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평범한 음식도 많습니다.
아니, 평범한 음식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제가 맛있게 먹었고 기억에 깊이 남아 있는 음식은 대부분 개성이 강한 음식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먹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하면 특이한 음식이 많이 나옵니다.
취두부(臭豆腐)라는 것이 있습니다.
발효시켜서 콤콤한 냄새가 나는 두부입니다.
취는 고약하다, 지독하다는 뜻인데요,
중국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말이 뭔지 알 겁니다.
제대로 발효된 취두부의 향기를 처음 맡아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강력한 냄새를 뇌 한 켠에 있는 공간에 저장하게 됩니다.
취두부는 생으로 먹는 것은 아닙니다.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 올라 오는 찜통에 쪄서 먹거나 튀겨서 먹습니다.
쪄먹는 것은 냄새가 더 강합니다.
저도 처음에 취두부를 보고 고약한 냄새와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잠시, 자주 접하다 보니 슬슬 취두부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취두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청국장, 된장처럼 발효시켜서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의 청국장은 외국 사람이 적응하기 어려워 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조금 더 심한 냄새로 보면 삭힌 홍어도 있습니다.
삭힌 홍어는 우리나라에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음식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미치도록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냄새만 맡아도
코를 싸매쥐고 도망칩니다.
그런데 중국 사람에게 취두부는 좀 다릅니다.
남녀노소 대부분 취두부를 좋아합니다.
발효가 많이 된 취두부의 향은 삭힌 홍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데 말이지요.
오히려 취두부는 오래 삭힐수록 더 맛있다는 말이 보편화 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취두부 사진을 좀 볼까요.
매운맛 소스와 달콤한맛 소스를 뿌렸습니다.
고추기름으로 칼칼한 맛을 낸 소스를 뿌렸네요.
간장 양념으로 보입니다.
취두부와 돼지갈비를 넣고 쪄낸 음식입니다.
민물 생선과 탕을 끓여도 좋더군요.
대중적인, 인기있는 음식이니 이렇게 포장해서 길을 걸으며 먹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떡볶이를 포장해서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위에 고수가 뿌려져 있네요.
색깔이 확 검어졌습니다.
지역마다 발효 방법과 정도가 달라서 그렇습니다.
취두부와 고수는 음식 궁합이 잘 맞습니다.
고수 특유의 향은 취두부의 냄새와도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고수의 차가운 성질이 취두부의 더운 성질을 내려줍니다.
생각해 보니 두 가지 재료 모두 싫어하는 사람도 많군요.
마늘과 고추, 쪽파가 잔뜩 올려져 있습니다.
다음에 한 번 맛을 봐야 겠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취두부의 유래는 명 태조 주원장까지 올라갑니다.
말 그대로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인 주원장은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훗날 명나라를 세울 정도로 큰 인물이 되었지만, 젊어서
고생은 말도 못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며칠을 굶고 허기져서 당장 죽겠다 싶을 때 다른 사람이 버린 두부를 발견합니다.
가식 기간이 지났는지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악취가 심하게 나던 두부였습니다.
주원장은 굶어 죽으나 상한 두부를 먹고 배가 아파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상한 두부라도 실컷 먹고 죽자는 생각으로 곰팡이가 핀 두부를
기름에 튀겨 실컷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겹게만 느껴졌던 두부가 아주 부드럽고 감칠맛이 넘치는 맛으로 변해있던 것이지요.
그 후로 주원장은 고생 끝에 명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명나라의 군인과 장수들은 큰 전쟁에서 이긴 후 곰팡이를 피운 두부를
기름에 튀겨먹는 습관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것이 중국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취두부의 유래입니다.
싫어하는 외국 사람은 가장 큰 문제로 고약한 냄새를 말합니다.
취두부에서 나는 냄새는 코로 맡으면 고약합니다만, 입에서 느껴지는 것은 좀 다릅니다.
저는 구수하다고 느낍니다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리겠습니다.
맛은 참 풍부합니다.
두부에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긴 대량의 아미노산의 감칠맛이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어떻게 보면 감칠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만약 여러분이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가 간의 음식 문화 차이를 인정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약하다고 느껴지는 냄새를 참고 한 입이라도 먹어 본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
물론 먹어본 후에도 고약하다고 저를 욕하지는 마세요. ㅎㅎ
첫댓글 각 나라의 음식에 대한 호불호는 딱히 뭐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개해주셔서 고약한 냄새가 날지라도 먹고픈 마음이 듭니다..ㅎㅎ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드셔보세요. ㅎㅎ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뭘로 삭히나요?
왠지 중국본토음식 하면.. 위생이나 못먹을걸로 첨가해서 만드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서요..
에효.. 바르게 만드는 가게도 많겠지만... 많이 보도 되는게 그런것들이니...
자기도 모르게 인식이 그렇게 박혀있는거 같습니다.ㅡ.ㅡ;;;
물론 우리나라도 개판으로 만드는 음식점이나 재료상들 있지만요.
음식가지고 장난 치는 놈들은 중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청국장 몸에 냄새 배는건 싫어하지만 좋아합니다.
취두부... 맛이 궁금하네요~
두부음식도 좋아하거든요...
운남에서는 그릇에 두부를 놓고 덮어두어 발효시키는 방법과
종균을 접종하는 방법 두 가지를 씁니다.
그리고 까만색이 나오는 것은 어떤 종류의 식물 삭힌 물에 담갔다가 꺼내 발효시키기도 하고요.
취두부의 냄새는 정말 고약합니다.
자주 접해본 저도 그냥 냄새만 맡으라고 하면 싫거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