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두타시낭송회 작품

[워킹맨]

김태수

동태굴리기

내 어린 시절, 굴렁쇠는 동태였다

굵은 철사로 동그랗게 끝을 붙이거나

양철바게스 하단 테를 동태로 하고

처음 동태와 채를 잡은 날, 손이 떨려

내가 먼저 휘청 가슴이 콩닥거렸지

흔들흔들 동태야

술 취한 울 아버지 같은 동태야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다 와아아, 동태가 잘 굴러가면

짜릿한 손맛에 절로 입이 벌어지고

똥글똥글 동태야, 떼굴떼굴 어데 가냐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르지만

구르는 것이 신기해 땀 흘리며 뛰었지

쉼 없이 달려가는 자전거 바퀴처럼

구르고 또 굴러가는 동태 따라

나도 친구도 정신없이 달려가고

동태굴리기는 모난 곳 많은 내 마음을

동그랗게 만드는 마법의 놀이였다