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힘들었던 강릉~평택투어 이야기를 털어 놓으려고 한다.. 2005년 8월15일 평택에서 강릉영동대학교까지(250km) 투어를 마치고 언젠가는 다시 한 번 강릉에서 평택으로 오는 장거리 투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중 ...오늘 비로소 홀연 세상 속에 있는 나를 찾으러 떠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의만류를 뒤로 하고 홀로 무작정 내 꿈을 이뤄 주고 나를 지켜 줄 나의 애마와 함께 길을 나선다. 6월5일 18:00시 버스는 평택터미널을 출발하여 송탄 오산을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있다.. 창 밖으로 간간이 2005년 강릉투어 때 지났던 도로가 보이고 그 때를 상상하며 왠지 모를 뭉클함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출발은 하였지만 완주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과 걱정 또 한편으론 나는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랄까 뿌듯함에 설레기도 한다... 버스가 문막을 지나고 횡성을 지나자 비가 많이 내린다.. 평소라면 그윽한 커피향과 끈적끈적한 섹소폰 음악에 젖어 옛 추억에 젖어보겠지만 걱정이 앞선다............. 내일도 계속 비가 내린다면 빗속을 달린다는 것 만으로도 몸이 지치고 비로 인한 배낭의 무게역시 감당하기 힘들텐데......................................... 애써 잠시 눈을 부쳐보려 하지만 맘을 무겁게 하는 날씨에 잠 못 이루고 2005년 투어 준비로 3번의 답사를 다녀와서 코스를 알고는 있다지만 그래도 다시금 투어코스를 꼼꼼히 되짚으며 살펴본다. 드디어 3시간40분의 긴 시간을 지나 강릉터미널에 도착............................. 다행히도 비는 그쳤다 21:40분 다시 잔차로 경포대까지 가야한다..라이트를 장착하고 경포대로 출발 밤 공기가 걱정을 잊을 만큼 시원하고 상쾌하다..경포해수욕장 컴컴한 바다에 어리는 화려한 불빛들이 나의 도전을 격려해주듯 갈채를 보내 온다 10km 홀로 달려온 기념으로 셀카놀이에 푹 빠져본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바닷가가 한산하다... 이제 배도 고프고 내일의 대장정 길에 오르려면 쉴 곳을 찾아야 한다.. 경포대 횟집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김치찌개로 저녁을 해결하고 찜질방으로 향한다 경포 워터랜드 24시간불가마에 짐을 내려 놓은 시간......22:30분 이 곳에서 잠시 머물고 내일 새벽 4:30분에 평택을 향하여 출발을 하여야 한다.. 샤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정말 갈 수 있을까 그것도 혼자서 나 자신과의 외롭고 지독한 싸움에서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반 두려움반으로 업치락 뒤치락하다 잠이 들었다.. 핸드폰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04:10분 우선 밖을 내다보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다행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짧은 기도와 함께 짐을 꾸려 나오려는데 주인아저씨가 존경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힘내라고 따뜻한 음료수를 건네 주신다 그래 아직 세상엔 맘 따뜻한 사람이 더 많구나 생각하며 경포대 워터랜드를 출발한다 04:30분 아직은 가로등이 꺼지지 않은 새벽공기를 가르며 라이트 불빛에 의존하면서 페달링을 하여본다.. 컨디션이 꽤 좋은 느낌이다 기분도 상쾌하고.... 강릉버스터미널과 강릉시청을 지나 2005년도 강릉투어 때 목적지인 강릉영동대학교앞을 지난다.. 이 곳은 대관령 힐클라임 대회 출발지이기도 하다 예전 대회에 출전하였던 기억을 남겨 두고 다시 힘찬 페달링을 한다.. 평속 35km........... 너무 무리하다가는 초반에 지칠 것 같아 25km 다시금 페이스 조절을 한다. 이어서 대관령고개 초입인 성산삼거리에 도착 26km 05:45분 경포에서 출발할 때는 바닷가이고 새벽인지라 그냥 안개비가 내리나 보다 하고 출발한 것이 가랑비로 변한다이 즈음이 가랑비라면 대관령 정상은 분명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다는 신호인데 걱정이다.. 빗 속을 라이딩 한다는 것은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겠지만 이미 시작된 나와의 싸움에서 이대로 무너질 순 없기에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과 여러 회원님들을 떠올리며 레인자켓을 걸치고 잔차 점검을 하고 대관령정상을 향하여 굽이 굽이 고개를 돌아 오른다.. 안개비로 인하여 불가 한치 앞도 정말이지 바로 눈앞도 보이질 않는다.. 간간히 지나가는 차량들 역시 힘겨운 신음소리를 남기고 간다.... 적막한 대관령고개 빗줄기는 점점 더 거칠어지고 숨이 턱에 차 오르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 이를 악물고 페달에 힘을 싣는다. 