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4개 자사고 '비상'..자사고 평가 중단, 입시 파행예고
<베리타스알파 / 2014.06.10>
'당선인 협의때문'.. 일부 폐지 불가피할듯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평가시행을 전면 중단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희연 교육감 당선인 측과의 협의를 위해 진행중이던 자사고 평가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과의 협의에 "폐지 수순 밟나"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자사고 평가가 7월1일 교육감 취임 이후로 늦춰진다면 당장 올 입시엔 비상이 걸린다. 11월경 진행되는 자사고 입시의 요강은 3개월 전인 8월경 확정되어야 한다. 시교육청은 평가결과 지정취소 여부를 8월까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교육감의 의견에 따라 요강확정 이후 지정취소 물망에 오르내리는 학교가 발생한다면, 수험생 학부모와 학교측의 반발로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감의 지정취소 의사만이 아닌, 교육부장관과의 협의를 통해 지정취소가 되는 그리 간단치 않은 절차가 남겨있는 상태에서 전형을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자사고 평가는 평가대상 자사고별로 자체평가한 결과만을 취합한 상태로 업무가 중단됐다. 각 자사고는 지난 5월말일까지 자체평가 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5월말까지의 자체평가 이후 6월에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8월까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감 당선인과의 협의를 위해 일정이 늦춰진다면, 각 고교의 전형요강 발표와 맞물려 큰 혼선이 예상된다.
현행 관련법은 고교의 내년도 신입생 전형요강을 전형 실시 3개월 전까지 확정/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자사고들은 하나고의 경우 11월14일부터, 하나고 외의 자사고들은 11월19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이에 따르면 늦어도 8월중순까지는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가 결정돼야 학교와 학부모들의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사고들은 5년마다 평가를 통해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요건은 다섯 가지다. △회계부정 △부정입학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이중시간표 등) △지정목적에 달성하지 못하겠다고 해당 학교가 신청 △평가 후 (교육감이)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다. 6.4 지방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난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자사고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A자사고 교장은 "올해 있는 자사고 평가는 5년마다 받는 통과의례"라고, B자사고 관계자 역시 "5월말까지 서류를 제출해야 해서 매우 바쁜 상황이긴 하지만, 취소요건에 해당할 학교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17개 시도 중 무려 13개 시도에서 '자사고 폐지'를 공동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교육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자사고 지정취소가 가능하지만, 교육청별로 자사고 평가에 대한 제동을 건다면, 교육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치느라 입시를 치르는 와중에 폐지론이 들먹거려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교육청이 기존 자사고 평가 방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 발 뒤로 물러서기까지 했다. 조 당선자를 포함한 진보교육계는 자사고가 일반고에 미치는 환경평가 항목도 자사고 평가에 핵심 지표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자사고 평가 지침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평가방법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조 당선인측이 평가방법 개선을 요구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평가대상은 25개 서울지역 자사고 가운데 14개교.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한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하나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등이다. 하나고만 전국단위 자사고, 나머지 학교는 모두 광역단위 자사고다. 2011년 3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경문고 대광고 대성고 보인고 현대고 휘문고 미림여고 선덕고 세화여고 양정고 장훈고 등 서울지역 11개 광역단위 자사고는 내년에 평가를 받는다.
한편 서울지역 외에 올해 평가를 받는 자사고는 민사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등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였다가 운영종료로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5개 전국단위 자사고, 북일고 김천고 등 일반고였다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2개 전국단위 자사고, 안산동산고 계성고 해운대고 송원고 등 4개 지역 광역자사고다.
내년 서울지역 외 평가대상은 외대부고(용인외고) 인천하늘고 등 전국단위 자사고 2개교와 대성고 서대전여고 경신고 경일여고 대건고 성신고 숭덕고 군산중앙고 익산남성고 등 9개 광역단위 자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