 등이 새로 생기거나 없어져 작용력이 변하게 된다. 또한 PH에 따라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이온의 상태가 변화함으로써 효소마다 최적 PH가 달라진다.
산성에서 작용하는 효소와 알칼리성에서 작용하는 효소가 따로 있다.
-효소의 종류
효소가 작용하면, 자기 자신은 변하지 않고 반응 물질만을 변화시킨다. 효소는 아주 다양한 반응에 관여하는데 그 작용방식 혹은 반응 형태에 따라 크게 전이효소, 산화환원효소, 리아제, 가수분해효소, 이성화효소, 합성효소 등이 6가지로 구분한다.
이 구분이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인데, 영양학의 관점에서 효소를 분류하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식품효소와 효소영양학, 효소치료를 고려한다면, 영양학적인 구분이 훨씬 더 중요하다.
효소영양학적으로 효소를 구분하면 소화효소, 대사효소, 식품효소로 구분한다.
소화효소는 외부에서 섭취된 에너지(음식물)를 분해하는 데 작용하는 효소로, 체내에서 직접 만들어지며 분비된다. 대사효소는 소화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신체기능을 지배하는 효소이며 체내에서 직접 만들어진다. 식품효소는 먹거리에 함유되어 음식을 통하여 체내로 공급되거나 작용하는 효소와 효소 자체의 복합물을 의미한다. 열을 가하지 않고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천연식품과 효소복합물이 여기에 포함된다.
소화효소와 대사효소는 인체 내에서 분비되고 공급되므로 인체의 소화력 혹은 면역력과 관련되어 있고, 식품효소는 우리가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므로 우리의 식습관과 밀접하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몸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식습관을 바꾸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건강에서 차지하는 식품효소의 중요성은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식품효소는 소화과정에 관여한다. 식품 내에 포함되어 있는 효소는 위의 가장 윗부분인 전위에서부터 체내의 소화효소와 함께 소화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전위에서는 음식과 섞여 들어온 타액 중의 효소 프티알린과 음식 속에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식품 자체 효소들이 활발하게 작용하여 탄수화물의 60퍼센트, 단백질의 30~40퍼센트, 지방의 10~20퍼센트의 분해가 이루어진다고 보고되었다.
인체의 효소 생성에는 한계가 있다. 인체가 만들어 내는 효소(소화효소, 대사효소)는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효소를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없으며, 효소의 생성에 제한이 있다. 또한 이러한 효소의 양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따라서 효소의 양과 노화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체의 효소생성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므로 소화효소를 많이 소모하면 상대적으로 대사효소의 생성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외부에서 효소가 공급되면 효소효소 및 대사효소를 절약할 수 있다. 현재의 건강 개념에서 볼 때 소화효소를 절약하거나 보충하는 식생활 패턴이 바로 대사효소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그것은 건강하게 장수하는 길이 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생활 주변의 효소들
위장에서 흡수된 술은 알코올의 형태로 간으로 운반된다. 간에서는 2단계의 효소작용을 받아 몸에 무해한 초산으로 변한다. 요즘 피로물질로 알려져 있는 아세트알데히드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장에 있는 효소의 일종인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하여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되는 것이 1단계이다. 이 물질은 극히 독성이 강해서 두통이나 구역질 등의 악취 증상을 일으킨다.
2단계는 악취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가 작용하여 몸에 해가 없는 초산으로 변화시켜 혈액 중에 방출한다. 즉, 음주 후 숙취의 원인은 바로 이 두 번째 단계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충분히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ALDH가 적은 사람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가슴이 크게 뛰고, 두통을 일으킨다.
한편 술은 훈련하기에 따라 강해진다고 말한다. 1단계에서 ADH의 처리능력을 초과한 알코올이 들어오면 P450 슈퍼패밀리라고 하는 해독을 전문으로 하는 효소무리가 작용하여 알코올을 분해하도록 도와주는데, 그 이유는 이 효소가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수술할 때 마취를 해도 크게 효과가 없다고 한다. 평소에 술을 많이 마셔서 증가된 P450 효소가 마취제를 독으로 알고 분해해 버리기 때문이다.
건강진단을 받고 결과표를 보면 간수치 부분에 GOT나 GPT, 감마-GPT의 값이 표시되어 있다. 이것은 단백질의 근원이 되는 아미노산에 작용하는 효소를 가리킨다. 감마-GPT쪽은 주로 콩팥에 존재한다. GOT나 GPT는 혈액 중에 함유된 혈중효소로서 심장 또는 간장을 비롯하여 모든 장기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 장기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가 파괴되어 이들 효소가 혈액 중에 흘러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그 값을 조사하면 장해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낫토의 별명은 ‘야채치즈’라고 한다. 1980년대부터 낫토의 효과와 효능에 대한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었고 여러 연구자들이 낫토에서 섬유소를 분해하는 나토키나아제를 분리, 정제하고 그 특성을 연구하는 논문에서 그 별명이 명확히 언급되었다. 좀 어려운 학문용어로 정확히 정의하면 이 효소는 서브틸리신과 유사한 세린 계열 단백질분해효소이다. 주요한 효과는 혈전증의 치유, 혈압강하, 혈류 개선이다. 한 마디로 피를 깨끗하게 한다.