무엇이 그리 힘들다고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두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가슴속에 쌓아 두었던 알지 못할 서러움이 복받쳐 오르며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 사내 가슴이 뚫어져라 실컷 울어 본다 나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집안의 장남으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사는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진 지금에서야 나를 찾겠다고 나선 이 길에 후회 없도록 나를 가다듬으며 오른 업힐의 끝자락............. 대견스런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정상도착 41km 이제 쉴 시간이 없다 이어지는 다운로드 무작정 달려 본다 대관령 목장을 옆에 두고 횡계IC를 지나서야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이제 빨리 달려서 시간을 단축하는 길 밖에 없다.. 진부IC 입구 08:10분 이제는 속사리제를 넘는 것이 어려운 고비이다.. 이 곳이 진부터널이 있는 곳이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안 보이는 업힐.................. 비 갠뒤 햇살은 유난히도 뜨겁고 이미 물은 떨어지고 갈증이 밀려 온다... 포기하고픈 생각이 절정에 이른다 왜 시작했나 후회가 밀려온다 그러나 나는 나 이기에 해낼 수 있다는 다짐을 삼키며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업이 있고 나면 다운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으로 정상도착 이제 다운이다 다운 후 속사IC도착 75km 09:25분 평창에 도착 아직 멀기만 한 싸움에 이기려면 기운을 차려야 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젖은 옷도 갈아입고 10:00출발 도로의 지열이 대단하다. 피로가 몰려와 약간의 어지러움증과 울렁증을 느끼며 한참을 업힐 중 전화가 울린다.. 깨비님이다 나를 응원해주기 위해 원주까지 달려와 파트너가 되어 준다고 한다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이 반갑다.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처럼 깨비님 전화 한 통화가 온몸에 힘을 불어 넣어 준다....아자!!! 아자!!! 아자!!! 힘~~힘~~ 혼자서 중얼 대며 달린다. 장평IC를 지나 영동2터널 그리고 영동1터널 이 곳의 업힐도 길기만 하다. 중간에 쉬어 간식도 챙겨 먹고 한참을 다운 최고속도 64km무서운 속도다. 앞에 청태산자연휴양림 입구가 보인다..잠시 내려 셀카놀이로 기념사진 한장 찰칵 ^^ (103km 11:40분) 한참을 도로 라이딩을 하다보니 이제엉덩이가 아파와 한쪽으로 앉아 바꾸어 다른 쪽으로 요령이 생긴다.. 민족사관고등학교 파스퇴르유업을 지날 즈음 물이 고파져 마트를 찾아 보아도 없다. 터덜터덜 시골길을 달려 길 옆으로 정겨운 시골마을 구멍가게가 있다.. 보잘 것 없고 물건은 없어도 캔 맥주 6개가 냉장고에 있다. 시원한 캔 맥주 한 모금 캬아~~~~~~~~~~~ 이 맛은 며느리도 몰라 시어머니도 몰라 아무도 모를 꺼다..뱃속까지 찐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정말 최고다 (따봉) 약간의 업힐만 지나면 횡성휴게소 이 곳부터 새말까지는 옛날 영동고속도로다. 기나긴 다운이 기다리고 있다,... 최고속도 84km 시원하다....이 맛에 잔차를 타는 것 같다...치악산입구도착 133km 13:16분 원주에서 기다리고 있을 깨비님과 합류를 위하여 좀 더 이를 악물고 페달링을 빨리 하여 본다... 극에 달한 더위는 땀과의 한판승부를 벌이고 소초면사무소를 지난 원주19번 도로에 진입 저 앞에서 깨비님이 기다리고 있다. 울컥!!!!! 너무 반가운 나머지 꽉 안아 주었다 이미 시간은 14:00 배도 고프고 물도 고프고 점심을 해결하고 출발을 하자고 했다. 원주IC입구 147km 14:30분 원조설악추어탕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15:00 원주 출발 동반자가 있어 힘은 나지만 여전히 찌는 더위는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할 만큼 푹푹 찐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원주 시내를 빠져 나와 시원스레 뚫린 자동차전용도로로 진입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들 사이로 깨비님과 신나게 달려 문막을 지나 여주 이천을 지나고 있다 오후18:00시 이대로 가면 예정보다 한참 지나 평택에는 21:00나 되어야 도착할 것 같다.. 이미 200km가 훨씬 지나고 있다..이천을 지나 양지방면으로 가는 중 태풍님으로부터 전화 가 왔다 ..무거운 가방이라도 받아 달라고 애원을 하여본다..이제 너무 지치다 못해 정말이지 깡으로 가고 있다. 나머지 평택까지는 80km정도가 남아 있다.. 점점 무거워 지는 몸과 다리 페달링이 마음처럼 안 된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과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마지막 안간 힘을 엄마 젖 먹던 힘까지 쓰며 나를 다그친다. 