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357]두보-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 강남에서 李龜年을 만나다)
杜甫
岐王宅裏尋常見,
기왕댁리심상견,
기왕의 댁에서 자주 만났었고,
崔九堂前幾度聞
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도 몇 번이나 들었었지?
正是江南好風景,
정시강남호풍경,
바로 여기 강남에서 가장 풍경 좋을 때,
落花時節又逢君.
락화시절우봉군.
꽃잎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났구려.
*이구년: 당조唐朝) 개원(開元) 천보년간(天寶年間)의 유명한 가인으로,
당현종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 강남을 떠돌며 기예를 팔아 생계를 이어갔다.
*기왕: 당현종의 아우 이범(李範)으로 문인들과 교류가 잦은 문학애호가였다.
*최구: 당현종의 최측근으로 전중감을 지낸 인물이다.
형제 중 순서가 아홉 번째였기에 구(九)라 칭한 것이다.
*강남(江南): 지금의 호남성(南省) 일대이다.
[배경] 이 작품은 두보가 유랑생활을 한 말년(770년)에 지은 시이며,
형식은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그는 유랑 도중 강남(南)의 담주(潭州)에서,
예전 장안(長安)에서 자주 어울리던 이구년(李龜年)을 만났다고 한다.
강남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만났지만, 지는 꽃처럼 둘 다 옛날
화려하던 시절은 지나고 늙어서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을 대비하여 인생의 무상함을 말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구년은 당시 으뜸가는 가인(歌人)으로,
이백의 '청평조사'를 현종과 양귀비 앞에서 노래했다고 전해진다.
그 정도의 천하 으뜸의 재주를 가진 인물도 영락하여 재능을 팔아 먹고사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했으니, 아! 인생의 무상함이여.
'강남봉이구년'은 두보가 말년에 유랑 생활을 하던 중
강남에서 태평시절 도읍인 장안(長安)에서 자주 만났던 명창
이구년을 다시 만나 지은 시로, 인생의 무상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江南逢李龜年
(강남봉이구년·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岐王宅裏尋常見
(기왕택리심상견·기왕의 집 안에서 늘 보았더니)
崔九堂前幾度聞
(최구당전기도문·최구의 집 앞에서 이구년의 노래를 몇 번 들었던가)
正時江南好風景
(정시강남호풍경· 참으로 강남의 풍경이 좋으니)
洛花時節又逢君
(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당신을 만나 보는구나)
이 시는 화려한 시절을 다 지나보내고 유락한 신세가 된 것을 지는 꽃에 비유했다.
평생을 곤궁하게 떠도는 삶을 산 두보의 시에는 사람살이의 애환과 쓸쓸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배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감상(感傷)으로 끝나지 않고,
공감을 자아내는 울림이 있다.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_두보(杜甫,712~770)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기왕(岐王)댁에서 자주 보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崔九)의 집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 *강남은 가장 좋은 시절이건만,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저무는 인생길에 또 그대를 만나는구나
중국에서 시의 신으로 추앙되는 시인이 세 사람 있는데 두보는 시성(詩聖),
이백과 왕유는 각각 시선(詩仙), 시불(詩佛)로 불린다.
시 속에 담긴 사상으로 보자면 두보는 유교,
이백은 도교, 왕유는 불교와 맞닿아있다.
특히 이백과 두보는 '이·두'로 불릴 정도로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힌다.
이백의 시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유분방하며, 세속을 벗어난 신선의 기개를 갖고 있다.
반면 두보의 시풍은 '침울하고 풀이 꺽인 듯' 하면서도 엄숙하고 장중하다.
당나라 안·사(안록산·사사명)의 난때 어지러운 사회현실과 개인의 고통스런 처지를
노래한 까닭에 두보의 시는 '시로 쓴 역사'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