낫토를 언급할 때 효소 이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낫토가 치즈처럼 끈적거리는 이유는 낫토에 포함된 효소가 아니라 감마피지에이라고 하는 고분자 물질 때문이라는 것이다. 효소는 끈적거리는 게 아니라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단백질이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효소제품 중 우선 정제된 효소는 소염제, 소화제, 혈전용해제 등의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요즘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식품효소이다. 식품으로서의 효소와 의약품으로서의 효소 사이에는 유사성과 차별성이 모두 존재한다. 의약품과 식품효소는 함량의 차이만 있을 뿐 작용기작과 범위가 유사하다.
그런데 특정 효소만을 정제 농축하여 목적으로 하는 질환에만 작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약품은, 고농도의 단일 효소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특정 질환에 빠른 작용을 기대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식품효소는 특정 효소를 포함한 다양한 효소로 구성되어 있어 특정 질환 이외의 다양한 질환에 점차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효소의 경우에는 각 질병 및 질환에 대응하기 위하여 효과가 뛰어난 합성물질이나 체내에 해로울 수 있는 성분들과도 함께 조합하여 제조하는 경우도 많으나, 식품으로서의 효소는 장기간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조성되는 특징을 가진다.
건강식품의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비타민과 미네랄이다. 그렇다면 비타민과 미네랄은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여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비타민과 미네랄을 통칭해서 보조효소(코엔자임)라고 한다. 코엔자임은 ‘효소를 보조하는 성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체내로 들어오면, 체내에 있는 효소를 활성화시킴으로서 피로회복이나 체내 대사작용 및 그 외의 생체촉매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역으로 말한다면, 아무리 순도가 높고 질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체내에 효소가 부족하면 애써 섭취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제 기능을 모두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체내에서 생성되거나 또는 외부에서 섭취하여 보충해 주는 효소의 중요성이 비타민, 미네랄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 땀이나 의복에 묻은 음식물들을 말끔하게 녹여 내어 새 옷처럼 만들어 주는 역할 또한 효소의 임무 중의 하나이다. 빨래의 마지막 단계에서 섬유의 보푸라기를 제거해 주거나 광택을 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숨은 공로자도 바로 효소이다. 이 외에도 거친 청바지 원단을 부드럽게 해 주고 색을 아름답게 만드는 공정에서도 효소는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포 역할을 하는 돌이나 모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보다 부드럽게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여전히 효소를 많이 사용한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가죽옷을 제조하기 위해서도 어김없이 효소가 조용하고 신속하게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참 더울 때나 열심히 일한 후 동료들과 함께 마시는 맥주 한 잔의 맛은 그 자체로도 환상적이다. 이러한 맥주의 멋진 맛의 일등 공신 또한 효소이다. 맥주는 지방마다 맛과 향이 많이 다르지만 어떠한 맥주든 발효하는 과정에 어김없이 효소가 큰 역할을 한다.
맥주는 발효하는 방식에 따라 많은 형태로 나뉘는 데, 그러한 과정의 첫 번째 과정이 주로 효모나 맥아를 적용하는 단계이다. 효모가 생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밀라아제’라고 하는 전분당화효소가 분비되고 이렇게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 탄수화물은 분해(당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이 연속으로 일어나면서 각 지역마다 독특하고 특색 있는 맥주가 탄생되는 것이다.
효소의 역할에 의해 맛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맥주뿐만 아니라 식후에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식혜, 추운 겨울에 잘 구워진 가래떡을 한층 더 맛나게 해 주는 조청, 대학시험 때 제일 필요한 선물로 꼽히는 엿 등도 모두 효소의 작용에 의해서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더해진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많든 적든 이러한 현상 가운데 효소가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등도 결국에는 이러한 면역체계가 허물어져 바이러스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경우와 무관하지 않은 데, 이때에도 효소가 어김없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평상시에 효소가 풍부한 사료를 섭취하는 동물은 그렇지 못한 동물들에 비해 면역시스템이 더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훨씬 적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사료 회사들은 최근 들어 효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반추동물인 소와 염소, 사슴 등에는 셀룰라아제 혹은 자일라나아제를, 닭 등의 조류에는 아밀라아제를, 돼지나 개, 고양이 등에는 판크레아틴 등을 제공하여 동물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