아마 동반자가 없었다면 나약함 에 무릎을 꿇고 히치하이킹 이라도 하고픈 맘이었으리라........ 용인 마장면에서 태풍님이 손을 흔든다..태풍의 예쁜 딸 슬기와 제수씨도 응원차 왔다고 한다. 음료와 간식을 가지고 이 곳까지 와 주는 동생이 있어 든든하고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에 힘을 내어 마지막 60km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힘도 잠시 무거운 다리는 어찌할 수가 없다...마음만 앞서고 속도가 나질 않는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마평도착 이제 평택으로 가는 45번 자동차도로를 타고 가야 한다.....짙은 어둠을 뚫고 이제는 내 라이트하나에 오늘 하루의 모든 여정을 담고 의지하고 가야하기에 컴컴한 도로 위를 겁없이 달리는 자동차들 사이로 위험을 감수하고 조심스레 내 몸을 맡긴다 평속 15km 천리를 지나 이제 양성 장서리에 도착 계속 도로를 이용하기 보다는 어비리저수지를 지나 남사로 가는 것이 남은 체력으로 버틸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이미 한 밤중 20:20가 지나고 있다 9시전에는 들어가야 한다..클럽에는 회원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힘이 나고 용기를 주는 회원들 덕분에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본다.. 평소에는 이 곳에서 클럽이 가까운 거리지만 오늘은 왜 이리도 멀기만 한지............. 이제 경부고속도로 옆으로 라이딩 코스를 따라 도일동으로 향한다.. 도일동은 가로등으로 인해 라이딩 할 만하다.. 동공고문님 주유소를 지나 쌍용자동차 앞을 지난다.. 쌍용직원들이 평생 몸 바쳐 일한 직장에서 쫒겨 나야 하는 운명에 있는 상황에 밤새워 노사합의를 위하여 외쳐대는 구호가 마치 장송곡처럼 구슬프게 울려 가슴속을 파고 든다.. 부디 노사합의가 잘되어 가정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가족과 웃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빌어 보며 클럽을 향하여 힘차게 페달링을 하여 본다... 교육청을 지나 클럽에 도착!!!!!!!!!!!!!!!!!!!!!!!!!!!!!!!!!!!!!!!!!!!!!! 회원님들이 바쁜 와중에도 마중 나와 환호를 보내 준다.. 정말이지 미치지 않고는 감히 생각도 못할 죽음의 275랠리를 이뤄 낸 감격의 눈물이 뜨겁게 가슴을 적신다. 하루동안 강릉에서 클럽까지의 모든 일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무사히 돌아온 나를 축하해 주기 위해 회원님들이 준비 해 주신 안주와 시원한 맥주로 마침표를 찍는다.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원주에서 합류하여 힘께 라이딩 하여준 깨비친구에게도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내가 이 곳에 도착하도록 힘과 용기를 준 회원 및 가족 그리고 나를 지켜봐 주는 모든이들께 감사 드린다 총 275km 도착시간 21:30분(총17시간) 평속20.4km 최대속도 84.4km 금년 가을에 회원님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도전하여 보기로 하고.. 강릉~평택투어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내려 놓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를 응원해주신 모든 님들 사랑합니다.... 2009.6.6일 현충일 mtb광
하~~우~ 투어일기 잘 읽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잘 이겨낸 전병용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주에 집사람하고 1박2일로 주문진에서 출발해서 홍천서 하루자고 충주까지 오려고 합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출발 하려고 했는데. 이글을 읽은 지금은 왠지 제가 초라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외로운 라이딩 하시느라 고생하셨구요. 축하합니다
첫댓글 홀로라이딩 완주하신것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회원님들과의 정도 보기좋구 mtb광님의 도전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정말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짝짝짝~~
하~~우~ 투어일기 잘 읽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잘 이겨낸 전병용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주에 집사람하고 1박2일로 주문진에서 출발해서 홍천서 하루자고 충주까지 오려고 합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출발 하려고 했는데. 이글을 읽은 지금은 왠지 제가 초라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외로운 라이딩 하시느라 고생하셨구요. 축하합니다
무사안딩하고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